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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희 한국신용카드학회 이사] 후진국형 카드수수료 우선 완화해야

기사입력 : 2022-10-11 00:00

(최종수정 2022-10-11 07: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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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당국 직접 개입 OECD 국가 중 한국 유일
자유 경쟁체제로 정하는 선진국형 제도 필요

▲ 이건희 한국신용카드학회 이사, 경영학 박사 / 전 국민대 교수
▲ 이건희 한국신용카드학회 이사, 경영학 박사 / 전 국민대 교수
2022년 6월 말 현재 신용카드로 물품을 구매한 금액은 518조 6000억 원으로 전년 대비 8.6% 증가하였다. 이 금액은 현재 은행권 총 대출 잔액인 2475조 원의 21% 정도를 차지하는 막대한 금액인 데 이러한 금융은 약 한 달간의 소비자 대출로 가계의 외상 금융거래를 지원하는 근간이다.

이러한 신용카드 시장의 활성화가 국민 가계생활에 미치는 지대한 영향을 고려하여 후진국형 규제의 개선을 몇 가지 제안하고자 한다.

첫째, ‘신용카드 의무수납제’를 완화하여 자영업자인 가맹점이 일정한 현금 거래를 쉽게 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이 사항을 규제하는 법은 여신전문금융업법(19조1항)으로 ‘신용카드 가맹점은 신용카드 결제를 거절하거나 신용카드 회원을 불리하게 대우해선 안 된다’하는 내용이다. 즉 카드가맹점이 신용카드대신 현금을 받는 거래를 원칙적으로 금지하고 있는 데 위반 시 1년 이하의 징역이나 1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되어있다.

다만 소득세법 시행령에 따르면 직전 연 매출 2400만원 미만의 사업자의 경우에만 신용카드 가맹점의 의무가 없어 현금거래가 가능하다.

그러나 대부분 자영업자는 카드가맹점으로 등록하여 현금거래를 할 수 없다. 마치 빈대 잡으려고 초가삼간 불태우는 격이다.

따라서 필자는 우선적으로 10만원을 기준으로 현금거래가 가능하도록 추진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왜냐하면 이 경우 카드 수수료가 없기 때문에 수수료 혜택을 더 받을 수 있고 현재 거래관행상 현금 거래가 어느 정도 묵시적으로 이루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노점상하는 자영업자. 카드 수납기가 없는 영세자영업자는 물론이고 중소가맹점의 경우에도 10만 원 이하의 현금거래가 손쉽게 가능하도록 규제를 완화하여야 한다. 현금 받고 할인행사를 판촉의 수단으로 하거나, 물건 구매 시 현금으로 할인하는 등 거래하는 영업 환경이 복잡하고 예외적인 경우가 발생하여 엄격하게 막을 경우 소탐대실의 불편한 상황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둘째, 카드수수료를 정부가 개입하여 정하는 나라는 OECD 국가 중 한국이 유일하다고 생각된다.

금융선진국에서는 카드사와 가맹점이 매출, 수익 등을 따져 수수료를 정부와 무관하게 자율적으로 정하는 효율적인 경쟁시장이다.

그러나 한국은 정부의 주도하에 카드 수수료가 점차 내려가서 최근 영세가맹점에 적용되는 수수료율이 0.5% 까지 인하되었다.

과거 수수료 인하의 주요 대상인 영세소상공인(연매출 2억 원 이하)에게만 적용하던 최저의 수수료율이 정치적 고려에 의해 현재 연매출 30억 원 가맹점까지 적용됐고, 이는 전체 카드 가맹점의 96%에 해당된다.

따라서 적정한 수수료를 산출하기 위하여 금융당국도 수수료의 원가라는 적격비용을 정확하게 산출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적격비용 산출을 위하여 금융당국, 가맹점단체·소비자단체·카드업계·전문가 등이 참여한 ‘카드수수료 적격비용 제도개선 TF(태스크포스)’를 만들어 논의를 지속하고 있다.

