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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태민의 채권포커스] 22년 인상 4명→7명…23년 인상 0번→2번

기사입력 : 2021-06-17 1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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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금융신문 장태민 기자] 연준 멤버들의 금리전망이 담긴 점도표가 크게 변경됐다.

6월 FOMC에서 연준은 경제와 물가에 대한 전망을 상향조정하면서 2023년 연방기금금리 중위수를 0.125%에서 0.625%로 바꿨다.

단기유동성이 과도했던 만큼 초과지준부리(IOER)과 역레포금리(RRP) 금리를 각각 5bp씩 올린 0.15%, 0.05%로 변경했다.

지난 4월 이후 1개월물 T-bill 금리가 마이너스 전환되고, 6월 들어 5천억달러가 넘는 자금이 역레포시장에 유입되는 등 지나치게 풍부한 단기 유동성이 단기 금리에 영향을 미치고 있기 때문에 연준은 일단 IOER에 손을 봤다.

이번 FOMC에서 가장 주목받는 대목은 연준이 2023년 2번의 금리인상을 예상하는 쪽으로 입장을 바꾼 점이다.

월간 1,200억달러 자산매입 규모 유지를 포함해 성명서의 변화는 제한적인 편이었다.

■ 연준 멤버들의 예상, 금리인상 시기 당겨지고 인상 횟수도 늘어

연방기금 목표금리 전망치인 점도표에서 향후 금리 인상에 대한 예상이 크게 강화됐다.

2023년 금리 인상을 전망한 연준위원은 7명에서 13명으로 늘었다. 대부분이 23년 금리인상을 예상한 것이다.

금리인상를 전망한 사람이 2배 가량 늘어난 가운데 2번 이상의 인상을 전망한 위원 수가 11명에 달했다. 5명의 위원은 2023년에 1%를 상회하는 기준금리 수준을 예상하는 매파적 기질을 드러냈다.

또 당장 내년인 2022년 인상을 거론한 위원 수도 4명에서 7명으로 늘어났다.

연준의 점도표에 상당한 변화가 초래된 데는 인플레 압력이 강화됐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연준이 여전히 올해 물가 급등을 '일시적'이라고 보고 있으나 물가 상승률 수준 자체는 한단계 높아졌다.

PCE 디플레이터와 핵심 PCE 디플레이터는 각각 3.4%, 3.0%로 3월 전망보다 1.0%p, 0.8%p 상향됐다. 하지만 2022년과 2023년에는 목표치(2%) 부근의 등락을 예상해 일단 최근 이어지고 있는 물가 급등을 한시적인 사안으로 이해했다.

성장과 실업지표에 대한 전망도 나아졌다. GDP 성장률은 2021년 7.0%, 2022년 3.3%, 2023년 2.4%를 예상했다. 실업률은 2021년 4.5%, 2022년 3.8%, 2023년 3.5%를 제시했다. 2022년 전망이 기존보다 0.1%p 하향조정된 것이며, 나머지 해의 수치는 바뀌지 않았다.

올해 물가상승률 전망폭 변화가 눈에 들어오지만, 전반적으로 시장의 예상에서 크게 벗어난 것은 아니다.

성장률 7%나 물가상승률 3%대를 예상하는 시각도 많았던 게 사실이다.

하지만 점도표 조정에 금융시장은 긴장할 수 밖에 없었다.

미국채 10년물 금리는 8.15bp 급등한 1.5780%, 국채30년물 수익률은 2.48bp 상승한 2.2147%를 나타냈다.

완화 축소 시그널이 강화되면서 일드 커브는 급하게 평탄화됐다. 국채5년물은 10.83bp 상승한 0.8889%, 국채2년물은 5.22bp 오른 0.2092%를 나타냈다.

주식시장도 긴장하긴 했으나 제한적인 반영을 보인 측면이 있다. 다우지수는 265.66포인트(0.77%) 낮아진 3만4,033.67, S&P500지수는 22.89포인트(0.54%) 내린 4,223.70, 나스닥은 33.17포인트(0.24%) 하락한 1만 4,039.68을 나타냈다.

