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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년 만에 최저 주가 기록한 기업은행...향후 추이도 ‘불투명’

기사입력 : 2020-03-09 17: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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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가 “유상증자, 주주가치 측면 긍정적 판단 어려워”

▲ IBK기업은행 본점 / 사진= IBK기업은행이미지 확대보기
▲ IBK기업은행 본점 / 사진= IBK기업은행
[한국금융신문 홍승빈 기자] 최근 264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결의한 기업은행의 주가가 끝없이 하락하고 있다. 11년 만에 최저치의 주가를 기록함과 동시에 주요 증권사 리서치에서도 기업은행의 증자를 부정적으로 받아들이는 등 악재가 겹치고 있다.

9일 기업은행의 주가는 전 거래일보다 5.54%(3500원) 떨어진 8520원에 마감됐다. 이는 2009년 5월 6일 이후 약 11년 만에 최저 수준이다.

앞서 기업은행은 지난 4일 이사회를 열고 대한민국 정부 대상으로 총 2639억9999만9524원 규모의 제3자 배정 유상증자를 결정했다고 5일 공시했다. 이를 통해 보통주 2937만9034주가 신주 발행되며, 신주 발행가액은 8986원이다.

이번 증자는 운영자금 조달을 위한 목적으로 전해졌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가운데 중소기업, 소상공인 자금 지원에 활용될 것으로 보인다. 기업은행 측은 “발행자금은 대출금 및 유가증권 운용자금으로 사용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증권가에서는 잇따라 기업은행의 유상증자에 대해 부정적인 평가를 내놓고 있다. 이와 함께 기업은행에 대한 목표주가를 하향 조정하기 시작했다.

미래에셋대우는 “기업은행은 중소기업 지원 의무를 지는 국책은행으로서 경쟁사 대비 더 높은 공공성이 요구된다”라며 기업은행의 목표주가를 기존 1만4000원 대비 17.9% 낮춘 1만1500원으로 제시했다.

강혜승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이번 유상증자는 일반주주가치 측면에서 긍정적으로 보기는 어렵다고 판단한다”라며 “상대적 투자 매력이 낮아질 수 있다”고 말했다.

강 연구원은 또한 “기업은행은 소상 공인 초저금리·우대대출 공급을 기존 1조7000억원에서 4조2000억원으로 대폭 확대하기로 해 이를 위한 정부의 추가 출자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라며 “독보적인 은행 배당주였던 과거 대비 상대적인 매력은 소폭 희석됐다”고 평가했다.

하나금융투자도 기업은행에 대해 증자에 따른 주식 가치 희석을 반영해 목표주가를 1만2500원에서 1만2000원으로 기존 대비 4% 하향했다.

최정욱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소규모 정부 증자는 설비투자펀드 및 소상공인·자영업자 지원 등을 위해 2013년 이후 8차례나 반복적으로 실시된 요인”이라며 “올해 경상이익 감익 폭이 타사보다 클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주당배당금(DPS) 감소에 따른 배당 매력이 저하됐다”고 말했다.

최 연구원은 이어 “통상임금소송 판결에 따라 약 1800억원의 충당금 환입 여지는 있다”라며 “다만 만약 기업은행이 패소할 시 1500억원의 추가 비용 처리가 불가피해 이익 변동성 확대 요인도 상존하는 상황”이라고 판단했다.

은경완 메리츠증권 연구원 또한 “지난 3분기 어닝쇼크, 4분기 큰 폭의 마진 하락, 최고경영자(CEO) 선임 과정에서의 마찰 등으로 최근 주가 부진이 심화되고 있다”라며 “여기에 코로나19 확산으로 공공성에 대한 부담도 가중된 상태”라고 말했다.

은 연구원은 “최근 시중금리 급락으로 추가적인 NIM 하락은 자명하고 내수 경기 위축으로 연체율 등도 악화되는 추세”라며 “수익성과 건전성이 동시에 훼손되는 구간에서 더 이상의 공적 기능 역할 수행은 한계치에 도달했다”고 평가했다.

그는 마지막으로 “정부 은행으로서의 태생적 한계는 인정하나, 이제는 이익 체력 관리에 좀 더 방점을 둘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홍승빈 기자 hsbrobin@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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