그러나 적격 비용은 카드사의 자금조달비용, 위험관리 비용 등 여러 가지 비용 부문을 토대로 산정하기 때문에 그 복잡한 산출에 동의하지 않으면 당사자 간 불만이 생긴다.

그러한 적격비용의 정확한 산출이 개념이나 용어에 따라 쉽지 않고 이해관계나 입장의 차이로 결론 내리기가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시간 낭비와 이해관계자의 대립적 신경전만 야기할 뿐이다. 좀 더 바람직한 것은 원가와 단순한 매출 규모에 의하여 카드사별로 자유경쟁체제로 수수료를 정하는 선진국형 제도로 이행해야 하고 각 관련 주체들은 이 문제를 잠시 접어두고 새로운 생산성 높은 금융발전에 힘을 모아야 한다.

그러한 최적의 방법도출은 금융시스템의 전체적인 변화와 흐름에 맡기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 될 수 있다. 그 인력과 시간을 다른 금융시스템 발전에 매진하여야 한다. 금리가 인상되고 있고 물가가 오르고 있어 기업의 영업이익을 생각하는 신용카드사들의 입장은 수수료가 합리적으로 올려야 한다고 주장한다. 반면에 여전히 수수료율이 높다고 산정 방식을 투명하게 다시 검토하고 형평성을 고려해야 한다는 가맹점 측 입장이 계속 충돌하고 있기 때문이다.

신용카드 수수료율이 낮아짐에 따라 카드사들의 수익보존이 점차 어려워지고 있어 여신금융협회는 지난 2년(2019~2020년) 간 카드업계의 가맹점수수료 부문 영업이익이 1317억 원의 손실을 기록했다고 추정했다.

금융권에서는 우대수수료율 제도 시행 이후 카드사가 본업인 신용판매에서 수익을 얻기 어려워져 카드론이 확대되고, 신용카드사가 손실을 보전하기 위해 여러 가지 수익 보전 대책을 마련하고 있어 소비지 혜택이 줄어들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셋째, 규제완화의 방식이 자유롭게 추진되어야 한다.

최근 금융감독원의 자료에 의하면 혁신금융서비스 지정방식에 의하여 규제완화가 특례로 허가 받고 일정한 준비를 거쳐 제도가 시행되는 경우가 증가하고 있다.

예를 들면 마이데이터 사업을 영위중인 신용카드사가 고객에게 자사 상품뿐만 아니라 다른 회사의 카드상품을 포함하여 비교·추천하는 서비스가 법적인 조치보다 실행방안 측면에서 우선적으로 규제 완화가 확산되고 있다.

이는 향후 마이데이터 앱의 원활한 성장을 이끌 동력으로 작용할 수 있고 이로 인해 모든 상품의 추천이 가능한 빅테크와의 차별을 없애는 방안이 된다. 이런 사항들이 이제 카드산업 규제를 강제하는 구시대의 발상에서 벗어나는 출발점이 되어야 하고 시장에 정부의 규제 개혁 의지를 금융권에 시그널을 주어야 한다.

결론적으로 신용카드 산업은 소상공인, 자영업자의 생존과 밀접한 것이기 때문에 이를 간단히 행정편의를 목적으로 규제하는 것은 생업에 부정적인 영향이 크다.

자영업자의 영업상황은 업종, 규모, 지역에 따라 천차만별인데 그러한 규제는 언젠가는 또 다른 부작용을 야기할 수도 있다.

금융의 현상은 언제나 변하기 때문에 어떤 논의는 무용지물이 되거나 시간적으로 가치를 잃을 수도 있다.

따라서 불필요한 장벽과 규제는 없어져야하고 법으로 이미 만들어진 규제는 새로운 방법으로 날아가거나 우회하여 발전해야 후진성을 벗어날 수 있다.

[이건희 한국신용카드학회 이사, 경영학 박사 / 전 국민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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