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념에 젖거나 무엇인가 골똘히 생각하고 있는 여성의 얼굴과 잠깐의 휴식이나 잠시의 여유 혹은 멍한 상태를 즐기는 여성의 전신 모습을 한자리에서 감상할 수 있다. 이는 깊은 마음의 심심(深心)과 아무 일 없음의 심심이라는 동음이의어(同音異義語)를 화가가 스스로 적절하고 교묘하게 연출한 작품들이다. 오늘을 사는 사람들의 보편적이고 일상적인 사유의 영역을 여성을 주요 주체로 내세워 이야기 한다.
세상에서 자신을 감추고 싶어 한다. 세상에 자신을 내세우고 싶기도 한다. 세상은 양립되는 두 가지의 공존이 항상 함께한다. 한쪽 눈으로만 세상을 바라볼 수는 없을까. 불안하면 한쪽 눈을 감거나, 슬기로우면 한쪽 눈을 뜨면 되는 편리함을 존재하지 않을까. 안 되는 것을 알면서도 불안한 화가의 길을 재촉할 수밖에 없는 오늘의 시간이 힘겹다. 뜬눈과 실눈의 차이는 외형으로는 다르지만 내면으로는 같다.
반쪽의 얼굴이 있다. 그럼에도 대칭되는 반이 있다는 사실은 누구나 잘 알고 있다. 눈을 감아도 눈뜬 세상이 있다는 것과, 앞을 그려도 뒤가 온전히 존재하고 있음에 대한 당연함을 그린다. 다르다는 것은 남들의 시선일 뿐이다. 온전히 다 보여줄 수 있는 나 자신에 대한 전체와, 일부만 바라보고 싶은 눈동자의 결은 항상 같은 선상에 있다. 한편으로는 바라보고 있는 자신의 자신감 혹은 외면, 바라봄을 당하고 있다는 불안감 또는 외면의 결과는 항상 외면에서 결론을 맺는다. 지금을 살아가는 사람들의 모습으로 보인다.
이창선 기자 lcs2004@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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