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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유신 서강대학교 기술경영대학원장] ESG경제 전환에 따른 기업·금융권의 선제적 대응 중요

기사입력 : 2021-07-05 00:00

(최종수정 2021-07-06 10: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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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정유신 서강대학교 기술경영대학원장
▲사진: 정유신 서강대학교 기술경영대학원장
올해 들어 대기업과 금융회사들 사이에 가장 가장 많이 화제가 된 용어는 ESG(환경, 사회책임, 지배구조)다. ESG는 주주 이외의 사회 전체(소비자) 이익과 친환경, 사회공헌, 윤리경영이라는 비재무적 요소를 고려하는 새로운 기업 가치관이다.

소비자 이익의 범위를 사회공헌 외에 친환경과 윤리경영까지 늘리고, 이러한 비재무적 요소를 주가와 같은 재무적 기업가치에 반영하도록 요구할 수도 있어서 기존의 CSR(Corporate Social Responsibility:기업의 사회적 책임)과 구별된다.

왜 이렇게 ESG가 급격히 화두가 되고 있나. 전문가들은 첫째, 코로나19 충격을 계기로 ESG로 대표되는 비재무적 요소들의 중요성이 급부상하고 있기 때문이다. 코로나19 이후 기업의 지속가능성과 사회적 책임에 대한 요구가 커지면서 기업가치 평가에 있어 ‘재무 정보뿐 아니라 ESG와 같은 비재무 정보평가도 필수‘가 되고 있다.

둘째, 미국 바이든 정부의 친환경 및 ESG 드라이브를 꼽는다. 증권거래위원회(SEC)에 ESG 전담부서를 신설한데 이어, 상장 기업에 대해 탄소 배출량, 이사회 다양성 등 ESG 공시를 의무화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자본시장에서 세계 최고의 경쟁력을 자랑하는 미국이 ESG 공시표준을 만들 경우, 바로 전 세계에 영향을 줄 가능성이 높다. 시장에선 이제까지의 재무성과 중심의 주주자본주의가 이해관계자(stakeholder) 자본주의로 전환하는 계기가 될지 주목하고 있다.

셋째, 소비자들이 기업제품의 자연환경과 사회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관심도 제고도 중요 요소다. 소비자들은 이제 기업 제품 자체에 대한 만족뿐 아니라, 제품이 자연환경과 사회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도 고려하면서 제품을 구매한다. 주된 이유는 기업활동이 지구 온난화, 기후 변화 등 환경오염에 영향을 주는 사례가 늘고 있는데다, 대기업 독과점 등으로 인한 양극화 이슈 등이 불거지고 있기 때문. ESG는 특히 지구와 후세대에 대한 관심이 많은 MZ세대(밀레니얼과 Z세대)와 같은 젊은 층일수록 관심도가 높은데, 최근 코로나19로 인해 기업의 지속사능성에 대한 경각심이 높아지고 있다.

넷째, 국가간 주도권 경쟁도 빼놓을 수 없는 요인이다. 유럽, 미국의 적극적인 참여로 글로벌 자금의 ESG 이동이 본격화되자, 중국도 ESG 주도권 경쟁에 뛰어들고 있다.

미국의 바이든 신정부에 대한 적극적인 대응 필요성에다가, 중국이 지금까지 ’세계의 공장‘으로 탄소배출이 압도적 1위인 점, 또 중국의 現 경제성장 단계와 사회구조상 S(사회적 책임)와 G(지배구조 개선)가 취약해서 자칫 소외될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그럼 ESG투자를 리드하는 기관들은 누군가. 유럽에선 일찌감치 기업의 지속가능성 관점에서 ESG 투자원칙을 수립한 네덜란드 연기금과 세계 2위 규모의 노르웨이 국부펀드를 꼽는다.

이들의 대표적 투자전략으로는 ESG에 반하는 기업 예컨대 환경오염, 무기, 아동 착취 등과 관련있는 기업들을 배제하는 네거티브 스크리닝(Negative Screening)과 우수한 ESG 성과를 보이는 기업을 선별해 투자하는 포지티브 스크리닝(Positive Screening) 전략이 있다. 예컨대 2017년 노르웨이 국부펀드인 GPFG가 기업의 매출 또는 전력생산의 30% 이상이 석탄에서 나올 경우 해당 기업투자를 완전히 배제하겠다고 발표한 건 ESG 책임투자의 대표사례다.

