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초 포스코건설의 새로운 수장으로 자리매김해 빼어난 실적으로 회사를 이끌고 있는 한성희닫기한성희기사 모아보기 사장(사진)의 말이다.
통상적인 경우에는 ‘리빌딩’과 ‘성적’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다. 리빌딩에 집중하는 팀은 당장의 성적을 포기해야 하는 경우가 많고, 성적을 위해 기존 선수(방식)들을 기용한다면 팀의 장기적인 성장을 도모하기 힘들어진다.
그러나 한성희 사장은 취임 8개월 사이 그 어려운 ‘리빌딩’과 ‘실적’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는 모습을 보이며 업계의 놀라움을 사고 있다. 일찍부터 그룹 내부에서 ‘재무통’으로 손꼽히던 한 사장의 수완이 빛을 발하고 있다는 평이 나온다.
한 사장은 취임 직후 신년사를 통해 ‘생처방교숙 숙처방교생(生處放敎熟 熟處放敎生)’라는 고사성어를 언급했다.
이는 ‘낯선 것을 익숙하게 대하고 익숙한 것을 낯설게 대해야 한다’는 뜻으로, 기존의 방식이나 관행에 머무르지 말고 늘 새로운 시각으로 도전해야 하자는 각오로 풀이됐다.
이러한 전략을 달성하기 위해 무엇보다 ‘안전제일’ 과 ‘집요한 실행력’을 강조하는 것 역시 잊지 않았다. 한 사장은 “안전이 전제되지 않으면 회사의 존립 자체가 위협받을 수 있다”며 “프로젝트의 시작부터 끝까지 전 과정에서 ‘작업자의 안전’ 과 ‘무재해 달성’ 을 위해 혼신의 힘을 다해달라“고 당부했다.
그 결과 포스코건설은 올해 상반기 연결기준 매출액 3조 9444억원, 영업이익 2173억원, 당기순이익 2246억원의 실적을 거둬들였다.
이는 전년동기 대비 매출이 13.1%, 영업이익이 225.3%, 순이익이 374.8%씩이나 늘어난 실적이다. 영업이익률도 지난해 업계에서 가장 부진했던 1.9% 수준에서 5.5%로 3.6%p 뛰어올랐다.
신반포21차를 비롯한 국내 주택시장에서의 선전과 해외 부실 프로젝트의 선반영, 플랜트 사업의 안정적 운영 등이 실적 개선을 견인한 것으로 풀이됐다.
나아가 시공능력평가 TOP 5에도 복귀하는 겹경사까지 겹치며, 한성희 사장 취임 이후 포스코건설은 반 년 간 ‘꽃길’을 걷고 있는 상태다.
◇ ‘더샵갤러리’부터 ‘신반포21차’ 수주까지, 강남 깃발 꽂으며 주택사업 강자로
올해 포스코건설은 대형 건설사들의 격전지인 강남 입성을 본격화하며 이목을 끌었다.
포스코건설의 주택시장 선전에는 한성희 사장의 강한 리더십이 작용했다는 후문이다.
한 사장은 신반포21차 재건축 사업을 직접 챙기며 진두지휘할 정도로 강남 진출에 열의를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포스코건설은 지난 4월 강남에 브랜드 홍보관 ‘더샵갤러리’를 오픈하며 강남 진출 의사를 확고히 하는 것은 물론, 도시정비 사업의 강자로 손꼽히는 GS건설을 제치고 신반포21차 수주전의 승자가 되며 시장을 놀라게 했다.
포스코건설은 작년 11월에도 신반포18차 재건축 사업을 수주한 바 있다. 규모가 작은 사업이기는 하지만 그동안 쌓아온 시공 실적과 기술력을 바탕으로 강남권에 첫 발을 디뎠다는 데에 의의가 있었다.
본격적으로 강남 입성 교두보 마련을 위해 포스코건설은 강남구 신사동에 ‘더샵갤러리’를 마련하고 세상에 공개했다.
세계적인 경쟁력을 자랑하고 있는 포스코그룹의 고품질 철강재를 활용한 건축물의 우수성을 널리 알려 강남 고급주택시장에서의 수주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서다.
이러한 포스코건설의 노력은 곧바로 성과를 냈다. 신반포21차 재건축 수주전에서 강남권 기반이 탄탄한 경쟁사를 제치고 시공권을 따낸 것이다.
한성희 사장은 조합원 금융부담이 없는 후분양 등 설득력 높은 전략을 통해 조합원들의 마음을 공략했다, 수주 홍보 영상에 직접 출연해 진정성을 보인 점 역시 조합원들의 선택에 영향을 준 것으로 전해졌다.
여세를 몰아 포스코건설은 올해 서울 곳곳에서 수주를 따내며 ‘도시정비 사업 강자’의 자리를 회복하고 있다.
6월에는 공사비 1668억원 규모의 `주양쇼핑 재건축 사업(명일동 복합시설 건립공사)`을 수주했다. 서울 강동구 명일동 중심 상업지역에 위치한 `주양쇼핑 재건축 사업`은 지하 4층~지상 8층 상가 건물을 지하 7층~지상 29층 2개동 주상복합시설로 재건축하는 것으로 내년 하반기 착공에 들어가 2024년 준공예정이다.
