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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험사, '사후보장' 넘어 '사전예방'한다…헬스케어·재해관리 박차

기사입력 : 2021-07-16 06:00

(최종수정 2021-07-16 08: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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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한라이프·KB손보 자회사 설립 채비
삼성화재 기업 중대재해 예방 및 관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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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본사DB
[한국금융신문 임유진 기자] 보험사가 사후 보장 방식의 상품 출시 및 영업 활동을 펼치던 것을 사전 예방 방식으로까지 확장하고 있다. 보험사는 개인 고객의 질병·사망을 예방하기 위해 헬스케어 서비스를 제공하고, 기업 고객의 재해를 예방하기 위해 안전 관리 및 컨설팅을 진행한다.

◇ 신한라이프·KB손보, 헬스케어 자회사 설립 박차…데이터 활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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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신한라이프
16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신한라이프와 KB손해보험이 헬스케어 자회사 설립을 공식 발표하고 준비 중에 있다. 다른 보험사들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보험사가 헬스케어 자회사를 설립하며 보험사가 제공하는 서비스의 개념이 확장될 전망이다. 금융당국이 지난 5월 25일 보험사가 헬스케어 전문기업, 마이데이터 기업에 대해서도 지분의 15% 이상을 소유할 수 있도록 규제를 완화한 것에 따른 결과로 풀이된다.

신한라이프는 지난해 출시한 '하우핏(HowFit)'을 자회사로 발전시킬 준비를 하고 있다. 개인 생애주기별 헬스케어 서비스도 고안 중이다. 고객 연령별로 느끼는 다른 페인포인트(Pain Point, 불편함을 느끼는 지점)에 맞는 9가지 서비스를 만든다는 계획이다.

KB손해보험 헬스케어 자회사는 고객 데이터를 기반으로 고객별 건강상태 분석, 맞춤형 건강관리 서비스 등을 제공할 계획이다. KB손해보험 관계자는 "데이터를 활용해 연령별, 질병 유형별 등에 해당하는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려 한다"라고 설명했다.

헬스케어는 기존 의료 서비스에 질병의 예방과 관리 개념을 더한 건강관리 사업 전반으로, 인구 고령화로 인해 그 수요가 증가하고 있고 보험사가 데이터를 활용할 수 있다는 측면에서 사업 정교화와 성장 가능성이 무궁무진하다.

보험사가 헬스케어 서비스에 열을 올리는 데에는 크게 두 가지 이유가 있다.

보험사는 새로운 수익원으로 수익을 확대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질병 발생률을 낮춰 보험금 지급을 줄일 수 있다. 보험사는 피보험자의 위험을 보장해주며 보험료를 받는 대신, 고객 위험 발생시 보험금으로 보장을 해준다.

즉, 고객에게 질병·사망 등의 위험이 생겼을 경우 보험사는 지출이 생기는 것인데 헬스케어 서비스를 통해 고객의 건강관리를 도우면 이를 예방할 수 있는 것이다. 물론 고객 역시 맞춤형 건강 관리를 통해 질병·사망을 예방할 수 있다는 측면에서 좋다.

보험사는 타 산업 대비 헬스케어 서비스 진출에 유리하다. 헬스케어는 사람의 생명을 다루기 때문에 안전성·전문성·윤리성이 요구된다. 보험사는 사람의 생명을 대상으로 상품 개발 및 서비스를 만들어 왔기에 경험을 활용하기 용이하다. 뿐만 아니라 공공의료데이터와 마이데이터 이용 문턱이 낮아진 것 역시 보험사 헬스케어 서비스 가속화에 시동을 걸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국내에서는 공공의료데이터 활용이 승인되지 않아 보험사 성장에 한계가 있었다. 공공의료데이터는 특정 개인을 알아볼 수 없도록 가명처리한 정보로 연구 등 목적으로 이용 가능한 데이터를 말한다.

공공의료 데이터를 활용할 수 있는 해외에서는 공공의료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다양한 보험 상품 및 헬스케어 서비스를 출시했다. 미국에서는 보험사가 의료데이터를 분석해 희귀질환 고위험 환자를 사전 예측하고, 조기 치료로 연결하는 시스템을 개발했다. 일본에서는 고령화에 대응해 정부주도로 의료데이터센터의 공공의료데이터를 개방하고, 보험사는 이를 기반으로 건강나이 기반 보험상품을 개발했다. 핀란드에서는 헬스케어, 바이오 산업 등을 육성하기 위해 전 국민 의료정보를 암호화해 개방했다.

