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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태민의 채권포커스] 근 7년만에 최대 규모로 한국주식 산 외국인..삼성전자와 KOSPI

기사입력 : 2020-07-29 13: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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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 코스콤 CHECK
[한국금융신문 장태민 기자]

외국인이 28일 코스피시장에서 근 7년만에 가장 큰 규모로 한국 주식을 샀다.

외국인은 전날 1조 3,113억원을 대거 순매수했다. 이는 2013년 9월 12일(1.431조원 순매수) 이후 최대 일중 순매수에 해당한다.

시장 일각에선 전일 대량 매수가 외인 매매에 있어서 하나의 분기점이 될 가능성도 제기하기도 했다.

■ 외국인 한국 주식 대량매수, 그 중심에 있었던 삼성전자

전날 국내 코스피지수는 39.13p(1.76%) 뛴 2,256.99를 기록했다. 이 상승폭은 6월 16일(107.23p 상승) 이후 가장 큰 것이었다.

무엇보다 주목할 만한 사실은 돌아온 외국인의 대량 매수세가 장을 들어올렸다는 점이다.

그 중심엔 삼성전자가 있었다.

외국인은 한국 주식시장 대장주인 삼성전자를 집중 매수하면서 시장 분위기를 끌어올렸다. 외국인은 전날 삼성전자 보통주를 9,179억원이나 대거 순매수했다.

외국인의 삼성전자 순매수 규모는 2018년 5월 31일 1.1조원 이후 2년 남짓만에 최대치였다. 이러자 삼성전자가 5.4% 급등하면서 전체 주식시장을 견인했다.

외국인이 흥분해서 삼성전자를 위주로 한국 주식을 담자 개인투자자는 1조원 넘게 순매도하면서 외인들에게 물량을 넘겼다.

■ 인텔의 '고백'에서 시작됐던 국내 주식시장의 흥분

전날 국내 주식시장 흥분의 시발점은 인텔의 실적 발표장이었다.

최근 인텔의 실적 발표 이후 반도체 산업 지형 변화와 맞물려 삼성전자, TSMC 등의 주가가 급등하면서 시장이 출렁인 것이다.

인텔은 지난 23일 2분기 실적 발표장에서 차세대 컴퓨터칩의 생산 지연을 고백했다.

인텔이 위탁생산 가능성을 언급하자 국내와 대만 주식시장이 급등한 것이다.

인텔은 "7나노 컴퓨터칩 공정에서 결함이 발견되고 수율이 낮아져 계획보다 6개월 늦은 2022년말 또는 2023년초에 출시가 가능하다"고 했다.

인텔은 오랜기간 서버와 PC 시장을 지배해온 절대강자였다. 하지만 CPU칩에서 AMD에게 밀리는 등 미래의 변화에 제대로 대처하지 못했다.

반도체 설계에서 제조에 이르는 전 공정을 커버하던 공룡이 흔들리자 세계 최대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업체 TSMC나 삼성전자 등에 대한 기대감이 커졌던 것이다.

■ 파운드리 시장의 큰 변화..결국 삼성전자 혜택 본다는 기대감

인텔이 칩의 자체 생산을 포기하면서 파운드리 시장은 큰 변화를 맞이했다.

이런 가운데 인텔이 파운드리 시장의 점유율 50% 이상을 점유하고 있는 대만의 TSMC를 파트너로 삼게 된다는 외신 보도들이 나왔다. 파운드리 2위인 삼성전자와 1위인 TSMC의 격차가 더 벌어질 수도 있는 내용이었다.

하지만 5나노 이하 공정에서 인텔이 위탁생산 업체를 놓고 다시 저울질을 할 수 있는 등 삼성전자에도 수혜가 갈 것이란 인식도 강했다. 외국인의 대대적인 삼성전자 매수에는 이런 기대감이 작용한 것으로 보였다.

인텔의 실적 컨퍼런스 콜 이후 AMD와 TSMC 주가가 급등했다. AMD는 경쟁업체 추락이라는 호재, TSMC는 수주에 대한 기대감으로 뛴 것이다.

하지만 매출 197억 3000만달러, 영업이익 57억달러라는 예상치를 뛰어넘은 실적을 발표한 인텔의 주가는 18년 만에 최대폭인 16% 폭락했다.

