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의 올해 1분기 경제성장률이 –1.4%로 떨어졌다. 금융위기 당시인 2008년 4분기(-3.3%) 이후 11년 3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민간소비와 서비스업 생산에서 큰 폭의 충격을 받은 영향이다. 한국은행은 올해 연간 성장률이 1%를 넘어서려면 2분기부터는 0.6%에서 0.7% 사이 성장률이 나와야 할 것으로 추정했다.
이는 지난 2월부터 코로나19 확산이 본격화하면서 민간소비와 서비스업 생산이 크게 둔화된 데 따른 것이다. 1분기 민간소비는 전분기보다 6.4% 감소해 1998년 1분기(-13.8%) 이후 가장 큰 폭으로 줄었다. 민간소비의 성장기여도는 –3.1%로 1분기 실질 GDP 하락을 끌어내린 요인이었다.
수출은 2% 줄었다. 반도체 수출 호조가 지속되면서 민간소비에 비해 상대적으로 선방했으나 자동차, 기계류, 화학제품 등을 중심으로 감소 폭을 키웠다.
생산 측면에서 보면 서비스업이 2.0% 줄어 1998년 1분기(-6.2%) 이후 최대 감소 폭을 기록했다. 코로나19발 충격으로 운수업(-12.6%)과 도소매 및 숙박음식업(-6.5%), 문화 및 기타서비스업(-6.2%)이 크게 부진했던 영향이다.
박양수 한은 경제통계국장은 “코로나19 확산 영향이 2월 중순 이후부터 나타나면서 서비스업, 민간소비 등을 중심으로 경제활동을 크게 위축시켰다”며 “중국 등의 성장률이 큰 폭 하락한 데 비해 우리나라는 상대적으로 충격이 덜한 것처럼 느껴지는 감이 있지만 과거 우리나라 경제성장 패턴을 보면 지금 수치가 괜찮은 것으로 보기는 어렵다”고 진단했다.
관건은 2분기부터다. 한은은 2분기 성장률의 경우 내수위축과 수출 감소세 정도에 따라 좌우될 것으로 전망했다.
박 국장은 “최근 들어 코로나19가 진정세를 보이면서 경제심리 위축이 완화되고 경제활동도 조금씩 이뤄지고 있어 내수위축 정도가 완화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다만 “3월 중 고용이 크게 악화했는데 고용 악화가 점차 지속하면서 내수에 다시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며 “수출부문은 1분기에는 상대적으로 선방했지만 전 세계적인 코로나19 확산이 3월 이후 본격화됐기 때문에 반도체가 마이너스로 돌아선 부분들이 수출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짚었다.
올해 연간 성장률이 1%대를 기록하려면 2분기부터는 0.6%~0.7% 성장률이 3분기 연속 나와야 할 것으로 추산됐다. 박 국장은 “산술적으로 계산하면 2분기부터 0.6%~0.7% 사이의 성장률이 3분기 연속 나와주면 연간 1% 성장률을 넘어가게 된다”고 말했다.
이어 “2∼4분기 동안 매 분기 0.03%포인트 이상 성장할 경우 연간 성장률은 플러스가 된다”며 “3분기부터 경기가 조금씩 회복해 4분기 경제활동 수준이 지난해 4분기 수준 정도로 간다면 0% 성장이 가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박 국장은 또 “올해 플러스 성장 요인은 우리나라 방역체계가 상대적으로 양호한 상황이라서 전면 이동제한은 하지 않았고 경제 심리가 조금씩 풀리고 있다는 점”이라며 “전세계에서 코로나19 상황이 점차 풀려나간다고 전제하고 수출 쪽 영향도 줄어들어 비대면 활동에 따른 반도체 부문 수혜 등이 한꺼번에 엮어진다면 아주 나쁜 성장률을 기록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한아란 기자 aran@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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