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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ulture & Hobby] 포스트 코로나와 미술시장

기사입력 : 2020-11-04 18:44

(최종수정 2020-11-05 18: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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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품이 투자의 대상이 된지도 오래다. 어떻게 보면 서양의 16세기 르네상스의 문화예술 또한 공짜로 후원하지 않았다. 예술후원 자체가 개인의 취향보다는 정치적 의도와 사회적 권력을 유지하기 위한 방안이었다.

메디치가의 예술지원은 로렌초 데 메디치(1449~1492)의 큰아들(조반니 디 로렌초 데 메디치, 레오10세)이 교황으로 선출되면서 가문의 권위와 정치력 구축을 위해 건축과 조각 회화를 적절히 사용했다.

특히, 성 베드로 건축기금을 마련하기 위한 면죄부 판매승인은 1517년 마린 루터의 종교개혁을 촉발시키는 계기가 됐다. 당시의 투자는 돈보다는 권력과 정치 세력을 위한 미술투자였다.

‘돈 되는’ 미술품보다는 이미 ‘돈이 된’ 미술품 거래 활발

현재 우리나라 미술시장은 주식시장의 장전거래처럼 조용한 물밑거래가 활발하다. 말 그대로 겉으로 드러나지 않는 속 깊은 그들만의 리그다.

우리나라의 가장 큰 미술시장인 한국국제아트페어(KIAF)가 온라인으로 개최되면서도 이러한 현상이 두드러지게 나타났다.

온라인에서 판매된 작품들 대다수는 이미 익히 알려진 화가의 작품들이거나, 소위 말하는 해외에서도 잘나가는 작품들이 주로 거래된 것으로 보인다. 가격대가 일정하게 형성된 작품이 주식시장의 장외처럼 거래됐다.

코로나19의 영향으로 모든 것의 변화가 감지된 현상이다.

미술품이 사회 진화의 일부분을 담당해야 한다는 당위적 의무와 함께 모든 미술품이 다 그런 것은 아니지만, 현재에 와서 미술품은 대체자산 혹은 투자의 대상으로 이해되기도 한다.

미술 자체로만 본다면 어느 것이나 마찬가지로 인류의 역사와 함께한다. 고대에는 주술의 수단으로, 중세 때는 종교나 왕권의 권력과 함께하기도 했다. 화론이 형성되는 3세기경 중국에서는 지식의 전달과 기록으로 활용되기도 했다.

우리나라에서도 왕권의 확립을 위해 절을 짓거나 탑을 세우기도 했으며, 황실에 화원을 두어 글로서 기록하기 어려운 상황을 그림으로 제작하게 해 후대에 보다 나은 사회구조 발전에 초석이 될 수 있게 했다.

문화예술의 독립적 활동을 인정하는 것은 정치권력이 사용하기 편리할 뿐만 아니라 필요한 부분만을 발췌해서 사용가능하기 때문이기도 하다. 한편으로 자본주의가 형성되기 훨씬 이전의 문화예술은 권력추종의 도구로 사용됐다.

이집트에 왕권 권력의 중심축으로 거대한 피라미드가 형성됐고, 4세기부터 14세기에 이르는 기독교의 역사에도 미술은 중요한 소통의 수단으로 자리 잡았다.

결국 권력을 쟁취하기 위한 투기의 목적보다는 권력을 쟁취한 이후의 투자 목적으로 사용된 것은 분명하다. 종교적 관점에서도 초기에는 문맹인들의 포교를 위해 그림이 동굴벽화로 제작됐으며, 이후에는 권위와 상징을 위한 많은 건축물과 미술품들이 제작된다.

15세기 이후 십자군 전쟁 등으로 인해 교권과 왕권이 약화되는 틈을 타 독립적 자치 도시로 형성된 르네상스 시기에는 새로운 형식의 예술이 등장해 온 것으로 풀이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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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회는 위기에서 오는 법

자본의 힘이 강화되는 21세기 들어와서는 예술품이 투기 혹은 투자의 대상이 되면서 돈을 대신할 수 있는 요건이 만들어지고 있음을 주지해야 한다.

미술품이 돈 된다는 것은 예술품이 돈의 가치처럼 사용된다는 것이고, 환금성과 함께 보석이나 부동산과 더불어 대체자산으로서 기능을 하고 있다는 의미다.

미술에 대한 투자는 주식과 같이 손쉽게 사고팔면서 이윤을 남길 수 있는 분야가 아니다. 감상가치와 소장가치, 사회적 유산가치가 공존하는 분야이기 때문에 장기적 시각이 중요하다.

