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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9.19(목)

[데스크 칼럼] 반일 보다 더 중요한 미래대비 자강

기사입력 : 2019-08-1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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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정희윤 부장
[한국금융신문 정희윤 기자] ◇ 금융·실물·글로벌 다발성 위기 경고등

아베 정부의 무역 보복에 항전 의지를 끌어올리는 사이 우리 시야에 더 크고 사나운 태풍이 들어차기 시작했다.

미국 경기침체 불안감에 글로벌 증시가 자꾸만 흔들리고 있다. 글로벌 경기 버팀목이 흔들리게 된 것이 원인이니까 글로벌 증시에 끼칠 충격은 클 수밖에 없다. 경제여건이 나쁜 나라일수록 훨씬 크게 체감되기 마련이다.

미국과 중국이 벌인 고래 등 싸움이 장기화 되는 사이 글로벌 자금은 주식시장을 등지기 시작한 것이 수치로 드러나고 있다. 신흥국에서 빠지는 액수가 커진데 이어 주식시장이라면 선진국마저 발을 뺄 가능성이 커지는 형국이다.

유럽 주요국 경기는 그 오랜 양적완화 정책에도 좀체 회복하지 못하고 있고 남미에선 아르헨티나 먹구름이 새로 자리 잡고 있다.

우리 경제와 밀접한 중국의 사정과 일본의 행태 모두 가장 불리하게 작용할 나라가 우리나라라는 특수성은 정말 뼈아프다.

중국의 수출 변동성은 우리나라 수출물량에 직접 영향을 끼치고 있다. 아베정부가 우리에게 선포한 무역보복은 아직 起만 있고 승이 어떻게 흐를지 알 수 없지만 장기간 혈투를 치러야하는 최악의 경우를 대비하지 않을 수 없다.

국가별 요인만 따져서 그렇지 우리를 둘러싼 위험 요인은 실물 거래에 기반한 국제교역에 국한되지 않는다. 글로벌 통째 연동된 금융시스템인 탓에 기축통화국이 아닌 대한민국은 외환리스크까지 견뎌내야 한다.

◇ 전쟁 반대 묵자조차 정당한 반격은 인정

가장 먼저 꼽자면 이미 개전 상황에 돌입한 일본에 대한 반격은 성공하고 볼 일이다.

최근까지 문재인 정부를 놓고 여냐 야냐 진영논리에 기댄 논자들의 공방은 현재 우리가 처한 복합 다중 위기의 성격에 비춰볼 때 대단히 한가하고 소비적인 것이었다.

친일-반일 프레임으로 끌고 가서 한쪽이 주먹을 날리면 에라 나라고 참을쏘냐 말다툼 주고받은 거대 정당의 행태는 골수 팬클럽들이 보기에 시원할지 몰라도 한 나라의 책임 있는 입법기구 핵심 인물들의 처신으로는 낙제점을 면하기 어려운 수준이었다.

그런 정치인들에게 묵자(墨子)의 가르침에 귀기울일 것을 권고한다.

흔히 알려지기로는 묵자라고 하면 겸애주의자, 반전평화 사상가 이런 평가가 따르는데 더 정확하게 보자면 묵자는 침략전쟁을 큰 죄라고 규정하는 사상가이지 무저항주의자는 아니다.

묵자는 여섯 제후 가운데 자신의 힘이 가장 막강한 것을 믿고 다른 제후들을 향해 공벌(攻伐)에 나섰던 옛 진(晉)나라 지백(智伯)씨 사례를 든다.

그가 두 제후 병탄에 성공해 여섯 중 셋을 하나로 합하고도 또 다른 제후를 궁지에 몰아넣기에 이르자 남은 두 제후가 ‘순망즉치한(脣亡則齒寒)’의 처지에 있다는 공감대를 형성해 반격에 나섰던 사례다.

바람 앞의 등불이었던 조씨를 한씨와 위씨가 힘모아 지원한 끝에 물리쳤던 사례를 놓고 묵자는 높이 평가했다.

◇ 역사를 통해 백성을 통해 실행해야

묵가의 그 이야기는 유명한 <非攻 中>편 끝 무렵에 담겨있다. 그리고 그 사례를 통해 얻을 수 있는 교훈으로 2019년 하반기 대한민국 뭇 백성부터 대통령까지 귀담아 들을 만한 가르침도 던져 준다.

