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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2030 세대에게 낯설기만 한 보험 신상품

기사입력 : 2019-10-2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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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호성 기자
[한국금융신문 장호성 기자] 필자는 20대 중반의 나이에 기자생활을 시작하게 된 덕분에, 취재 과정에서 20대~30대 초반의 젊은 인터뷰이들을 만나는 일이 종종 있다.

이렇게 젊다 못해 어린 인터뷰이들을 만나면 보험 기자로서 반드시 물어보는 질문이 있다. “보험 드셨어요?” 이런 질문에 돌아오는 대답은 열에 아홉은 대부분 비슷비슷하다. “들긴 했는데 부모님이 들어주셔서 저는 잘 몰라요.”

2030 세대가 자발적으로 드는 보험이라고 해봤자 자동차가 있다면 의무적으로 가입해야 하는 운전자·자동차보험이 전부일 뿐, 나머지는 부모세대의 의사나 주위 사람들의 권유로 인해 어떤 상품인지도 모르는 상태로 가입하는 경우가 태반이었다.

심지어 일부는 ‘보험’이라는 단어만 꺼내도 필자를 보험설계사라고 생각해 거리를 두려는 케이스까지 있었다. 아직까지 젊은 세대들에게 있어 보험은 어렵고 복잡한 것을 넘어, 불필요하거나 ‘사기꾼’이라는 부정적인 이미지로 인식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더 솔직히 털어놓자면 보험 기자로 뛰기 전까지만 해도 필자는 우리나라에 이렇게 많은 보험사들이 있을 것이라고는 상상조차 못했다.

아예 생명·손해보험협회나 보험개발원 등의 기관이 존재하는 것도 모르고 있었다.

안타깝게도 이는 필자만의 일은 아니다. 필자 주변의 수많은 20~30대 대학생·직장인·자영업자는 물론, 지난 8월 열렸던 금융권 채용박람회를 찾은 학생들까지도 보험협회의 존재를 모르고 있는 경우가 파다했다.

당시 손해보험협회 부스 앞에서 만난 한 20대 후반 취업준비생은 “원래 은행권 입사를 준비하고 있었는데, 멘토의 소개로 보험 쪽으로 방향을 틀게 됐다”면서도, “그 전까지만 해도 보험협회의 존재도 몰랐고, 스터디그룹에서도 (보험협회 입사를) 준비하는 인원은 거의 없었다”고 털어놨다.

분야를 막론하고, 시대의 변화를 쫓아가지 못한다면 결국 도태될 수밖에 없다. 하루가 다르게 빨라져가는 요즘 사회에서는 더더욱 그렇다. 보험업계 역시 미증유의 위기를 만나 대대적이고 완전한 변화를 꾀하려 하는 모습이지만, 여전히 젊은 세대들은 보험을 막연하고 부정적으로만 보고 있는 듯 하다.

이를 깨트리기 위해서는 보험이 가지는 ‘낯섦’을 극복하는 것이 우선과제로 보인다.

이를 위해 최근 보험업계는 전통적인 대면채널 대신 토스·뱅크샐러드 등의 금융 플랫폼과의 협업을 통해 스마트폰 사용에 익숙한 2030 세대의 유입을 노리고 있다.

이들 금융플랫폼이 열어놓은 장에 카카오와 네이버를 비롯한 ‘대형 플레이어’들까지 출사표를 던지면서 신 시장 개척 열풍이 불고 있기도 하다.

빠르고 합리적인 소비를 지향하는 2030세대에 맞춰 당초 납입기간이 길고 가격이 비싸던 보험상품 대신, 꼭 필요한 보장만을 탑재한 소액 단기상품이 속속 등장하기 시작한 것 역시 최근 보험 시장의 트렌드다.

그러나 아직까지 상품 및 서비스 도입 초기기 때문인지, 아니면 여전히 보험에 대한 부정적인 이미지가 많기 때문인지는 몰라도 플랫폼을 통한 보험영업은 그리 활성화되고 있지 못한 실정이다.

대형 보험사 한 관계자는 “먹거리 발굴 차원에서 다양한 노력이 이뤄지고는 있지만, 보험업 특성상 비대면채널 활성화에는 아주 많은 시간이 필요할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았다.

아무리 보험사들이 상품을 쉽게 만들고 소액단기 상품으로 접근성을 높이더라도, 아직까지 소비자들에게 있어 보험이라는 상품은 설계사를 통해 체계적으로 가입해야 하는 상품으로 낙인찍혀 있다.

결국 인식 자체가 완전히 바뀌지 않으면 소액단기보험은 단순히 눈길끌기용 상품으로 남을 뿐, 시장의 패러다임을 바꾸기에는 역부족이라는 평가다.

올해 초 손해보험협회 김용덕 협회장의 말대로 보험업계는 ‘단순한 변화’가 아닌 ‘완전한 변신’을 꾀해야 하는 시점이다. 패러다임의 변화란 결코 하루아침에 이뤄질 수 없는 일이다.

올해부터 본격적인 변화의 첫 발을 뗀 보험업계가 2030 세대에게 보다 가까워질 수 있기를 기원해본다.

장호성 기자 hs6776@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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