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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환구 현대중공업 사장] “한 번도 겪어본 적 없는 사태 직면…품질로 승부”

기사입력 : 2018-08-27 00:00

해양플랜트 사업 매각해 ‘수주절벽’ 장기전 대비
수장 발 벗고 글로벌 선사 만나 기술력 홍보 나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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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강환구 현대중공업 사장
[한국금융신문 유명환 기자] “오해는 원가경쟁력 강화로 수주 확대에 총력을 기울이는 한편 기술과 품질 향상으로 새로운 기회를 만들어 나갈 것”

수주절벽에 시달리고 있는 국내 조선업계가 직면하고 있는 사태와 관련해 새로운 돌파구를 찾기 위해 강환구 현대중공업 사장이 두 팔 걷고 나섰다. 올 초 강 사장은 임직원들과 함께한 자리에서 수주 악화에 다른 경영난을 예고하고, 임직원들에게 뼈를 깎는 생존 노력을 강조했다.

강 사장은 “올해는 지금까지 우리가 한 번도 겪어본 적 없는 엄중한 상황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며 “올해 (일감) 물량은 더욱 줄어 힘든 한 해를 보내야 하고, 특히 해양(플랜트)사업은 몇 달 후면 일감이 완전히 바닥을 드러낼 것”이라고 밝혔다.

실제 1983년 4월 해양공장이 준공된 이후 35년 만에 해양플랜트 작업 물량이 사라졌다. 현대중공공업이 2014년 11월 나스르 설비를 수주한 이후 45월째 해양 수주는 ‘제로’ 상태다.

현대중공업은 최근 수주가 있는 조선 물량 일부를 해양공장으로 가져와 작업하고 있지만, 올해 연말이면 이마저도 모두 끝나게 된다. 이에 따라 현대중공업은 해양플랜트 모듈 등을 생산하던 온상공장을 매각한다. 업계는 현대중공업은 수주 악화에 시달리던 해양플랜트 사업 매각을 통해 장기전에 대비하기 위한 것으로 보고 있다.

현대중공업은 최근 이사회를 열고 온산공장 등 유휴 생산 부지를 매각하기로 했다. 온상공장은 울산 동구 방어동 일대에 들어선 현대중공업 해양 1공장에서 서남쪽으로 약 10㎞ 떨어진 울산 울주군 온산읍 일대에 위치한 해양 2공장으로, 2012년 11월 문을 열었다. 당시 현대중공업은 해양플랜트 수주 호황이 이어지면서 급증하는 작업 물량을 감당하기 위해 온상공장 가동에 돌입했다.

한 때 온상공장에는 1000여명에 달하는 근로자가 근무하기도 했으나 2014년 11월 이후 전 세계적으로 해양플랜트 수주가 급감하면서, 2016년 1월 온상공장 가동은 중단됐다.

온상공장은 조선 생산 설비 등이 철거된 이후 사실상 빈 땅으로 남아있는 상태였다. 현대중공업의 온상공장 매각에 대해 국내 조선업계의 해양플랜트 수주절벽이 장기화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징후라는 지적이 나온다. 국내 조선업계는 독보적인 해양플랜트 기술력으로 전 세계 해양플랜트 수주 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냈으나, 최근 중국, 싱가포르 등이 값싼 인건비를 앞세워 저가 수주에 나서면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현대중공업의 울산 방어동 해양 1공장 역시 아랍에미리트로부터 수주한 나스르(NASR) 원유 생산 설비 제작이 이달 25일 전후로 마무리되면, 더 이상 일감이 없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이에 따라 현대중공업 해양 1공장의 가동도 중단될 것으로 예상된다.

해양사업부 조직 통폐합과 함께 10여 명의 임원 수를 30% 줄였다. 현대중공업 관계자는 “영업활동을 하는 수주지원 조직과 설치 및 사후서비스(AS) 등 잔여 공사 수행조직 위주로 남기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글로벌 경기 둔화와 미-중 무역전쟁 등 불확실성이 존재하고 있는 상황에서 불필요한 사업부문을 매각해 경영 안정화을 갖춰야 한다”고 말했다.

현대중공업은 올해 경영 환경을 고려해 올해 매출목표는 지난해보다 2조원가량 적은 7조9870억원을 제시했다. 이는 10년전과 비교해 60% 줄어든 것이다.

강 사장은 “매출 감소, 일감 부족, 시황 회복 지연 등 수많은 난관이 놓여있지만 전화위복(轉禍爲福)이라는 말처럼 한마음으로 노력한다면 당면한 어려움은 오히려 새로운 기회가 될 것”이라고 독려했다.

그는 올해 경영전략으로 ‘현대정신, 위기 돌파’를 강조하며 안전한 일터 조성, 원가경쟁력 확보, 기술·품질 고도화, 품질 강화, 신뢰·협력의 조직문화 등을 주요 과제로 언급했다.

◇ 4년간 이어진 조직 슬림화 방점

이는 4년간 진행된 조직 슬림화 작업을 올해 마무리 짓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현대중공업은 이달 해양플랜트(원유와 가스 생산·시추 설비 제작) 야드(작업장) 가동을 중단과 함께 조직 슬림화를 단행했다. 앞서 2014년 현대중공업은 전 임원 사직서 제출에 이어 사장단·본부장 인사 및 임원 31% 감축 등 고강도 조직통폐합 및 슬림화 작업에 착수했다.