삼성생명, 한화생명, KB생명, 메리츠화재, 삼성화재, KB손해보험은 지난 8일 건강보험심사평가원으로부터 공공의료데이터 이용을 위한 최종 승인을 획득했다.

금융위 관계자는 지난 13일 열린 보험업권 헬스케어 활성화 TF 2차 회의에서 "고령자·유병력자 전용상품 개발, 보장내역 세분화 및 보장범위 확대, 맞춤형 건강관리서비스 개발, 보험료 할인 등 국민의 편익을 고려해 공공데이터를 활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헬스케어 자회사 설립을 준비 중인 신한라이프와 KB손해보험은 헬스케어 서비스에 마이데이터도 활용할 수 있다. 신한라이프와 KB손해보험은 마이데이터 사업자 예비 허가를 획득했다. 신한라이프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데이터산업진흥원이 주관하는 '2021년도 마이데이터 실증서비스 지원 사업'에 의료 분야 실증사업자로 선정되기도 했다.

요양산업 자회사와 헬스케어 자회사도 시너지를 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KB손해보험은 지난 2016년 금융업계 최초로 'KB골든라이프케어'를 자회사로 설립하며 요양산업에 진출했다. KB골든라이프케어는 강동케어센터, 위례빌리지, 서초빌리지 등 요양시설을 열고 요양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15일 금융당국이 보험사의 요양 서비스 산업을 활성화하기 위해 제도 개선을 마련하겠다고 밝힌 것에 더해 자회사를 통한 헬스케어 서비스 제공도 가능해지면서 KB손해보험은 요양시설 입주자에 대해 보험상품과 연계한 건강관리 서비스 제공 및 마케팅 활동도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삼성화재 기업안전연구소, 중대재해 예방 위한 위험관리
삼성화재가 지난 6일 롯데케미칼과 '중대재해 예방을 위한 위험관리 파트너십 업무협약'을 체결했다./사진= 삼성화재이미지 확대보기
삼성화재가 지난 6일 롯데케미칼과 '중대재해 예방을 위한 위험관리 파트너십 업무협약'을 체결했다./사진= 삼성화재
보험사의 개인 대상 사전 관리에 헬스케어 서비스가 있다면, 기업 대상 사전 예방책으로는 중대재해 위험관리가 있다.

16일 삼성화재에 따르면, 삼성화재는 지난 6일 롯데케미칼과 '중대재해 예방을 위한 위험관리 파트너십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협약에서 삼성화재와 롯데케미칼은 사업장 및 파트너사의 위험 진단과 사고예방 컨설팅 ESG 안전경영을 위한 지식 역량과 사고예방 노하우 공유 양사의 세미나 및 사회공헌 행사 협력 및 지원을 약속했다.

특히 삼성화재는 롯데케미칼 여수·대산·울산 공장의 화재 및 전기 안전과 풍수해, 지진 등 자연재해 관련 위험 진단을 실시하고 나아가 컨설팅도 제공한다. 사업장에서 발생할 수 있는 중대재해를 예방하기 위해서다.

중대재해를 예방하면, 보험에 가입한 기업은 임직원의 안전을 추구하고 기업의 손실을 막을 수 있다. 보험사 역시 사회적 책임을 다할 뿐 아니라 막대한 보험금 지불 가능성을 줄일 수 있다.

사업장의 위험 진단 및 사고예방 컨설팅은 삼성화재 기업관리연구소가 진행한다. 삼성화재는 최근 GLCC(Global Loss Control Center·방재연구소)를 기업안전연구소로 확대 개편했다. 기업안전연구소가 제공하는 기업고객 대상 컨설팅은 10개 분야 15종이다.

삼성화재 기업안전연구소는 최근 쿠팡 덕평물류창고 화재 사건을 계기로 대형 물류창고 화재사고 예방을 위한 안전제도 개선에 대해 제언한 바 있다.

물류창고 스프링클러 설치기준을 강화하고 물류창고 설계 과정에서부터 방화구획을 설정하고 지속적인 관리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더불어 소방시설 관리 기준 강화 및 물류창고 설계단계부터의 화재안전성능 확대 적용도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보험사가 헬스케어 서비스를 확대하고 재해 예방관리를 하는 것은 보험을 바라보던 시각이 변화하는 것"이라며 "업계에서도 사전 예방의 활동을 펼치는 보험사가 늘어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임유진 기자 ujin@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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