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달금리 상승과 최고금리 인하 등으로 정책금융 공급조차 어려워지면서 일부 차주들이 불법사금융으로 내몰리게 돼 탄력적인 법정 최고금리 운용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정부는 지난 2008년부터 ‘미소금융’을 운용하고 있으며 지난 2010년부터는 ‘햇살론’과 ‘새희망홀씨’ 등을 운용하고 있다.
햇살론의 경우 복권기금과 서민금융회사가 지역신용보증재단에 출연한 재원으로 지역신용보증기금이 보증을 통해 저축은행과 상호금융기관이 대출로 취급하고 있다.
정책서민금융은 금융사의 서민금융상품과 달리 서민이라는 지원 대상을 사전에 정의하고 정책당국이 서민금융상품을 직·간접적으로 공급하면서 법정 최고금리가 지속 인하되고 있다.
지난 2016년 27.9%였던 법정 최고금리는 지난 2018년 24%로 인하한 데 이어 지난해 20%까지 낮췄다.
정책서민금융은 휴면예금, 복권기금 출연금 등 별도의 재원을 조성해 저금리 대출이 가능하며 중금리대출은 추가적 재원 조성 없이 시장 메커니즘에 따른 적정금리 대출을 공급한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최근 2년간 ‘제로금리시대’가 이어지면서 저금리 기조에 따라 지난해 법정 최고금리를 인하에도 불구하고 정책서민금융을 공급하는 데 큰 문제가 없었다.
정책서민금융상품은 지난 2019년 8조원 공급된 이후 지난 2020년 8조9000억원, 지난해 9조6000억원 공급되며 매년 공급 규모가 확대됐다.
올해부터는 기준금리가 2%p 이상 인상되면서 조달금리가 상승했지만 법정 최고금리 규제에 따른 금리 상한 제한으로 신용대출뿐만 아니라 정책서민금융 공급마저 차질을 빚고 있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2023년 경제전망 보고서를 통해 금리 급등에 따른 취약가구와 영세자영업자의 차환 위험에 대비해 법정 최고금리를 탄력적으로 운용하고 경기둔화에 대비해 취약차주 보호 방안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한국개발연구원은 “조달금리 상승에도 불구하고 법정 최고금리가 고정되어 있을 경우 취약가구는 차환이 제약될 수 있어 취약가구를 보호하기 위한 제도가 오히려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며 “법정 최고금리를 시장금리와 연동해 취약계층의 금융시장 접근성을 제고할 필요가 있다”라고 밝혔다.
저축은행 업계에서는 장기적으로 정책 자금의 공급을 축소하고 민간 서민금융기관을 통해 서민에 대한 적정 신용대출 공급이 이루어지도록 여건 조성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제시하고 있다.
정책서민금융이 장기적으로 지속 확대될 경우 서민금융회사의 서민금융 공급능력 약화로 리스크 분석·평가기능이 취약해져 시장 기능에 따른 서민금융회사의 역할 확대가 필요하다는 의견이다.
조성목 서민금융연구원장은 지난 9월 열린 ‘서민금융포럼’에서 “서민금융진흥원과 국민행복기금 등 정부 재원을 기반으로 하는 정책서민금융상품을 은행 중심이 아닌 서민금융기관이 전담 취급하는 것이 바람직하고 햇살론의 경우 현재 90~95%보다 낮은 보증을 통해 추가적인 보증 공급을 유도해야 한다”라고 밝히기도 했다.
이같은 시장 상황에도 불구하고 국회에서는 법정 최고금리를 추가로 인하해야 한다는 법안이 발의되고 있다.
윤상현 국민의힘 의원은 법정 최고금리를 12%로 낮추는 내용의 이자제한법 개정안을 대표발의했으며 김주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15%로, 이수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13% 수준으로 낮추자는 법안을 각각 발의했다.
김경찬 기자 kkch@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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