나스닥은 장중 1% 넘게 빠지다가 파월의 기자회견 중 낙폭을 축소했다. 파월은 "인플레는 우리 예상보다 더 높고 지속해서 나타날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고 했다가 "인플레는 이제 진정될 것"이라고 했다.

특히 점도표의 변화에 시장이 긴장한다는 사실을 잘 아는 파월은 "점도표는 미래 금리 예측에 좋은 수단이 아니다. 그것은 아주 불안정하다"는 입장을 표명하면서 시장 불안을 제어했다.

완화 축소 시그널 강화로 미국 돈의 상대적 가치는 큰 폭으로 올라갔다. FOMC 여파로 금리가 뛰자 달러인덱스는 전장 대비 0.72% 속등한 91.19을 기록했다.

■ 의장이 부드럽게 말하더라도...어쩔 수 없는 통화완화 축소 흐름

파월 의장은 그간 당분간 완화적 기조 지속에 방점을 두면서 시장의 기대감이 급하게 변하는 것을 원치 않았다.

점도표 변화에 시장이 긴장할 수 밖에 없다는 점을 아는 파월은 이와 관련한 언급도 했다.

파월은 기자회견에서 "점도표가 FOMC 결정을 대변하지는 않는다"면서 "다음 회의부터 (테이퍼링 조건인) 경제의 상당한 추가 전진 여부를 측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최근 연준 수장 등의 부드러운 발언에도 불구하고 경기개선과 물가압력 확대 등으로 '누군가는 고양이 목에 방울을 달아야 한다'는 의심은 사그라들지 않았다.

사실 최근 연준 이사들이나 지역 연은 총재 등 멤버들의 발언에서도 변화의 필요성은 언급돼 왔다.

댈러스 연은 총재(테이퍼링 논의 시작해야)와 필라델피아 연은 총재(MBS 매입 축소 제시)가 정책 전환의 필요성을 거론한 뒤 상시 투표권을 가진 리처드 클라리다 부의장(테이퍼링 논의를 시작해야 할 수도)과 브레이너드 이사(필요하다면 인플레이션 목표 조정)도 변화가 필요할 수 있다는 뉘앙스를 풍기를 언급을 했다.

이런 가운데 연준 멤버들의 '금리인상 전망'이 크게 상향된 데엔 그들이 물가를 이전처럼 가볍게(?) 보지 않게 됐기 때문이라는 진단도 제기된다.

나중혁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연준 테이퍼링 논의가 공식화됐다고 볼 수 있다. 인플레는 일시적 현상에 불과하다고 주장해온 연준이 스탠스에 변화를 꾀하기 시작한 것"이라며 "물가전망치가 대거 상향조정되면서 인플레 압력이 심상치 않음을 시사했다"고 평가했다.

나 연구원은 "유동성 폐해 조정차원에서 IOER 금리를 인상한 것은 테이퍼링 논의를 본격화하기에 앞서 취할 수 있는 중간수단으로 적절한 조치였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 FOMC는 연준의 백기 투항으로 볼 수 있다. 물가 관련 실기를 인정하고 불확실성을 좌시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보인 것"이라고 해석했다.

연준 성명서가 '인플레가 주로 일시적 요인으로 올랐다'는 문구까지 유지하는 등 큰 변화를 보이지 않았지만, 금리인상 전망 자체가 크게 상향된 것은 연준이 겉으로 드러난 모습 이상으로 물가에 대해 의식하고 있을 가능성이 있다는 추론들도 이어졌다.

■ '인플레 높은 수준 예상' vs '의도적 인플레 관리 중' vs '지금이 고점 근처이며 일시성 무게'

연준의 정책 정상화 경로는 앞당겨지고 있다. 그간 파월 의장 등이 나서서 물가 급등의 일시성을 강조해왔지만, 인식의 변화가 일어나고 있는 것 아니냐는 의심은 좀더 짙어졌다.