미국에선 연기금 최초로 캘리포니아 공무원연금(CalPERS)이 ESG 투자원칙을 도입했지만, 주도는 초대형 글로벌 자산운용사인 블랙록과 뱅가드가 주도하고 있다. 특히 블랙록이 적극적이다. 투자배제 또는 선별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ESG 기준을 충족하지 않는 투자기업에 대해 주주 관여(Engagement) 내지 주주총회에서의 적극적 주권 행사에 나서고 있다. 미국 최대 석유회사인 엑손모빌이 온실가스 감축목표를 설정하지 않은 것과 이사회의 독립성 결여를 이유로 경영진 선임에 반대한 사례가 유명하다. 최근 들어 특히 아시아지역에서의 ESG 관점에서의 주주권행사가 많다는 분석이다. 블랙록의 아시아(일본 제외)에서의 주주권행사 건수는 2019년 238개에서 2020년 458개로 92.4%나 급증하고 있다.

그럼 ESG 투자를 위한 평가지표에는 어떤 것들이 있나. 아직 ESG 투자에 대해 합의된 글로벌 표준이 마련되지 않아서인지, 전 세계적으로 ESG 평가기관만 600개 이상이고, 평가 방식과 가중치를 두는 평가 요소가 상당히 다양하다.

하지만, 그중 특히 글로벌 기관투자자들이 투자할 때, 참고하는 평가지표로는 MSCI의 ESG 리더스지수, DJSI의 ESG지수, FTSE의 FTSE4Good지수 등 3가지가 대표적이다. MSCI는 1999년부터 20년 이상 ESG 평가를 제공해왔으며, MSCI ESG 리더스지수를 활용하는 펀드규모만 1000억 달러를 상회, 투자업계에서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ESG 평가는 공개된 기업 정보, 정부의 공공 데이터, 매크로 데이터 등을 활용하며, 평가대상 기업은 정보검증과정에 참여 가능하다. 평가의 객관성과 투명성 제고를 위해 2019년 말부터 2800여개 기업에 대한 MSCI ESG 평가등급, 유사기업 대비 차이점 및 개별 기업에 영향을 미치는 ESG 관련이슈 등을 제공하고 있다.

DJSI는 주로 세계 시가총액 상위기업을 대상으로 기업의 경제적 성과, 환경 및 사회책임 성과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서 기업의 지속가능성을 평가한다. 설문형태의 평가 방식을 주로 활용한다. FTSE4Good지수는 유럽을 대표하는 ESG 평가지수로, 환경오염 관련 산업 예컨대 석탄, 무기, 담배 등 관련 산업을 배제하는 특징을 갖는다.

어떤 기업들이 ESG에 적극적인가. 우선 대규모 투자자에 민감하고 최근 독과점 이슈에 부담이 많은 글로벌 플랫폼 기업들이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구글은 인공지능(AI)을 통한 자연재해 예측과 질병 예방을, 마이크로소프트(MS)는 100% 친환경 에너지로 가동되는 해저 데이터센터 프로젝트 ‘프로젝트 나틱’을 추진하고 있다.

사회책임과 지배구조를 강조하는 기업들도 늘고 있다. 엔비디아는 글로벌 투자은행(IB)들이 선정한 테크기업 ESG 1위(지난해)를 기록했고, 미국 나스닥에선 상장 때 최소 1인의 여성·성소수자를 이사진에 포함시킬 것을 요구하고 있다. ESG경제로의 전환에 따라 금융권도 ESG금융상품이 늘어나고 있다. ESG채권, ESG주식ETF에 이어 최근엔 ESG대출, ESG카드(예 : 스웨덴의 탄소 배출 한도 ‘Do black’), ESG보험상품 출시가 늘어나고 있다.

이에 따라 기업들의 발 빠른 대응전략이 중요해질 전망이다. 이제 매출과 이익 극대화뿐 아니라 친환경 원자재 및 소재 기술확보, 신재생에너지 사용, 거버넌스 선진화 등 비재무적 목표와 전략을 짜야 하며, 또한 기업 내외 다양한 이해관계자(stakeholder)와의 의사소통을 통해 기업의 산업 및 수익모델 특성에 맞는 핵심 ESG 요소를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

ESG보고서 등을 작성할 때는 MSCI 등 3대 글로벌 평가기관의 ESG 평가지표와 평가항목들을 적극 검토할 필요가 있다. 또 경우에 따라서는 전문기관으로부터 ESG 진단을 받는 것도 한 방법이다.

[정유신 서강대학교 기술경영대학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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