현대중공업은 선박영업 강화를 위해 현대삼호중공업과 현대미포조선 등 조선 3사의 영업조직을 통합한 ‘선박영업본부’를 출범시켰다. 이에 따라 울산에 있는 현대미포조선 선박영업부와 기본설계부가 서울 계동사옥으로 이전했다.

또한, 인원을 대폭 축소하고 기능을 통합해 ‘기획실’을 재정비했다. 기획실은 기획팀, 재무팀, 인사팀, 커뮤니케이션팀, 윤리경영팀, 준법경영팀, 자산운영팀 등 7개 팀으로 구성됐다. 현대중공업의 체질개선과 경쟁력 확보를 위한 기획 및 조정 역할을 담당한다.

당시 진행된 조직개편으로 현대중공업은 7개 사업본부 체제를 유지하면서, 본부아래 부문 단위가 기존 58개에서 45개로 22% 축소되고, 전체 부서도 432개에서 406개로 감소했다. 해외법인 및 지사에 대한 점검에도 나섰다. 현재 조선 3사는 해외에 25개 법인과 21개 지사 등 46개 해외조직을 두고 있는데 이 중 사업성과가 낮은 법인과 지사는 통합했다.

◇ 소폭 개선된 실적…R&D투자 나서

이 같은 노력으로 실적이 소폭 개선되고 있다. 현대중공업은 환율 상승과 선박 건조량 증가 등으로 매출이 전분기보다 소폭 늘어난 2분기 실적을 발표했다.

현대중공업은 2분기 연결기준 △매출 3조1244억원 △영업손실 1757억원을 기록했다고 23일 밝혔다. 이는 전분기(매출 3조425억원·영업손실 1238억원)대비 매출은 2.7% 증가한 반면, 영업손실은 -5.6% 확대된 수치다.

2분기 매출은 해양부문에서 아랍에미리트 나스르(NASR)2 프로젝트가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면서 감소했다. 다만 전체적으로 환율 상승과 더불어 조선부문에서 지난해 상반기 수주한 선박들이 본격 건조에 들어가고, 엔진부문에서 중대형 엔진 등 박용기계 판매가 증가하면서 전분기보다 2.7% 늘었다.

영업이익은 조선부문에서 환율상승에 따른 기설정 공사손실충당금 환입과 선가 상승에도 불구, 강재가 추가 상승과 일회성 비용인 희망퇴직 위로금 등으로 1440억원 적자를 냈다.

해양부문은 말레이시아 버가딩 프로젝트와 바로니아 프로젝트 체인지오더(C/O) 승인 등으로 145억원의 흑자를 기록했다. 엔진부문의 경우 매출 증가에 따른 고정비 부담 감소 등으로 전분기대비 181% 개선된 71억원 이익을 내며 흑자 전환했다.

현대중공업 관계자는 “신조 발주 문의가 실제 수주로 이어지고, 선가가 오르는 등 업황이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며 “여전히 원자재가 상승 및 일감 부족 등으로 업황이 어렵지만, 수익성 위주 영업전략으로 극복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지속적인 R&D투자로 다양한 친환경 기술을 보유한 만큼 업황 회복에 따라 선주사에 최적의 솔루션을 제공하며 시장 확대에 나설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증권가는 올해 하반기 실적 상승을 기대하고 있다. 유승우 SK증권 연구원 “현대중공업이 양호한 수주실적을 보이고 있다”며 “해양플랜트부문에서는 부진하지만 상선부문에서 컨테이너선을 비롯해 모멘텀이 살아있는 선종들을 주력으로 수주하고 있다”고 바라봤다.

SK증권에 따르면 현대중공업은 연결기준으로 LNG 캐리어, 대형 및 소형 컨테이너선, MR 탱커 등 상선부문에서 모두 77척을 수주했다. 유 연구원은 “로즈뱅크 수주전 탈락으로 해양부문에서 수주가 없었음에도 준수한 실적을 보였다”며 “하반기에도 컨테이너선과 MR 탱커 등의 추가 수주가 가능해 보인다”고 파악했다.

재무적으로도 큰 악재가 없을 것으로 전망됐다. 현대중공업은 지난해 12월 갑작스럽게 유상증자를 발표하면서 주가가 큰 폭으로 하락한 적이 있다. 유 연구원은 “유상증자를 성공적으로 마무리하면서 현금 유입이 이뤄졌다”며 “1년 안에 만기가 돌아오는 사채와 어음 물량과 비교해 현금과 현금성 자산이 많아 수주만 받쳐준다면 무리 없는 주가 상승이 가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강재 가격 인상도 크게 우려할 만한 요인은 아닌 것으로 파악됐다. 유 연구원은 “현대중공업이 주력으로 수주하는 선종들의 선가도 함께 오르고 있다”며 “이미 충당금으로 강재 가격 인상에 대한 충격을 완화해 제한적 영향을 줄 것”이라고 바라봤다.

▶▶ He is…

△1955년생(만 61세) / 서울고, 서울대 조선공학과 / 1979년 현대중공업 입사 / ~2002년 현대중공업 조선사업본부 선체설계1부 부장 / 2003~2004년 현대중공업 조선사업본부 선체, 의장설계2부담당 이사대우 / 2004년 현대중공업 조선사업본부 선체, 의장설계2부담당 이사 / 2014년 10월~현대미포조선 사장

유명환 기자 ymh7536@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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