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산운용 정보기술(IT) 분야로 진출하면서 정 사장이 처음 부임한 지난 2018년부터 구상했던 ‘플랫폼 비즈니스’ 사업도 또한 구체적인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인공지능(AI)과 빅데이터, 오픈 공개 응용프로그램 인터페이스(API) 등을 활용해 금융소비자들이 원하는 자산관리 서비스의 문턱을 낮출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 증권·자산운용 접목한 융복합 서비스 발굴…“금융 IT 분야 일자리 창출”
코스콤이 인수하는 HSBC 펀드서비스는 자산운용사의 회계처리를 대행하고 펀드기준가 산출과 컴플라이언스 업무 등 자산운용사들의 백오피스 및 IT 업무 서비스를 지원하는 일반사무관리 회사다. 한때 일반사무관리 분야에서 1, 2위를 다투기도 했다.
코스콤 측은 “인구고령화·저금리 등으로 인한 자산관리 분야의 중요성이 계속 커지고 있다”라며 “이에 맞춰 자산운용 IT 분야로 사업 확대를 추진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활용성이 낮은 부동산을 매각해 신규사업에 투자해 웰스테크 플랫폼 기업으로 혁신 성장할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한다는 설명이다.
코스콤이 추구하는 웰스테크 플랫폼이란 고객사들이 자산관리 서비스를 잘 할 수 있도록 인공지능(AI)과 빅데이터, 오픈API 등을 활용해 데이터와 IT 인프라 등을 제공하는 자산관리 토털 플랫폼을 의미한다.
코스콤은 HSBC 펀드서비스 인수 후 글로벌 경쟁력이 높은 자산관리 선진국의 우수한 IT서비스를 국내에 도입해 자산운용서비스 수준을 높일 예정이다.
증권시장과 자산운용시장을 접목한 융복합 서비스를 발굴하는 등의 시너지 효과도 기대하고 있다.
정지석 코스콤 사장은 “인수 후 대규모 투자를 통해 데이터 비즈니스에 최적화된 자산운용 IT 분야 게임체인저로 성장시킬 것”이라며 “이 과정에서 금융 IT분야 일자리를 늘리고 새로운 시장을 만들어 낼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라고 말했다.
◇ IT 인프라 고도화…클라우드 서비스 환경 최적화된 데이터센터 구축
코스콤은 이와 더불어 자본시장에 안정적인 서비스를 본격적으로 제공하기 위해 핵심 IT 인프라를 첨단시설로 고도화했다.
이를 위해 속도와 효율성 차원에서 클라우드 서비스 환경에 최적화된 데이터센터를 구축했다.
코스콤은 지난달 19일 기존 여의도 데이터센터(이하 DC)의 기반시설을 대폭 업그레이드해 신규 전산실로 옮기는 프로젝트를 완료하고, 안정적인 운용을 기원하기 위한 개소식을 진행했다고 밝혔다.
코스콤은 지난 1996년 준공 후 20여 년 동안 사용해 노후화된 여의도 DC 개선을 위해 지난해 3월부터 전산실 재구축을 시작했다.
이후 1년 6개월간 전산장비(서버·스토리지 등) 650여대와 네트워크(증권망) 전용회선 3700여회선을 서비스 중단 없이 안정적으로 이전하는 데 성공했다.
이번 재구축 과정에서 코스콤은 자본시장에 안정적인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핵심 IT 인프라를 첨단시설로 고도화했다.
특히 정전과 통신마비 등 발생 가능한 모든 장애에 대비해 기반시설과 네트워크를 모두 이중 회선으로 구성했다.
전산실 내 항온·항습 등을 담당하는 공조시스템은 냉각수 방식이지만 전산실 내부에 물 배관이 없는 설비를 적용해 침수피해를 원천적으로 차단하고 에너지 효율성을 높였다.
네트워크는 대용량 데이터를 빠르게 전송할 수 있도록 초고속 증권망 전송 장비(10Gbps)와 최신 광케이블(40Gbps)을 적용했다.
회선 속도를 기존 시설보다 3~4배 높여 향후 늘어날 초고속 네트워크 시장수요에 선제적으로 대비할 계획이다.
또 전산시스템과 네트워크를 상품별로 정렬해 공간을 효율적으로 배치하고 에너지 효율을 높였다.
이를 통해 연간 전력료를 20% 절감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향후 고밀도, 고집적 클라우드 시스템 운영환경에도 대응할 예정이다.
정지석 사장은 “성능이 개선된 데이터센터를 통해 클라우드 서비스를 요구하는 고객들의 수요에 답할 수 있게 됐다”라며 “향후 자본시장 내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을 준비하는 고객들에게 최적의 금융 IT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라고 말했다.
◇ 한양증권에 RPA 플랫폼 제공…“향후 4년간 15개사 도입 목표”
정 사장은 앞서 지난 2018년 11월 취임 당시 데이터 플랫폼 기업으로의 기반을 다지고, 나아가 웰스테크 플랫폼으로 도약하겠다고 포부를 밝힌 바 있다.
데이터 오피스를 기반으로 AI를 활용한 실시간 데이터 분석 서비스 사업을 강화하고 오픈 플랫폼을 개선하겠다는 설명이다.
이에 코스콤은 지난 6월 AI 초입 단계로 불리는 로봇 프로세스 업무자동화(RPA) 플랫폼을 한양증권에 도입하고 향후 15개 증권사에 추가로 RPA를 도입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코스콤은 한양증권의 IT 실무 인력과 함께 자동화 대상 업무의 분석부터 개발, 적용까지 전 과정을 당사 개발 전문인력과 프로젝트로 진행하는 방식으로 금융 클라우드 기반 RPA 서비스를 시작했다.
RPA는 사람이 담당하던 복잡하고 반복적인 업무를 자동화 해 오류 발생률을 줄이고 비용 절감과 업무 생산성을 높여주는 솔루션이다.
국내 금융시장에서도 최근 주 52시간 근로시간 준수와 서비스 품질 향상을 위해 은행, 보험사 및 일부 대형 증권사들을 중심으로 빠르게 도입되고 있다.
한양증권은 코스콤의 RPA를 활용해 각종 상품 거래내역 업무보고부터 사내 지출결의 정리 등까지 규칙적이고 반복적이며 시간이 오래 소요되는 50여개 업무를 5개월에 걸쳐 자동화했다.
RPA는 코스콤 금융 클라우드를 기반으로 구축됐다. RPA 서버는 클라우드에, 로봇은 현장에 설치해 인프라 구축과 투자 비용을 최소화했다.
고객사는 별도로 서버를 사서 관리할 필요 없이 사용한 만큼 월별 이용료만 지급하면 된다.
코스콤 RPA 플랫폼은 자동화 대상 업무 선정에서 개발, 운용까지 원스톱 서비스를 제공한다. 기존 자본시장 개발 경험을 바탕으로 금융투자업무에 특화된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특징이다.
코스콤 또한 단순 반복되는 일부 사내 업무에 RPA를 적용한 상태다.
지난해 8월 업무협약을 체결한 RPA 솔루션 업체인 유아이패스코리아(UiPath)와 고객 만족도를 높이기 위해 기술을 제휴하고 있다.
코스콤 관계자는 “향후 4년간 총 15개사에 코스콤 RPA 플랫폼 도입을 목표로 사업을 추진 중”이라며 “현재 4개 증권사로부터 제안 요청을 받고 기술 시연을 진행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홍승빈 기자 hsbrobin@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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