세계 최초의 인터넷전문은행은 1995년 10월 설립된 미국의 Security First Network Bank(SFNB)이다. SFNB는 영업개시초기 높은 예금금리와 은행방문이 필요없는 거래 편의성을 무기로 영업시작 2년 만에 미국 전역에서 약 5천만 달러 규모의 연간 예금액을 확보했으며, SFNB에 접속하는 일일 인터넷 접속수도 수만 건을 기록하는 등 기대이상의 거센 돌풍을 이어갔다. 하지만, SFNB는 불과 6년만인 2001년 8월, 캐나다의 RBC 은행에 합병되면서 문을 닫았다. 은행 홍보를 위해 쏟아부은 마케팅 비용과 자금운용에서 문제를 드러낸 결과였다. 또한, 1996년 10월에 출범한 미국의 Net Bank도 출범 당시 은행권 평균 예금금리를 훌쩍 뛰어넘는 파격적 예금금리를 무기로 금융고객들의 큰 관심을 받았다. 하지만, Net Bank도 11년만인 2007년에 파산했다. Net Bank는 고비용 예금이자를 확보하기 위해 무리하게 저신용자에 대한 주택담보대출에 주력했는데, 경기침체로 인해 대출이 부실화되면서 역사에서 사라졌다.
첫째, 위험자산의 효율적 운용이 가능했다는 점이다. SFNB와 Net Bank는 예대금리 마진을 최소화하는 가격차별에 주력했다. 영업초기 신규 고객확보에 성공한 면이 있었지만, 고비용의 예금을 통해 조달된 자금을 저신용자 위주의 고수익 대출로 운용한 비즈니스 모델을 택함으로써 불가피하게 신용위험 증가를 초래하였다. 인터넷전문은행의 경우 영업초기 시장신인도가 낮아 자본을 늘리기 쉽지 않은 상황에서 위험증가는 위험가중자산이익률(RoRWA: Return on Risk Weighted Asset)의 감소를 초래한다. 즉, 이익창출규모에 비해 상대적으로 큰 위험부담이 여유자본의 확보를 어렵게 함으로써, 금융시장변동 및 거시경제위기 등 외부충격에 취약한 재무적 특성을 가져온 것이다. 하지만, Charles Schwab Bank의 경우 모기업의 증권거래 고객을 대상으로 부가적 자산관리서비스를 제공함으로써 낮은 예금금리 지급의 한계를 극복했으며, 저비용으로 조달된 자금을 고신용위험의 대출상품보다는 국공채와 자산유동화증권 등으로 운용했다. 상대적으로 위험관리경험이 부족한 신용위험보다는 관리에 강점이 있는 시장위험을 부담하여, 위험수준 대비 비교적 높은 수익을 창출하였다.
둘째, 전속시장(captive market)을 활용한 특화상품 영업에 주력한 점이다. 통상적으로 출범초기의 인터넷전문은행은 예금연계형 대출상품판매 등 관계형 금융에 강점이 있는 기존 시중은행에 비해 고객 유치에 한계를 보인다. Ally Bank의 경우 신규고객 유치에 들어가는 마케팅 비용을 절약하는 대신 모기업의 핵심비즈니스와 연관된 전속시장을 활용하여, 자동차 구입고객 위주로 오토론, 리스서비스 등 특화 금융서비스를 통해 안정 수익기반을 확보했다.
결론적으로 성공적인 인터넷전문은행 시대를 열기 위해서는 선진국 성공사례의 시사점을 토대로 국내시장 여건에 부합한 한국형 인터넷전문은행으로 거듭날 필요가 있다. 우선, 금산분리를 지향하는 국내 금융제도가 상당기간 지속될 가능성에 대비하여, 위험부담을 늘리지 않고, 이익을 창출할 수 있는 수수료 수익 등 비이자수익원 발굴에 주력할 필요가 있다. 즉, 증자가 쉽지 않은 현실적 여건을 감안하여, 위험자산의 비중을 최소화하는 전략이 필요하다.
또한, 케이뱅크 및 카카오뱅크가 통신사 등 다양한 주주구성을 가지고 있다는 점에서 다양한 전속시장을 활용하여 각 업종별로 세분화된 특화 금융서비스를 제시할 필요가 있다. 다음으로 최근 국내 금융시장의 저금리 기조, 금융기관들의 자산운용 위주의 겸업화 경향을 감안하여, 저축과 투자가 병행될 수 있는 고수익 하이브리드형 상품, 비용절감형 혁신 상품개발에 주력할 필요가 있다.
[서지용 상명대 경영학부 교수]
관리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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