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ince 1992

대한민국 최고 금융경제지

닫기
한국금융신문 facebook 한국금융신문 naverblog

2024.04.20(토)

[기자수첩] 가족과 세대 공감이 키워드였던 추석 영화

기사입력 : 2020-10-05 00:00

  • kakao share
  • facebook share
  • telegram share
  • twitter share
  • clipboard copy
ad
ad
▲사진: 오승혁 기자
▲사진: 오승혁 기자
[한국금융신문 오승혁 기자] “이번 추석에 영화는 어떤 걸로 보셨어요?”

“추석에 뭐 보셨나요?”에 이어 기자가 던질 물음이다.

추석 연휴가 끝난 뒤, 다시 시작된 평일 첫날인 오늘부터 취재차 출입처 관계자와 지인들에게 이 두 개의 질문을 건네 OTT(온라인동영상서비스) 시장의 분위기와 이용자 반응을 엿볼 수 있기 때문이다.

OTT 업체, IPTV와 카카오 등의 기업이 콘텐츠에 사활을 걸고 ‘춘추전국시대’를 연상시키며 경쟁하는 이 때에 어떤 플랫폼을 누가, 무슨 이유로 골랐는지는 굉장히 중요한 지표다.

특히 영화 시장에서 전통적인 대목으로 여겨지던 ‘추석’ 시즌은 영상을 비롯한 콘텐츠 업계 전반에 중요한 시기로 여겨지며 영향력이 더욱 강해졌다.

코로나19 장기화 및 전 세계 확산으로 인해 영화관과 영화사는 힘들었지만, 역으로 집에 머무는 시간이 늘고 추석에도 서로 이동을 자제하면서 도리어 추석은 시험장 역할까지 해냈다.

이 때문에 이 시기의 인기 콘텐츠와 플랫폼은 각 기업에게 하반기와 더불어 내년 설을 대비할 수 있는 전략의 힌트까지 제시했다는 평도 나온다.

제작, 판권 구매 부문의 압도적인 투자와 가입자로 OTT 서비스를 대표하는 넷플릭스의 경우 이번 추석에 특별한 편성 또는 작품을 준비하지는 않았다.

이와는 다르게 국내 OTT 기업 웨이브는 추석 기간에 영화 이벤트를 진행하는 동시에 ‘온 가족이 보기 좋은 영화’ 모토에 맞춰 007, 호빗, 록키 등의 인기 영화를 월정액으로 공개했다.

이와 함께 트랜스포머, 마블, 미션 임파서블 등의 해외 작품 정주행 외에도 히트맨, 신과 함께 시리즈 등의 국내작으로 추석 특유의 코믹, 가족을 강조하는 정서를 자극하고 나섰다.

왓챠의 경우, 추석 맞춤 전략을 따로 세우지는 않았지만 타 OTT 서비스와 달리 영화평 기록 및 추천으로 시작한 기업의 역사와 강점을 살려 9월 공개작을 늘렸다. 매달 1개씩 공개하던 왓챠 익스클루시브 작품을 두 개로 늘려 추석 맞춤 행보를 보였다.

IT 기업을 배경의 SF 스릴러 ‘데브스’와 일본에서 최고 시청률 42.2%를 기록하며 화제를 모았던 은행 드라마 ‘한자와 나오키’의 속편이 그 대상이었다.

티빙을 플랫폼으로 활용하는 CJ ENM의 채널들은 올해 방송계의 화두인 ‘부캐’ 특집과 과거 명작 미생과 현재 인기작 청춘기록 연속 방송을 고르게 편성하는 등 추석에 역량을 쏟았다.

과거 IPTV도 OTT도 없던 시절, 신문에서 명절에 맞춰 나오는 TV 편성표와 특집 안내서를 찾아 형광펜으로 볼 것을 표기하고 메모하던 때의 추억을 상기시켰다는 얘기도 나왔다.

추석 연휴 동안 플랫폼의 경쟁과 지상파 프로그램들 그리고 카카오TV의 콘텐츠를 두루 보면서 기자가 느낀 점은 ‘세대 공감’,‘타깃 집중’ 그리고 새로운 시도에 답이 있다는 점이다.

이런 점에서 참신한 기획으로 흥행에 성공한 KBS의 ‘대한민국 어게인 나훈아’는 좋은 본보기라 할 수 있다.

지난달 30일 방송된 이 기획 프로그램에서는 가수 나훈아씨는 출연료 없이 15년 만에 방송에 출연했다.

그는 전설처럼 회자되는 화려한 공연을 선보여 ‘역시 나훈아’라는 찬사를 이끌어 냈다. 방송 전부터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에 포스터와 나훈아의 과거 콘서트 후기가 올라오는 등 전 세대의 고른 관심을 받은 것은 물론이다.

코로나로 지친 우리 국민들에게 휴식과 재충전의 기회를 제공하겠다는 KBS와 나훈아씨의 ‘합동전략’이 멋지게 성공한 셈이다.

전직 특수부대원들이 그들의 훈련 방식을 인터넷 방송인들에게 적용해 교육하는 유튜브 콘텐츠 ‘가짜사나이’도 전세대의 고른 눈길을 끌었다.

지난 8월 기준으로 한 달 만에 누적 4000만 뷰를 돌파한 이 콘텐츠의 후속작 ‘가짜사나이 2기’는 줄리엔 강, 김병지 등이 참여했으며 왓챠와 카카오TV에서 공개됐다.

이 유튜브 콘텐츠를 본 한 지인은 “추석, 전 세대가 모여 자연스럽게 군대 이야기가 나오는 시기에 영상을 보면서 자연스럽게 많은 이야기꽃을 피울 수 있었다”고 말했다.

예전 기억을 떠올려 보면‘추석에는 성룡’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코믹과 액션물이 대세를 이루던 시절이 있었다.

이제는 가족과 세대 공감을 키워드로 한 콘텐츠들이 그 자리를 대신하고 있다.

플랫폼 전쟁에서 승기를 잡고 싶다면, 명절을 연휴로만 보지 않고 그 안에 자리한 정서와 세대를 관통할 수 있는 키워드를 찾아 새롭게 내놓을 줄 아는 전략이 무엇보다 중요해 보인다.

오승혁 기자 osh0407@fntimes.com

가장 핫한 경제 소식! 한국금융신문의 ‘추천뉴스’를 받아보세요~

데일리 금융경제뉴스 Copyright ⓒ 한국금융신문 & FNTIMES.com

저작권법에 의거 상업적 목적의 무단 전재, 복사, 배포 금지

issue

오승혁 기자기사 더보기

오피니언 BEST CLIC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