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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12.12(목)

금융권 사회공헌 출연 1조원…정부 복지 정책 마중물

기사입력 : 2024-12-09 00:00

(최종수정 2024-12-09 07: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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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출산·소상공인 등 사회취약계층 지원
공적 기능 강화 프레임 씌워 정책에 동원

금융권 사회공헌 출연 1조원…정부 복지 정책 마중물이미지 확대보기
[한국금융신문 김성훈, 전하경 기자] 금융지주, 은행, 보험, 카드사 등 금융권 ESG와 사회 공헌 책임이 부각되면서 금융권이 정부 복지 사업에서 차지하는 역할이 커진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8일 한국금융신문이 신한·KB·하나·우리금융지주와 생명보험사회공헌재단, 신용카드사회공헌재단 누적 출연금을 분석한 결과, 설립부터 2023년까지 9516억원을 사회공헌 사업에 사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생명보험사회공헌재단은 자살 예방 사업, 시니어 사업, 사회 취약계층 치료비 지원 등에 신용카드사회공헌재단은 소상공인 가맹점 지원과 서민금융에 방점을 두고 매년 사회 공헌 활동을 펼치고 있다.

신한금융, KB금융, 하나금융, 우리금융 등은 올해 정부 저출생 극복 기조에 맞춰 어린이지 설립, 여성 경력 단절 극복 등을 진행했다. ▶관련기사 6~7면

일각에서는 사기업인 금융사에 '이자 장사' 등 프레임을 씌워 '팔비틀기' 식으로 공적 역할론을 부여하고 있다는 비판도 나오고 있다.

올해 저출생 극복·사회취약계층 지원 앞장
금융지주와 은행권, 생명보험사회공헌재단, 신용카드사회공헌재단은 정부부처와 협력하며 사회 취약 계층 지원과 복지 사업 지원에 발벗고 나서고 있다.

KB금융그룹은 양종희닫기양종희기사 모아보기 회장의 ‘상생과 공존’ 기조에 따라 저출생 현상과 여성의 경력단절문제 극복에 기여하기 위해 지난 2018년부터 총 1250억원을 투입했다.

신한금융그룹 역시 진옥동닫기진옥동기사 모아보기 회장을 필두로 사회공헌 브랜드 ‘아름다운 동행’을 새로 만들고, 생애주기별 사회공헌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저출생 극복을 위해 지난 8월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대중소기업농어업협력재단과 함께 대·중소기업상생협력기금 출연 관련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민간기업 최초로 100억원을 출연하기로 했다.

함영주닫기함영주기사 모아보기 하나금융그룹 회장은 총 1500억원을 투입해 전국의 보육 취약 지역에 90개의 국공립어린이집, 광주·둔산·부산·청라 등에 10개의 직장어린이집을 완공했다.

우리금융그룹은 그룹사가 200억원을 출연해 발달장애인 일자리 창출, 다문화가족 복지사업 등을 이어오고 있다.

상생금융·사회공헌 커지는 금융권 요구…밸류업 저해
금융권이 사회공헌에 적극적으로 나서왔던 배경은 국민의 돈으로 차익을 얻는다는 비판이 있어서다. 신용카드사회공헌재단은 신용카드사 고객이 포인트를 사용하지 않아 소멸될 경우 낙전수입으로 잡힌다는 비판으로, 생명보험사회공헌재단은 보험사가 국민의 돈으로 상장 후 차익을 실현한다는 비판에 따라 사회에 환원하고자 만들어졌다.

금융권에서도 해당 부분에서 환원 의무가 있다는 점을 인정하고 사회 공헌 사업에 적극 나서왔지만 정부 요구가 과해지고 있다는 비판도 나온다.

지난 2일 윤석열닫기윤석열기사 모아보기 대통령 주재로 열린 국정 후반기 첫 민생토론회에서 김병환 금융위원장은 "은행과 협의해서 장기로 분할 상환하는 방안, 이자 부담을 조금 더는 방안 등을 협의할 것"이라며 상생금융에 대해 언급했다.

윤 대통령 역시 지난해부터 '이자 장사'와 '성과급 잔치'에 대해 언급하며 직접적으로 은행권을 비판해왔다. 윤 대통령 비판 이후 금융권은 일제히 울며 겨자먹기로 금액을 늘렸다.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지난해 은행권의 사회공헌활동 총액은 1조 6349억원으로 전년도보다 32% 이상 늘었고, 같은 기간 서민금융 상품을 통한 사회책임금융 실적도 6조 2845억원에 달한다.

일각에서는 정부의 이 같은 압박이 현재 진행 중인 밸류업 프로젝트의 취지와 모순된다는 지적도 나온다.

밸류업 프로젝트는 기업이 투명하고 효율적인 경영을 통해 더 많은 이익을 남기고 이를 투자자에게 돌려주는 것이 주요 내용인데, 번 돈을 사회공헌에 모두 쏟게되면 실제 주주의 이익은 줄어들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은행업계 관계자는 "기업에 투자한 주주에게 이익을 돌려주는 '밸류업'과 어려운 소외계층을 돕는 '사회공헌'은 현재로서는 어느 한 쪽도 소홀히 하기 어려운 문제"라며 "업계가 함께 나서는 것도 개별 은행이 투자 비중을 조절해 사회공헌과 밸류업을 모두 이루자는 취지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성훈 기자 voicer@fntimes.com, 전하경 기자 ceciplus7@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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