하건형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연준의 인플레 인식이 변화됐다"면서 "그 동안 인플레이션은 일시적이며 절대적으로 높은 수준은 아니라고 언급한 것에서 인플레 지속 상승 가능성을 인정한 회의였다"고 평가했다.

하지만 연준은 여전히 공급 병목, 기저효과 등 특정 인플레이션 동인은 시간이 지나면서 사라질 것이라고 말해 일시적 인플레이션 전망이 기본 전제임을 밝혔다. 최근의 입장을 유지하고 있지만, 전망에 대한 자신감은 다소 줄었다. 연준이 통화정책 변화와 관련한 자세는 보다 유동적인 상황이 됐다고 볼 수 있다.

하 연구원은 "금번 회의에서 연준 위원들이 테이퍼링에 대해 논의했다고 답변했지만, 이를 시행할 여건은 요원하다고 강조했고 특정 시기를 언급하는 것을 회피했다"면서 "점도표에서 언급된 2023년 금리 인상 전망과 관련해 매우 불확실하기 때문에 이를 토대로 연준의 정책 기조를 평가하는 것을 경계했다"고 지적했다.

연준은 금리 인상 논의는 매우 시기상조로 단기 논의는 자산 매입 속도에 관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연준이 전망을 현실화시키기 위한 포지션을 취하고 있다는 평가도 보인다. 시장을 긴장시키면서 아무것도 바뀌지 않았다는 점을 강조하는 의도적인 행위를 하고 있다는 것이다.

강승원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연준의 ‘물가는 일시적’이라는 주장은 전망인 동시에 정책 의도"라며 "이번 회의에서 연준은 보이지 않는 손 전략을 통해 모든 만기 구간에서 기대인플레이션을 급락시켰다"고 지적했다.

그는 "미국 10년 금리 상승에도 기대인플레이션이 급락하자 10년 실질금리는 15bp 가량 급등했다"며 "실질금리 상승은 재귀적으로 기대인플레이션을 하락 시킨다는 점에서 연준은 ‘스스로 전망을 현실로 만든다’고 봐야 한다"고 밝혔다.

연준이 8월 잭슨홀, 늦어도 9월 FOMC에선 테이퍼링 스케줄을 언급할 것으로 보면서 4분기 중 실질금리가 다소 크게 상승할 수 있을 것으로 봤다.

아울러 기저효과 등을 감안할 때 국내외 물가 상승률의 고점이 2분기와 여름일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연준이 추가적으로 매파적 성향을 강화할 가능성은 제한적이라는 진단들도 제기된다.

박성우 DB금융투자 연구원은 "인플레와 성장 모멘텀이 정점에 근접해 가고 있다"면서 "이런 점을 감안하면 연준이 추가로 매파화할 가능성은 제한적"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연준이 7~8월 테이퍼링을 공식 발표하면서 시장 예상보다 다소 이른 시점에 테이퍼 공식화에 나살 수 있다"면서 "내년엔 1분기부터 연말까지 QE 테이퍼링, 23년엔 하반기 금리인상 수순을 거치면서 정상화를 진행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또 사람들이 극적인 변화를 좋아하는 속성이 있지만, 연준이 기대 이상으로 빨리 움직일지는 의문스럽다는 평가도 보인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파월이 점도표 또한 하나의 전망치이지 절대적인 기준이 아니라는 입장을 보였다"면서 "연준의 통화정책 스탠스 변화, 금리인상 시점에 대한 핵심지표는 여전히 완전고용"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물가, 경제지표 결과, 경기회복 속도에 따라 연준 멤버들의 전망을 포함해 통화정책 정상화에 대한 컨센서스가 변할 수는 있어도 연준 통화정책이 여전히 경기회복, 완전고용에 포커스를 두고 있다는 점을 다시 한 번 되새겨야 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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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 DB금융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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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 신한금융투자


장태민 기자 chang@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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