최근 인텔은 2018년 10나노 제품 출시지연, 2020년 7나노 로드맵 지연 등 연이은 기술 개발 및 양산 지연을 겪고 있다. 반면 경쟁업체인 AMD는 현재 7나노 제품을 이미 생산하고 있어 CPU 시장에서 점유율을 높일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런 구도 속에 인텔은 결국 외주 생산 비중을 확대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김동원닫기김동원기사 모아보기 KB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 주가 급등 이유는 인텔 7나노 공정에서 파운드리 확대에 따른 외주 비중 확대 가능성, 하반기 스마트폰 출하 증가 기대감으로 볼 수 있다"고 진단했다.

김 연구원은 "TSMC가 수혜를 받지만 최근 파운드리 캐파를 적극 확대하고 있는 삼성전자에게도 향후 수주 기회가 상존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하반기 삼성전자 영업이익이 17.3조원으로 예상돼 전년에 비해 16%, 상반기 대비 19%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하반기 서버용 DRAM 가격 하락이 예상됨에도 불구하고 반도체의 계절적 성수기 진입, 가전과 무선사업부의 양호한 실적 등이 예상된다고 분석했다.

■ 향후 KOSPI는...삼성이 끌고 간다 VS 삼성 특수 재료로 시장견인 한계

전날 삼성전자 주가 급등으로 코스피지수가 2,250선 위로 뛰어 오르고 외국인이 대거 주식을 매수한 가운데 향후 어떤 섹터나 종목이 주식시장을 견인할 주체가 될지 관심이다.

일단 오늘도 삼성전자로 외인 매수가 몰렸다. 외국인은 이날 오전 중 전체 코스피 순매수 규모 이상의 삼성전자를 담았다. 결국 다른 주식은 매도 우위일 정도로 삼성전자에 집중한 것이다.

물론 전날과 같은 공격적인 삼성전자 매수는 아니었으며, 삼성전자는 오히려 장 초반의 주가 상승폭을 반납했다.

A 운용사의 한 매니저는 "인텔 실적 발표 후 TSMC가 20% 넘게 올랐는데, 심플하게 보면 인텔의 외부 파운드리 확대로 삼성도 수혜를 볼 수 있는 구조"라며 "파운드리 캐파를 적극 확대하고 있는 삼성전자도 수주 기회가 있을 것이며, 외인의 매수엔 이런 기대가 반영돼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현재 주식시장이 더 오르기 위해선 삼성전자와 하이닉스 밖에 기대할 게 없다. 지수나 이익 관점에서 신흥국 가운데 한국이 나은 측면이 있으며, 결국 지수가 2,300, 2,400을 가기 위해선 삼성전자가 주도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삼성전자를 위한 스토리가 만들어질 때가 됐다. 성장주이면서 비싸지 않고 테마로 보면 언택트, 4차산업과 바로 연결된다. 가전, 핸드폰, 5G, 메모리, 비메모리 등 모든 게 집약돼 있는 종목이 삼성전자다. 외국인이 한국을 사고 싶어 한다면 앞으로는 삼성전자에 대한 매수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글로벌 유동성이 풍부한 상황에서 신흥국 중 괜찮은 펀더멘털을 가진 것으로 평가받는 한국으로 자금이 들어온다면 가장 큰 수혜는 삼성전자일 것이란 관점이다.

하지만 그동안 언택트 관련주가 급등하고 주가나 지수 레벨 부담도 강화된 상황에서 외국인의 특정 재료에 기댄 삼성전자 매수를 전체 주식시장 관점에서 좋게 보기 어렵다는 견해도 보인다.

B 운용사의 매니저는 "전날 외국인의 주식 대량매수를 '시작'으로 보기도 하지만, 삼성전자 위주로만 사서 그렇게 좋아보이진 않는다"면서 "외국인들이 삼성전자를 당기면서 대형주 위주로 매기가 확산되면 그동안 많이 오른 바이오 등 개별종목들이 부담스러울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지수가 이 수준에서 더 이상 강하게 치고 나가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특정 재료에 기댄 외국인의 삼성전자 '일시 대량 매수'에 지나치게 큰 무게를 두지 않는 게 낫다고 주장했다.

장태민 기자 chang@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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