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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12.11(목)

'자율주행 비상' 현대차그룹, 사업 주체 포티투닷→모셔널?

기사입력 : 2025-12-11 1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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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율주행 책임자 겸 포티투닷 대표 송창현 사장 사임
모셔널, 또 다른 자율주행 핵심…FSD와 같은 기술 개발 중
상용화 연기는 우려…조직개편 후 데이터, AI 중심 재정비

모셔널이 미국에서 추진 중인 '로봇택시'. / 사진=현대차그룹 이미지 확대보기
모셔널이 미국에서 추진 중인 '로봇택시'. / 사진=현대차그룹
[한국금융신문 김재훈 기자] 현대자동차그룹 자율주행 총책임자 송창현 AVP 본부장(사장) 겸 포티투닷 대표 사임 이후 후폭풍이 거세다. 미국 테슬라를 비롯해 중국 기업들까지 자율주행 상용화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는 가운데 기술 경쟁에서 더 뒤처질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포티투닷 중심 자율주행 계획이 안갯속에 빠지면서 현대차그룹 자율주행의 또 다른 축을 담당하는 ‘모셔널’에 시선이 쏠릴 수밖에 없다. 모셔널은 올해 경영진 개편과 함께 테슬라 FSD와 같은 AI와 카메라 모듈 기반 기술을 개발 중이다. 다만 현재 막대한 투자에 비해 성과가 없는 것은 고민거리다.

11일 현대차그룹에 따르면 지난 4일 송창현 사장이 정의선닫기정의선기사 모아보기 현대차그룹 회장과 면담을 끝으로 자진 사임했다. 약 2조원에 이르는 지원에도 별다른 성과를 내지 못한 것이 사임 원인으로 꼽힌다. 특히 최근 경쟁사 테슬라가 레벨2+ 수준 자율주행 FDS를 국내에 출시가 결정적인 이유로 분석된다.

송창현 사장은 네이버, NHN 등 국내 빅테크 기업에서 몸담은 소프트웨어 분야 전문가다. 2019년 자율주행 전문기업 포티투닷을 설립하고 2022년 현대차그룹 계열사로 편입됐다. 당시 현대차그룹은 포티투닷 인수를 위해 약 4300억원을 투자했다.

이후 현대차그룹은 약 1조5000억원에 이르는 금액을 투입해 송창현 사장과 포티투닷을 중심으로 그룹 자율주행 사업을 전개했다. 하지만 송창현 사장이 성과 부진으로 사임하며 향후 그룹 자율주행 프로젝트가 안갯속으로 빠져버렸다.

현재 현대차그룹 자율주행 기술 경쟁력은 테슬라를 비롯해 GM, 메르세데츠-벤츠 등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뿐만 아니라 중국 기업들에도 뒤처진다는 평가가 나왔다.

2020년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당시 수석부회장, 왼쪽)과 케빈 클락 앱티브 CEO가 모셔널 합작설립 본계약을 체결하는 모습. / 사진=현대차그룹이미지 확대보기
2020년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당시 수석부회장, 왼쪽)과 케빈 클락 앱티브 CEO가 모셔널 합작설립 본계약을 체결하는 모습. / 사진=현대차그룹


특히 테슬라는 지난달 23일 레벨3 수준 FSD 서비스를 한국에 내놓으며 자율주행 경쟁을 선점했다. 현대차그룹은 내년 중순까지 SDV 페이스카(시험차량)을 공개하고, 자율주행은 2027년부터 '레벨2+' 기술을 양산차에 적용할 예정이다. 이후 개발 중인 모든 기술을 적용한 SDV를 2028년에 출시하겠다는 계획이었다.

정의선 회장도 지난 5일 경기도 용인에서 열린 '기아 80주년 기념 행사'에서 현대차그룹 자율주행 기술 경쟁력에 대해 "중국 업체나 테슬라가 잘하고 있어 다소 격차가 있을 수 있다"며 경쟁사들과 격차를 인정했다.

업계에서는 향후 현대차그룹 자율주행 사업 주체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현재로서는 포티투닷과 자율주행 사업을 지탱하고 있는 모셔널이 가장 유력하다.

모셔널은 2020년 현대차그룹이 자율주행 기술력 제고와 로보택시 사업 진출을 위해 미국 자동차 기술기업 ‘앱티브’와 합작 설립한 회사다. 현재 현대차그룹이 모셔널 지분 85%까지 확대해 사실상 계열사로 분류된다. 현재까지 투자한 금액만 약 5조원에 이른다.

모셔널은 운전자의 개입이 전혀 필요 없는 레벨4 수준의 완전자율주행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는 평가다. 이를 기반으로 로봇택시 사업에 나서는 등 현대차그룹 자율주행 기술 실증과 고도화를 담당하고 있다.

모셔널은 테슬라 FSD와 같은 E2E(엔드 투 엔드) 기반 기술 개발과 실증에 나서고 있다. 해당 기술은 기존 차량 주행 데이터와 도로 시나리오를 기반으로 판단하는 ‘규칙 기반’ 기술과 달리 카메라 모듈과 AI 등을 통해 실시간으로 차량이 주행할 수 있다.

지난 6월 현대차그룹 자율주행 합작사 모셔널 신임 CEO로 선임된 로라 메이저. / 사진=현대차그룹이미지 확대보기
지난 6월 현대차그룹 자율주행 합작사 모셔널 신임 CEO로 선임된 로라 메이저. / 사진=현대차그룹


장재훈 현대차그룹 부회장도 E2E 방식 기술 내제화를 강조한 바 있다. 그는 지난 4일 일산 킨텍스에서 열린 수소위원회 행사 이후 “FSD 처럼 상용화는 아직 거리가 있지만, 필요한 기술 확보와 내재화는 우리 계획대로 가야된다”며 “현재 자율주행 상용화 흐름으로 봤을 때 다음것을 미리 준비해서 남들보다 뛰어날 수 있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다만 모셔널도 막대한 투자 대비 성과가 부진한 것은 고민거리다. 특히 모셔널은 지난해 미국에서 운영하던 로보택시 시범 서비스를 중단했다. 로봇택시 출시도 지난해에서 내년으로 연기하며 상용화 계획도 뒤로 밀렸다.

여기에 모셔널은 글로벌 시장조사기관인 가이드하우스가 발표한 2024년 자율주행 업체 기술 순위에서도 전체 기업 20곳 중 15위를 기록했다 2023년 5위에서 1년 만에 중국 기업들에도 추월당하며 10위나 떨어진 것이다.

현대차그룹은 지난 6월 로보틱스·AI 전문가 로라 메이저 선임을 모셔널 사장 겸 신임 CEO로 선임하는 등 경영진과 기술 조직을 개편하며 내년 자율주행 서비스 상용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는 입장이다.

로라 메이저 사장은 2020년 모셔널 설립부터 CTO로 미국 연방 자동차 안전기준(FMVSS) 인증을 받은 세계 최초의 무인 자율주행 차량 중 하나인 아이오닉 5 로보택시를 개발한 조직을 이끌었다. 또한 머신러닝 중심 자율주행 소프트웨어 스택을 구축해 왔다.

정의선 회장도 여전한 지원을 보낸다. 특히 정의선 회장은 지난 8월 약 5조원 미국 추가 투자 계획 발표 당시 보스턴다이내믹스(로보틱스), 슈퍼널(UAM, 도심항공모빌리티), 모셔널(자율주행) 등 미국 내 미래 모빌리티 계열사에 대한 투자와 상용화에도 박차를 가하겠다고 강조했다.

김재훈 한국금융신문 기자 rlqm93@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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