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금융신문 이창선 기자] 문화예술의 대도시 집중은 어제 오늘일이 아니다. 수준 높은 문화행사라 할지라도 지방에서의 활동은 주목을 받지 못할 경우가 많다. 그러한 상황임에도 우리나라의 소도시 문화 활동은 여전히 활발한 움직임이 있다. 경상북도 영주에서 진행되는 전시가 그중 하나다.
도시에서 작품 활동을 하다 고향에서 열리는 이번 전시는 화가의 귀향전이라 할 수 있다. “고향 떠난 지 오래되었습니다. 영주여고 졸업이 1976년 2월. 손꼽아보니 45년이나 되었군요. 여고 시절, 미래의 열망과 환경의 열악함 속에서 주변이 보이지 않았던 그때를 잊을 수 없습니다. 학창 시절엔 영주의 멋진 자연을 누리지 못했는데 지금은 고향 영주가 잘 간직되고 있다고 생각됩니다.”라고 작업노트에 적고 있다.
화가 양태숙의 그림들은 계절의 어느 감성을 일기그림으로 분한다. 텍스트가 중심이 되는 그림일기에서는 그림이 글의 도움으로 작용하지만 양태숙의 그림에서는 일기 그자체가 이미지로 등장한다. 일상에서의 휴식, 계절의 분위기 등을 보통으로 사용하는 물건들로 이야기 한다. 자연 풍경에 어느 한부분에 그냥 둔다. 찻잔, 접시, 탁자, 의자, 책 등을 서슴없이 자연 속에 던져놓는다. 그 기물들은 자연의 일부가되고, 이미 그 자리에 있었던 것 같이 자연스럽다.
나뭇잎을 닮았고 구름을 닮았고 꽃을 닮았다. 사람이 지은 것도 백년이면 하늘이 지은 것과 같다(人作百年 天作如同)는 말이 여기에 있는 듯하다. 그림 속엔 시간의 무게나 흔적이 없이도 모든 게 저절로 ‘인위연(人爲然)’이다. 오랜만에 자신의 초록일기장을 들고 귀향한 작가의 일기장을 한 장 두 장 넘기는 기분을 느낄 수 있는 전시다.
작품들은 ‘자연 일기 A Nature Diary’라는 제목으로 경북 영주시에 자리하고 있는 갤러리 즈음에서 7월 2일(금)까지 열리고 있다. 이미지만으로도 그리운 고향의 정취를 느끼게 한다.
이창선 기자 cslee@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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