7월에는 송파구 가든파이브에서 열린 ‘가락현대5차 재건축사업’의 시공사 선정총회에서 투표참여한 140명의 조합원 가운데 114명의 찬성을 받아 시공사로 선정됐다.
가락현대5차 재건축사업은 서울시 송파구 가락동 161-3번지의 가락현대5차 아파트 2개동을 탈바꿈시키는 사업이다. 기존 145세대에서 지하 3층 지상 26층 규모 174세대로 새로이 거듭나며, 공사비는 738억원대이다.
조합원분을 제외한 29세대를 일반분양하며, 착공·분양은 2021년 11월 예정이다.
포스코건설은 작년 도시정비사업분야에서만 2.7조원을 수주한데 이어 올해에는 신반포 18차·21차 재건축, 송파 성지아파트 리모델링 사업 등 강남권에서도 사업성이 뛰어난 알짜 단지들을 수주하고 있다.
◇ 스마트 기술 접목한 건설현장, 한성희표 ‘안전제일’ 전략에 힘 싣는다
한성희 사장 체제에서 포스코건설은 단순히 외연 확장에만 무게를 두지 않았다.
취임 일성이었던 ‘안전제일’에서 드러나듯 한 사장은 스마트 기술을 접목한 건설현장의 안정화에도 관심을 보여왔다.
‘스마트 세이프티 솔루션(Smart Safety Solution)’으로 명명된 포스코건설의 안전관리 시스템은 사물인터넷(IoT) 기술을 융합한 통합형 안전관리 시스템이다.
사무실 상황판과 함께 ‘손안의 똑똑한 안전나침반’으로 불리는 ‘스마트 상황판’은 현장 관리자들의 스마트폰에 탑재돼, 카메라, 드론, CCTV, 개소별 센서 등 스마트 안전기술로 모은 실시간 현장 정보를 동시에 확인하고 비상상황에는 전 현장 혹은 해당 구역 근로자에게 안전조치를 바로 지시할 수 있게해 준다. 즉, 사무실과 현장, 전 현장의 관리자들이 동시동보로 안전정보를 공유하며 상호간의 소통이 가능하게 된 것이다.
먼저 타워크레인에 설치된 360도 카메라를 통해 현장의 고위험 상황, 불안전한 근로자 행동, 부당침입 등 불안전 요소가 발견되면 관계자에게 알람이 가고 인근 혹은 전 근로자들에게 경고방송과 함께 안전수칙준수 메시지가 즉각 발송된다. 함께 탑재된 번역기능으로 다국적 근로자들을 위한 중국어·베트남어로도 송출된다.
타워크레인 카메라로 보기 어려운 곳은 드론을 띄우며, 지하 작업과 같이 외부에서 잘 보이지 않는 곳에서는 이동형 스마트 영상장비로 현장내 안전사각지대를 촘촘하게 살핀다.
밀폐된 공간에는 가스센서와 신호등형 전광판을 설치해 실시간으로 스마트 상황판에 가스농도를 전송하고, 위험상황을 감시한다.
유해가스가 허용농도를 초과하면 현장에서는 환기시스템이 자동 작동하며, 근로자에게는 전광판 경고와 스마트폰 알람이 전달돼, 대피를 가능하게 한다.
또한 현장내 추락사고가 발생할 수 있는 개구부에 부착된 센서는 개구부가 비정상적으로 개폐됐을 때 담당 관리자의 스마트폰에 알림은 물론 인근 근로자에게 경고음을 보내어 위험상황을 알린다.
여기에 더해 올해 포스코건설은 그동안 사내인트라넷에 분산돼 있던 계약, 공사일정, 안전, 소통관리시스템을 통합해 전 공사관련 정보를 모바일로 실시간 확인할 수 있는 토탈정보공유시스템인 ‘포스원(POSONE)’을 구축했다.
포스원은 지난 한달 동안 사내 공모를 거쳐 최종 명명됐으며, 더불어 함께 발전하는 기업시민의 일원으로서 포스코건설(POSCO E&C)과 협력사가 하나(ONE)되어 산업생태계를 비즈니스 파트너와 함께 더욱 강건하게 만들어간다는 의미를 담았다.
이에 따라 포스코건설과 협력사는 공사계약 체결부터 납기일정, 기성내역까지 계약에 관한 모든 정보를 한눈에 볼 수 있고, 일·주·월 단위의 공사실적과 계획 등도 실시간 확인할 수 있다.
▶▶ He is…
△ 1961년생 / 연세대 경제학과, 캐나다 맥길대 경영대학원 / 1993년 포스코 입사 / 2004년 POSVINA 법인장 / 2009년 출자관리그룹 리더 / 2010년 경영시너지1그룹리더 / 2012년 포스코건설 경영기획/미래전략 담당 상무 / 2015년 포스코 PR실장 / 2015년 포스코차이나 부총경리 / 2016년 포스코차이나 법인장 / 2017년 포스코 홍보실장 / 2018년 포스코 경영지원센터장 / 2018년 포스코 경영지원본부장(부사장) / 2020년 포스코건설 대표이사 사장
장호성 기자 hs6776@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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