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외환시장에서 20일 달러/원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9.40원 오른 1,198.70원에 거래를 마쳤다. 종가 기준으로는 지난해 10월 2일(1,206.00원)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며 하루 상승폭으로도 지난 1월 3일(9.0원↑) 이후 가장 큰 폭이다.
이날 달러/원은 개장 초 글로벌 달러 강세에 기대 오름세로 출발했지만, 미 주식시장 랠리에 이어 코스피지수 상승 등에 따라 상승폭이 제한됐다.
그러나 국내에서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이틀째 늘어났다는 소식과 함께 일본 크루즈선 승객 중 확진자 2명이 사망했다는 소식이 더해지며 달러/원은 계단식 상승 흐름을 이어갔고, 장중 한때 1,201.90원까지 치솟았다.
서울환시 마감 무렵 역외시장에서 달러/위안 환율은 7.0238위안을 나타냈다. 달러/위안은 한때 7.04위안까지 오르기도 했다.
■ 달러 강세에 바이러스 악재까지
이날 달러/원 환율 급등은 시장 내 잠재해 있던 참가자들의 롱심리가 본격적으로 살아났기 때문이다.
특히 역외가 롱포지션을 확대하며 시장 전반에 달러 매수 심리를 자극하며 달러/원을 끌어 올렸다.
A 은행의 한 딜러는 "달러는 구조적으로 유로존과 일본의 경제 둔화 가능성과 미 경제지표 호조라는 쳇바퀴에 맞물려 당분간 강세를 이어갈 수밖에 없는 구조가 됐다"며 "그러나 미국 주식시장이 랠리를 이어가면서 역외의 달러 매수 심리를 그간 억제해 왔었던 게 사실이었다"고 진단했다.
그는 "하지만 오늘 한국과 일본에서 코로나19 악재가 노출되자 역외의 달러 매수 심리가 살아나기 시작한 것"이라며 "중국 주식시장이 상승세로 돌아서면서 장 후반 들어 그나마 역외의 달러 매수세가 한풀 꺾였다"고 말했다.
■ 21일 전망…'달러 강세+주식시장' 조정시 1,200원대 재진입
오는 21일 달러/원 환율은 1,200원대 재진입을 시도할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 인민은행의 대출금리 인하가 상하이지수 상승을 견인하기는 했지만, 미 주식시장이 이에 반응할 가능성은 그리 커 보이지 않는다.
다만, 국내 역시 코로나19에 정부 차원의 정책 대응을 준비하고 있고, 중앙은행의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는 등 한국뿐 아니라 각국의 경기 부양조치들이 쏟아질 수 있다는 기대감은 훼손된 투자심리를 다소 완화 시키며 달러/원 상승에 제동을 걸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현 달러/원 레벨에서는 외환 당국의 시장 안정 조치도 본격화될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B 증권사의 한 딜러는 "단기적으로는 단기 급등에 따른 가격 부담에 달러 강세 흐름이 꺾일 순 있겠으나, 구조적으로 달러 강세는 당분간 피하기 어려울 것"이라며 "달러/원도 이에 연동하며 상승폭을 점차 늘려갈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미 주식시장 상승세가 한국과 일본발 코로나19 악재에 꺾인다면 달러/원의 상승 속도는 더욱 빨라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성규 기자 ksh@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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