재테크나 투자의 대상으로서 미술품을 생각한다면 사회적 가치로서의 미술품을 생산해 낼 수 있는 미술가를 선택할 수 있는 안목이 절실하다. 눈에 맞는 미술품에 관심을 두는 것이 아니라 예술가 자체에 대한 활동성과 가치 등에 주목해야 한다.

최근까지만 하더라도 음원에 대한 투자 혹은 소설작품 등 작품 자체에 대한 투자가 있었다. 하지만 최근에 이르러서는 작품이나 시리즈물보다는 그것을 생산하는 예술가 자체와 예술가를 지원 육성하는 기관 등에 주목하고 있다.

문화예술이 본래적 가치와 함께 ‘돈 되는 상품’으로 각광받고 있기 때문이다. 사회적 가치로서의 미술품과, 경제적 가로서의 미술품이 공존하면서 예술작품 자체에 대한 평가보다는 예술가에 대한 평가가 실효성을 지니고 있음이다.

이와 같은 예술가에 대한 관심을 두기 위해서는 첫째, 작품에 대한 환금성과 신뢰도에 부가해 화가에 대한 팬덤(열성 조직)이 구성되어 있는지를 확인해야 한다.

둘째, 작품에 대한 환금성을 확인하기 위해서는 화가의 전속여부, 해외 미술시장의 참석 및 성과여부 등 작품 자체의 활동에 대한 평가가 필요하다. 셋째, 화가의 정신활동이나 작업노트, 예술인으로서의 신인도 평가도 있어야 한다.

최근 방탄소년단(BTS)의 소속사 빅히트엔터테인먼트의 일만 공모주 청약에서 58조원이라는 거대 금액이 모인 것과 비견해 볼 수 있다.

BTS를 공모한 것이 아니라 엔터테인먼트를 상장한 것이며, 투자자들은 BTS나 엔터테인먼트를 신뢰한 것이 아니라 BTS에 대한 팬덤(열성 조직)을 이해하는 문화적 생태계에 금융자본이 몰린 것이다.

‘우리나라, 지금부터 시작이다’


21세기가 되면서 사회구성의 부분으로 자리하던 문화예술이 장르를 불문하고 투자의 대상이 되고 있다. 사실은 오래 전부터 그리하였으나 최근 음원에 대한 일반 공모를 비롯해 BTS의 소속사에 대한 공모 등으로 물밑에서 물위로 부상했을 뿐이다.

코로나19의 여파가 아니더라도 우리나라 미술시장의 변화는 현격히 나타나고 있다. 예술품에서 예술가로의 관심변화뿐만 아니라 장식과 투자, 맘에 드는 작품과 돈 되는 작품의 선택이 나타나고 있음이다.

또한 작품 가격의 측면에서도 가파른 상승곡선이 감지된다. 세계에서 가장 비싸게 거래된 것이 5,000억이라면 우리나라에서 가장 비싸게 거래된 것은 겨우(?) 135억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어느 조사에 의하면 2017~2018년 세계미술시장규모의 평균이 대략 71조원이 넘는다고 한다. 여기에 우리나라 미술시장 규모를 4,500억으로 추산할 때 0,6% 정도에 이르는 통계가 나온다.

세계 경제규모의 10에 이르는 경제력에 비해서는 아주 미미한 규모이다. 이것은 앞으로 미술품에 대한 가치평가와 미술시장의 규모 발전가능성이 아주 높다는 반증이다.

예술은 인간의 경험과 정신적 사유를 통해 드러내는 사회적 산물이면서 자본주의 사회의 경제적 가치를 대체하는 품목이다. 문화라고 하는 거대한 영역 안에 예술이 일부를 차지하면서도 사회의 변화를 위해서 필수적 영역이다.

50년이 조금 넘는 우리나라 미술시장에서 투자에 실패한 미술품들이 쏟아져 나오는 시기가 되었다. 예술품이 돈 되는 세상에서 환금성에 대한 위험부담을 최소화하는 방안을 찾아야 하는 것은 분명하다.

투자에 실패했다는 것은 구매가격보다 낮아졌거나 매매가 되지 않는다는 말이다. 이것은 미술시장의 문제가 아니라 구매자의 안목과 사회적 환경에 핑계를 두어야 한다.

수석이나 난(蘭), 괴목에 투자하듯이 미술품에 투자한 것 또한 오류로 지목된다. 자연물에서 형성된 희귀품은 그들만의 리그가 되지만, 문화예술품은 문화적 가치와 함께 예술가에 대한 사회적 인증이 필요한 품목임을 명심해야 한다.

※ 본 기사는 한국금융신문에서 발행하는 '재테크 전문 매거진<웰스매니지먼트 11월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박정수 미술칼럼니스트/정수아트센터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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