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ince 1992

대한민국 최고 금융경제지

닫기
한국금융신문 facebook 한국금융신문 naverblog

2024.11.22(금)

금소법 시행령 두고 보험사·GA '난색'

기사입력 : 2020-11-09 07:21

  • kakao share
  • facebook share
  • telegram share
  • twitter share
  • clipboard copy

과태료 최대 10배…설계사 영업 위축 우려
입증책임 전환으로 보험업계 부담 가중

/ 자료 = 금융위원회이미지 확대보기
/ 자료 = 금융위원회
[한국금융신문 유정화 기자] 내년 3월 시행을 앞둔 '금융소비자보호법(금소법)' 시행령 제정안을 놓고 보험사·법인보험대리점(GA) 업계가 난색을 표하고 있다. 소비자 권익 보호라는 근본적 취지에는 공감하지만, 과도한 과태료 부담으로 인한 문제와 위법계약해지권 도입 등으로 가뜩이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위축된 영업 활동이 더욱 악화할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8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소법 시행령 제정안을 놓고 보험업계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앞서 금융위원회는 금소법 시행령 제정안을 오는 12월 6일까지 입법 예고했다. 금융위는 오는 12월까지 금소법 시행령 제정안에 대한 의견을 제출받고 있다. 의견수렴이 마무리되면 내년 3월25일부터 본격 시행할 예정이다.

금소법은 금융상품을 판매할 때 설명의무나 부당 권유 행위 금지 등 판매행위 규제를 강화하고 위반한 금융사에 징벌적 과징금을 부과하고, 위법계약해지권 등 소비자의 권리를 확대하는 것을 주요 골자로 한다. 개별 금융업법에 산재돼 있던 6대 판매규제(△적합성 원칙 △적정성 원칙 △설명의무 △불공정영업금지 △부당권유금지 △광고 규제)도 금소법으로 통합해, 위반 시 관련법에 따라 처벌을 받을 수 있다.

보험업계가 금소법 시행령 제정안에서 큰 우려를 나타내는 점은 설계사의 영업력 위축이다. 입증책임 전환과 과징금‧과태료 부담 확대 등 규제 확대로 인한 보험 영업의 주축인 설계사의 영업력 축소가 곧 매출 감소로 이어질 수 있어서다.

특히 금소법 시행령 제정안은 규정한 적합성 원칙에 위반되는 행위를 하면 보험설계사는 최대 1000만원의 과태료를 받을 수 있도록 했다. 시행령 과태료 부과기준을 보면 ‘정보를 파악하지 아니하거나 확인을 받지 아니하거나 이를 유지ㆍ관리하지 아니하거나 확인받은 내용을 지체 없이 제공하지 아니한 경우’에 대해 과태료를 부과하도록 했다. 적합성 원칙이란 고객정보를 파악하고, 부적합한 상품 권유를 금지하도록 하는 내용이다.

적합성과 적정성 원칙을 제외한 판매 규제를 위반할 경우에도 위반행위 관련 수입의 최대 50%까지 징벌적 과징금을 부과할 수 있다. 투자성 상품은 투자액, 보장성 상품은 보험료로 규정해 거래규모가 클수록 제재강도가 높아진다.

제정안에는 설명의무 위반에 대해 법인 7000만원 법인이 아닌 자(보험설계사)에 대해 3500만원을 부과하도록 하는 내용도 담겼다. 현행 보험사·GA 소속된 보험설계사는 보험업법과 하위법령의 규제를 받고, 위반행위 종류를 세분화해 과태료를 적용하고 있다. 현행 보험업법 시행령은 설명의무 위반에 대해 법인 700만원, 법인이 아닌 자(보험설계사)에 대해 350만원의 과태료를 부과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동일한 사안에 대해 금소법 시행령은 10배 높은 과태료를 부과할 수 있는 셈이다.

GA업계 한 관계자는 “5만원 상당의 장기보험을 팔다가 설명 준수 위반에 걸리게 되면 과태료 한 번으로 신용불량자가 될 수 있게 된다”며 “보장성, 예금성, 대출성, 투자성 등 금융상품에서 보험은 비교적 소액상품인데, 투자성 상품과 보장성이 같은 기준으로 과태료가 부과되니 상대적으로 과태료가 과하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보험권역의 민원이나 분쟁 가능성은 타 금융권보다 높아 업계가 짊어져야 할 부담이 커질 전망이다. 보험 상품은 다른 금융상품에 비해 복잡하고 보험금 지급이 미래에 발생할 불확실한 사건에 의해 결정된다는 특수성으로 불완전판매, 민원 건수가 상대적으로 높다.

실제 보험권 민원 건수는 2011년 4만800건에서 지난해 5만1200건으로 25.5%가 증가했다. 반면 은행·비은행권은 2011년 4만건에서 지난해 2만6600건으로 33.5%가 감소했다. 보험연구원은 “다른 금융상품에 비해 상대적으로 복잡하고 보험금 지급이 미래에 발생할 불확실한 사건에 의해 결정된다는 보험상품의 특수성으로 보험권역의 민원이나 분쟁 가능성이 높은 것이 사실이나 민원건수 추이를 기초로 판단한다면 보험권역의 소비자 불만은 개선되지 않은 것으로 판단된다”고 분석한 바 있다.

금소법 제정안의 과태료 감경에 관한 내용을 보면 부과금액은 감경사안을 고려해 2분의 1 범위에서 줄일 수 있도록 하고, 위반행위의 정도 등을 고려해 과태료를 늘릴 수도 있도록 했다.

아울러 금소법 시행령 제정안에는 소비자권리 중 청약철회권 외에 위법계약해지권이 새롭게 신설된 내용도 포함돼 있다. 이미 보험업에 청약철회·품질보증해지 권리 등이 적용되고 있는데, 위법계약해지권이 추가로 도입되는 것이다. 위법계약해지란 모든 금융소비자가 상품 유형과 상관없이 계약일로부터 5년, 위법사실을 안 날로부터 1년 이내에 계약해지를 요구할 수 있는 제도다.

설명의무 위반으로 손해배상소송을 제기할 경우, 과실 입증책임도 금융사로 전환된다. 또 제정안에는 금융감독원의 분쟁조정위원회 제도 개선도 포함됐다. 분조위는 법률전문가, 전문의 등 위촉가능 전문가의 자격으로 15년 이상 경력요건을 갖춘 위원들로 구성돼야 한다. 분조위를 개최할 때 소비자 단체 및 금융권 단체를 동수로 참여하도록 하고 분조위 회의에 해당 금융사가 참여 및 의견 진술하도록 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장기적으로 보험사들이나 GA들이 완전판매를 통해 신뢰 개선을 이뤄낼 수 있겠지만, 단기적으로 강화된 영업행위 규제가 보험회사 판매활동에 부담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유정화 기자 uhwa@fntimes.com

가장 핫한 경제 소식! 한국금융신문의 ‘추천뉴스’를 받아보세요~

데일리 금융경제뉴스 Copyright ⓒ 한국금융신문 & FNTIMES.com

저작권법에 의거 상업적 목적의 무단 전재, 복사, 배포 금지

issue
issue

유정화 기자기사 더보기

보험 BEST CLIC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