묵자가 정리하면서 인용한 엣말은 “군자는 물을 거울삼지 않고 사람의 일을 거울삼으니 물을 거울삼으면 제 모습에 취하고, 사람을 거울삼으면 길흉을 안다(君子 不鏡於水而鏡於人 鏡於水 見面之容 鏡於人 則知吉與凶)”는 말이다.

후학들이 이 글귀를 놓고 해석하면서 살피길 옛 경전인 서경(書痙) ‘주혹(酒酷)’편에서 옛사람이 말하길 ‘사람은 물에 비추어보지 말고 마땅히 백성에게 비추어보라 했다는 풀이가 눈길에 닿는다. (이상 묵자간고2, 전통문화연구회 참조)

사람의 일을 거울삼을 때 그 대상으로 백성들을 삼는 것이 묵자 성향에 부합한다는 풀이인 셈이다.

묵자는 또ㅡ 지나간 일을 가지고 앞으로 올 일을 알고 드러난 것을 가지고 보이지 않는 것을 알아채는 지혜를 강조했다.

기본적으로 묵자는 소수에 불과한 군주 또는 제후가 제 백성이 원하는 바와는 상관없이 그들만의 이익을 위해 남의 나라, 남의 세력을 치는 공벌(攻伐)을 크나큰 죄악이라고 비판했다.

바로 왜구들의 동북아에서 광역화했던 노략질, 임진왜란과 정유재란에 그치지 않고 강압을 동반한 대한제국 병탄과 아시아 직접 침략의 역사가 있다.

역사에 대한 사죄를 하다 만 일본 정부의 계보가 2019년 7월에 와서 무역보복으로 표출됐다.

지나간 일을 비춰보지 않더라도 정당한 반격은 해야한다. 묵자도 동의할 일이라고 본다.

◇ 잠재 성장률 2%…백년대계 다시 세우기

하지만 그것이 전부가 되어서도 아니 될 일이다. 반일 프레임만으로 대통령 국정수행지지 여론이 과반을 넘는다는 착시에 빠진다면 대한민국 백성들에 비춰볼 때 죄악이 되는 일임을 명심하기 바란다.

일본이 단기간 물러선다 하더라도 가야할 길은 멀고 해야할 일은 많으며 무겁기 때문이다.

미국 경기침체 걱정이 글로벌 증시를 흔들고 금융시스템 불안요인으로 대두한 것은 결코 가벼이 볼 일이 아니다.

대외 불안요인 뿐 아니라 국내 경제·산업구조는 지속가능성이 의심스러운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는 점도 유념해야 할 사안으로 꼽힌다.

최근 현대경제연구원 추정에 따르면 우리나라 잠재성장률은 2.5% 수준으로 추정되고 2021년~2025년엔 2% 초반으로 떨어진 뒤 계속 방치될 경우 2026년 이후에는 1%대로 떨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이 대목에서 한중일 세 나라 합작영화 묵공(默攻)이 떠오른다. 묵가그룹이 파견한 1인 구원군 덕에 일시적으로 위기에 벗어나자 약소국 왕은 다시 오만과 구태의연한 정치로 돌아갔고 끝내 조나라에 함락된다는 이야기다.

청년실업-결혼기피-저출산 고령화는 수백 만 대군보다 무서운 대군이다. 과거 이론과 처방으로 극복할 수 없다는 것은 이미 다 드러났다. 멀리 있는 원군을 불러 모으고 내부 군사들과 백성들을 아우를 수 있는 통큰 구조조정 리더십만이 살 길이다.

소재부품산업 지원예산을 늘리자마자 ‘예산나눠먹기 방지책’을 촉구하는 현실이 살아 있는 한 그게 민주당 정권이건 자유한국당 정권이건 백성들의 희망이 될 수는 없다.

광주형, 구미형, 군산형 일자리도 근본적인 대안일 수 있는지. 외국인 이민을 더 받고 여성과 노인을 더 많이 일 시키다는 방안이 근본적 대안이 될 수 있는지 묻고 또 물어봐야 한다.

청년 세대는 일과 결혼을 포기하는 것으로 현재 공공부문과 사기업들의 고용구조, 우리 경제시스템과 관계맺기에 퇴짜를 놓고 있다. 단순히 지원을 늘리는 처방은 끝났다는 것이다.

멀리도 말고 2025년 우리 잠재성장률이 다시 상승하려면 무엇을 해야할까 지난 일을 돌아보면 온전한 혁신정책이 행정 입법 사법 3부 권력의 엄정한 집행과 민심의 굳건한 지지 확보가 필수적이다.

정희윤 기자 simmoo@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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