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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T칼럼] 커다란 패러다임 변화 앞에서의 보험산업

기사입력 : 2022-12-20 17: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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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치홍 밀리만코리아 대표-현.밀리만 한국/중국 대표 / Global Partner-Milliman 본사 근무-National Life 근무-Equitable Life 근무-Manulife 근무-University of Waterloo 수학과 석사: 보험수리 전공-연세대학교 상경대 경영학과 졸이미지 확대보기
안치홍 밀리만코리아 대표-현.밀리만 한국/중국 대표 / Global Partner-Milliman 본사 근무-National Life 근무-Equitable Life 근무-Manulife 근무-University of Waterloo 수학과 석사: 보험수리 전공-연세대학교 상경대 경영학과 졸
보험업계는 한 달 내에 완전히 새로운 경영 패러다임을 앞두고 있다. 세계 보험시장 역사상 가장 큰 변화라고 할 수 있는 국제보험회계기준(IFRS17)과 신자본규제제도(K-ICS)가 2023년 1월부터 동시에 적용될 예정이다. 커다란 변화를 앞두고도 조용해 보이지만 새로운 제도와 관련된 실무자와 담당자는 긴장 속에서 바쁜 시간을 보내고 있다. 추진 초기에는 많은 어려움으로 현재 수준에 도달하기는 어려울거라고 예상되었는데도 지금의 모습은 예상을 뛰어넘는 수준이다. 그동안의 진행을 다음과 같이 요약할 수 있다.

5년 전, 신 제도 도입이 구체화되면서 업계에 큰 영향을 미칠 것이란 점은 예상된 바다. 많은 부분에서 경영혁신이 광범위하게 언급됐다. 보험상품과 판매 채널 또는 상품관리 프로세스나 경영 의사결정 프로세스에 변화가 예고됐다. 경영 전반에서 전략적인 접근이 요구됐다. 그러나 적정한 시스템 구축이 계획보다 힘들어지면서 경영 전략적인 측면이 도태된 것이 사실이다. 기술적인 접근에만 치중한 결과다. 현 상황이 앞으로 많은 보험사에게 혼동을 가져올 수 있으며, 잘못된 의사결정을 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특히 새로운 제도가 요구하는 근본적인 정신은 ‘지속가능성’에 있다고 볼 수 있다. ‘지속’이라는 개념이 주장하는 것은 시간적인 ‘지속’과 내부 의사결정에서의 ‘지속’, 즉 일관성이다. 시간적인 측면에서는 이러한 환경에 익숙한 경영진들이 장기적인 시각으로 의사결정을 해야 한다. 내부 의사결정 프로세스에서는 일관성을 유지해야 신제도의 효과를 볼 수 있다.
이러한 근본적인 요구에도 불구하고, 보험사의 경영진 교체가 계속되면서 시간적인 지속가능성이 미진해졌다. 이 결과로 현재 보험업계에는 새로운 제도를 명확하게 이해하는 경영진이 부족해진 상황이다. 새로운 경영진이 신제도에 적응하려면 많은 시간이 필요하다. 경영진에서 시간적인 지속가능성이 떨어지다 보니 그 불똥이 내부 의사결정 프로세스로 튀고 있다. 프로세스 상에서 비일관성으로 번지고 있고 충돌이 일어나고 있다. 여전히 많은 보험사가 어떤 경영정보를 바탕으로 당면한 경영현안을 결정해야 하는지 혼동해 한다. 새로운 제도가 요구하는 근본적인 정신을 경영에 얼마만큼 반영하는지가 관건이 되고 있다.
부문별로 살펴보면 혁신 대상 첫 번째는 상품이다. 특히 과거에 판매하던 역마진 상품에 대한 반성과 함께, 새로운 제도에서는 역마진 상품이 다시는 용납돼서는 안 된다는 성토가 나온다. 새로운 제도를 도입하면서 과거의 역마진 상품이 경영지표에 상당히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 것을 실제로 목격했기 때문이다. 이 부분에 있어서는 자연스럽게 많은 혁신이 기대되었다.
상품 혁신의 중심은 상품의 장기 수익성을 근간으로 한 변화다. 하지만 아직 구체적인 변화는 보이지는 않는다. 상품의 변화를 도모하기 위해서는 경영진의 강한 의지와 현안에 대한 설득력이 있어야 가능하다. 아직 이 수준에는 미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특히 상품의 수익성은 경쟁력이라는 측면에서는 배치되는 개념이 될 수 있어 소비자의 소구력을 높이거나 판매하는 채널의 효율성이 동반되어야 달성할 수 있다. 상품의 구조적인 측면도 혁신의 대상으로 많이 언급되었다. 상품이 지금 보다는 단순해지면서 소비자와의 관계가 투명해져야 한다. 그러나 이러한 변화를 가져오기에는 시간이 부족했다.

판매채널적인 측면에서도 효율성 개선이라는 혁신과제가 주어졌지만 아직 결과는 미미하다. 효율성이란 적은 비용으로 수익성 있는 상품을 소비자에게 제공하는 것이다. 단기간에 달성할 수 있는 목표가 아니다. 판매채널을 전략적으로 선택해야 하는 문제와 효율적인 운영방안을 결합한다는 것은 회사의 중장기 목표 수준으로 세워져야 한다. 몇몇 보험사들은 판매채널의 거버넌스를 상품의 제조로부터 분리하는 채널 분사를 실행했다. 아직은 목표 효율성을 달성할 수준은 아니지만 적어도 근간을 마련했다는 점에서 의미를 부여할 수 있다. 이렇게 해서 성공사례가 만들어진다면 후발주자들도 방향설정 및 전환이 수월해질 수 있다.
커다란 변화 앞에서는 누구라도 긴장할 수밖에 없다. 때문에 가상을 바탕으로 목표를 높게 설정하게 된다. 그렇게 일을 진행하다 보면 복잡한 문제에 빠질 수 있다. 문제 해결에 집중하다 보면 목표에 대한 의식이 흐트러지게 된다. 현재 보험업계의 상황이 그렇다. 목표를 달성하지 못한 게 아니라 목표가 잘못 설정됐다고 보는 것이 바람직하다.
다행인 점은 다른 나라에서 쉽게 볼 수 없는 구축사례를 우리 보험업계는 만들었다는 점이다. 앞으로 다른 나라들이 이러한 제도를 도입하면서 적어도 우리나라 사례들을 참고하고, 또 배울 점을 찾기 위해 노력할 것이란 점은 뿌듯해 할 만하다. 어떻게 보면 이번 선진제도의 과감한 도입으로 한국의 보험업계의 위상이 높아진 것은 분명하다. 그러나 아직 기술적인 부분이 대부분이고 경영적인 측면은 상대적으로 취약하다.
보험업계의 장기적 경쟁력 제고를 위해 반드시 인지해야 할 점은 이번에 구축된 인프라와 더불어 언급된 경영과제를 하나씩 적용하면서 해결책을 찾아야 한다는 점이다. 여기에는 경영진이 중심이 되어야 한다. 경영진 중심으로 꼬인 실타래를 풀어가듯 모든 지혜를 모아야 할 때다.

[서울국제금융오피스 금융 전문가 칼럼] 안치홍 밀리만코리아 대표

안치홍 밀리만코리아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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