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터는 LG유플러스 내 신사업을 발굴하는 ‘인피니스타(InfiniSTAR)’ 조직에서 만들어진 플랫폼이다. 황현식 CEO 산하에 있는 이 조직은 카카오, 쿠팡, 배달의 민족, 마켓컬리 등 국내 빅테크에서 우수 인재들을 활발하게 영입해 현재 약 170명 규모로 운영되고 있다.
김귀현 LG유플러스 통신라이프플랫폼 담당은 “통신사는 그간 가입 고객에만 서비스를 할 수 있다는 한계가 있었는데, 통신에 가입하지 않은 고객들, 더 넓게는 글로벌 고객까지 유치해야 한다고 생각했고, 이를 위해선 플랫폼 사업으로 가야 한다고 결정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통신과 라이프는 사람의 일상에서 뗄 수 없는 부분이다. 향후 사람의 취향 데이터, 라이프 데이터가 필요하다고 생각해 플랫폼으로 가야 한다고 결정했다”고 밝혔다.
"더 나은 나를 만드는 기록의 공간"…2535세대 타깃
베터는 LG유플러스가 지난해 6월 발표한 U+3.0 전략의 일환 중 하나다. 이 전략은 데이터를 기반으로 고객을 이해하고, 고객과의 디지털 접점을 넓혀 고객이 LG유플러스 플랫폼에서 체류하는 시간을 늘리겠다는 것이 핵심이다.베터는 ‘더 나은 나를 만드는 기록의 공간’이라는 콘셉트로, 사진과 함께 1000자 이내 가벼운 글을 기록하는데 최적화돼 부담 없이 자신의 일상을 남길 수 있다. 주요 타깃은 2535세대다.
김주영 LG유플러스 라이프스쿼드 팀장은 “2535세대는 사회초년생 연령대가 많다. 한창 인풋이 많고 자기계발이 많은 세대라고 판단했다”며 “베터는 누구든 사용할 수 있지만, 2535세대 호응이 가장 높은 편”이라고 설명했다.
"예쁘지 않은 보통의 삶도 괜찮아"…솔직한 일상의 기록
LG유플러스에 따르면 ‘베터’는 출시 100일인 지난 8일 누적 기록 3만5419건을 달성했다. 활성 이용자는 평균 1.8개의 보드를 생성하고, 데일리로 기록을 작성하는 이들도 하루 평균 1.53개의 기록을 남겼다. 콘텐츠 비중은 하나의 아이템으로 스토리텔링하는 ‘기획 콘텐츠’가 42.7%로 높았고, 일상 기록(37.8%), 루틴 반복(17.4%)이 뒤를 이었다. 1인당 일 평균 체류시간도 평균 11분을 넘기고 있다.
관심사별 리더와 함께 보드를 기록할 수 있는 ‘커뮤니티’ 프로그램도 인기다. 리더를 중심으로 같은 관심사를 가진 유저들과 소통하며 꾸준한 기록을 남길 수 있도록 돕는 프로그램으로, 현재 1500여명이 참여하고 있다. 실제로 ‘단정한 반복이 나를 살릴거야’ 저자인 봉현 작가의 베터 커뮤니티는 멤버 모집 2일 만에 1400여명이 몰리며 조기 종료됐다.
LG유플러스는 MZ세대들의 SNS 이용목적을 분석한 결과를 두 가지로 정의했다. △유명해지기 위한 퍼스널 브랜딩, 취향 표현 등 ‘타인에게 영향을 주고 싶은 니즈’와 △목표 달성을 통한 성취감, 나를 찾고 나를 돌보기 위한 기록 등 ‘자신을 위한 기록을 남기려는 니즈’다.
김주영 LG유플러스 라이프스쿼드 팀장은 “베터는 꾸준한 기록을 통해 자신을 알게 되고 비슷한 결을 지닌 타인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주며 자신을 더욱 단단하게 쌓는 것을 지향점으로 삼았다”며 “유저들의 두 가지 니즈를 모두 충족시킬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기존 SNS와 다른 점이 있다면 유저들이 보여주기식 콘텐츠보다 자신의 일상을 솔직하게 담아내는 비중이 높다는 것이다. 이렇다 보니 짧고 자극적인 콘텐츠가 인기를 끄는 다른 SNS와 달리 베터에선 중·장문의 글이 인기를 끌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로 베터를 사용 중인 한 유저는 “기존 SNS에서는 일부로 예쁜 장소를 찾아가거나 예쁜 구도를 잡는 편이었지만, 베터에 일상을 기록하다 보니 보통의 삶도 괜찮다는 생각이 들었다”라며 긍정적인 피드백을 남기기도 했다.
"3년 내 월 이용자 100만 목표…트래픽 확대에 집중"
고객의 페인포인트(불편사항)를 지속 청취하며 즉시 개선해 나가고 있다. 3월 30일 베터 앱 론칭 이후 다양한 보드와 기록을 배열해 새로운 콘텐츠를 발견할 수 있도록 홈 화면을 개편했으며, △팔로우한 콘텐츠를 한데 모은 ‘팔로우 탭’ △키워드별 검색 △팔로우, 좋아요, 댓글 알림 등 소통 기능도 신규 추가하며 서비스 활용성과 편의성을 높인다는 계획이다.
베터는 3년 내 월간 이용자 수(MAU) 100만명을 목표로 세웠다. 다운로드·가입자 수가 아니라 실제로 베타에서 활동하는 코어 이용자가 100만명이 되는 것이 목표다. 더 나아지는 자신을 실감한 베터 유저들이 새로운 유저를 유치하는 등 꾸준히 유저를 늘려나가는 방안을 기대하고 있다.
이 외에도 유저들이 지속적으로 베터에서 기록을 이어 나갈 수 있도록 △간단한 템플릿으로 쉽게 본인의 기록을 완성하는 '아카이브’ △유저 간 응원을 통해 기록 동기를 부여하는 '커뮤니티' △팔로워를 쉽게 얻고 새로운 수익 기회를 발굴하는 ‘퍼스널 브랜딩’ 등 서비스를 고도화하고 있다.
베터는 아직 서비스 초기 단계인 만큼 활발한 마케팅을 펼치고 있지 않지만, 하반기 대중 마케팅도 진행한다는 계획이다. 김 팀장은 “검증되지 않은 초기 단계에서 마케팅을 크게 하거나 이용자 확대에 집중하는 것은 밑 빠진 독”이라며 “하반기엔 매스 타깃 마케팅을 진행하겠지만, 중장기적으로는 트래픽 확대를 목표로 한다”고 설명했다.
정은경 기자 ek7869@fntimes.com
가장 핫한 경제 소식! 한국금융신문의 ‘추천뉴스’를 받아보세요~
데일리 금융경제뉴스 Copyright ⓒ 한국금융신문 & FNTIMES.com
저작권법에 의거 상업적 목적의 무단 전재, 복사, 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