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외환시장에서 2일 달러/원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5.40원 내린 1,100.80원에 거래를 마쳤다.
지난밤 사이 미 주식시장이 백신 낙관론과 부양책 기대에 강한 상승 흐름을 연출한 데다, 달러 역시 급락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달러/원의 하락은 1,105원선에서 브레이크가 걸렸다. 국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증가와 사회적 거리 두기 격상 움직임 등이 있었기 때문이다.
여기에 저가성 매수세도 만만치 않아 달러/원의 하락 모멘텀은 좀처럼 살아나지 않았다.
그러나 달러/위안 기준환율이 낮게 고시되고, 달러/위안 하락이 이어지면서 달러/원의 하락폭도 확대되기 시작했다.
달러 역시 미 부양책 기대 속 아시아 거래에서 약세 흐름을 이어가며 달러/원 하락을 부추겼다.
특히 외국인 주식 순매수세가 5천억 원이 넘게 몰려 서울환시 수급 역시 공급 우위를 지속하며 달러/원 하락을 자극했다.
서울환시 마감 무렵 역외시장에서 달러/위안 환율은 6.5461위안을 나타냈고, 달러인덱스는 0.14% 떨어진 91.18을 기록했다.
외국인 주식 투자자들은 코스피시장에서만 5천170억 원어치 주식을 순매수했다.
■ 당국 경계 완화 속 숏심리 확산
달러/원이 1,105원 아래서도 계단식 하락 흐름을 이어갔지만, 당국은 이렇다 할 시장 안정조치를 취하지 않았다.
이에 시장은 개입 경계감이 옅어졌고, 덩달아 시장참가자들은 숏심리도 살아났다.
역외 시장참가자들이 숏포지션을 확대했고, 역내 참가자들도 역외를 추종하며 달러 매물을 쏟아냈다.
특히 미 부양책 재료에 따라 달러 약세가 장중 내내 이어진 데다, 외국인 주식 순매수를 동반한 코스피 강세 흐름이 이어지자 수입업체를 필두로 한 저가성 매수세가 점차 줄어든 것도 달러/원이 낙폭을 키우는 데 영향을 미쳤다.
A 은행의 한 딜러는 "원화 강세가 외국인 주식 매입 욕구를 자극하고, 이러한 외국인 주식 매매는 서울환시에 달러 공급과 함께 달러/원의 하락으로 이어지는 현상이 지속되고 있다"며 "당분간 백신 낙관론과 미 부양책 기대 속 연말까지 이러한 현상은 지속할 것으로 보이며, 역내외 참가자들 숏마인드 역시 유지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 3일 전망…美 부양책 진전 여부 주목
오는 3일 달러/원 환율은 1,100원선 하향 이탈을 시도할 것으로 예상된다.
달러/원 1,100원선 아래에서는 저가성 매수세가 대거 몰릴 수 있고, 당국이 속도 조절에 나설 수도 있다.
하지만 미 부양책 진전 과정 속 달러 약세 흐름이 지속될 경우 달러/원의 하락은 불가피해 보인다는 게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분석이다.
다만, 미 주식시장의 상승세가 한풀 꺾인다면 달러 약세 흐름에도 제동이 걸릴 수 있다.
이는 서울환시 달러/원 환율 향방이 결국 미 주식시장 흐름에 따라 결정될 수 있다는 얘기다.
다만, 모더나와 화이자의 백신 사용 승인 여부는 미국과 유럽 보건 당국의 결정까지 기다려야 하기 때문에 백신 낙관론에 따른 위험자산 선호 분위기는 다소 진정될 가능성이 크다.
B 은행의 한 딜러는 "국내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증가세에도 백신 기대에 시장에 리스크온 분위기가 강화되는 모습이다"며 "특히 국내 시장은 수출회복에 따라 경기 후퇴까지 감소하면서 자산시장 내 위험자산이 주목받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달러/원 1,100원선에서는 시장참가자들의 눈치 보기가 극에 달할 것으로 보이는 만큼 내일 서울환시는 수급 장세가 펼쳐질 가능성이 크다"고 덧붙였다.
이성규 기자 ksh@fntimes.com
가장 핫한 경제 소식! 한국금융신문의 ‘추천뉴스’를 받아보세요~
데일리 금융경제뉴스 Copyright ⓒ 한국금융신문 & FNTIMES.com
저작권법에 의거 상업적 목적의 무단 전재, 복사, 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