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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4.24(수)

ESG펀드 몸집도 수익도 ‘고공행진’

기사입력 : 2020-10-0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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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착한 투자’ 뜨거운 열기…ESG채권 발행도 급증
코로나 사태 계기로 환경 및 사회적 책임에 관심

ESG펀드 몸집도 수익도 ‘고공행진’이미지 확대보기
[한국금융신문 한아란 기자] 국내 금융시장이 ESG(환경·사회·지배구조)에 주목하고 있다. 연기금뿐만 아니라 금융회사들도 ESG 관련 투자에 뛰어드는 중이다.

그간 국내에서는 연기금·공제회 등 기관투자자들의 ESG 투자가 주를 이뤘다. 올해 들어서는 신규 ESG 펀드 조성이나 ESG 채권 발행이 빠르게 늘면서 투자 저변이 확대되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를 계기로 환경 및 사회적 책임을 둘러싼 관심이 높아진 영향으로 분석된다.

ESG란 기업의 비재무적 요소인 환경(Environment)·사회(Social)·지배구조(Governance)를 의미한다.

ESG 투자는 기업의 재무적 요소 외에 환경보호, 사회적 책임, 적정한 지배구조 등 비재무적인 요소를 함께 고려해 장기적 관점에서 리스크 축소와 지속 가능한 수익 창출을 목표로 한다.

4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사회책임투자(SRI) 펀드 42개의 설정액은 총 4674억원, 순자산은 6127억원 규모다(지난달 25일 기준). SRI 펀드에는 연초 이후 1493억원의 자금이 새로 유입됐다.

이 기간 국내 주식형 펀드에서 14조8143억원, 국내 채권형 펀드에서 1조7563억원이 유출된 것과 대비된다.

글로벌 ESG 펀드 규모와 비교하면 국내 시장은 아직 걸음마 수준이다. 글로벌 ESG 펀드 규모는 지난해 말 기준 9000억 달러(약 1087조원)로 집계됐다.

블랙록은 ESG 펀드 시장이 오는 2028년까지 20조달러(2경4266조원) 이상으로 확대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글로벌 ESG 상장지수펀드(ETF) 수는 2015년 60개에서 지난해 270개로 4배 넘게 늘었다.

최근에는 국내 운용업계에서도 ESG 시장에 주목하고 있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ESG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는 영향이 크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코로나19가 본격적으로 확산되기 시작한 지난 2월 이후 3개월간 국내 ESG 펀드에는 153억원이 순유입됐다. 같은 기간 주식형 펀드에서는 1조4000억원, 채권형 펀드에서는 3조1000억원이 빠져나갔다.

ESG 펀드는 코로나19로 인한 하락장에서 코스피지수나 주식형 펀드에 비해 수익률도 상대적으로 선방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ESG 펀드(ETF 포함)의 지난 3~5월 수익률은 -9.41%로 코스피(-12.94%)와 주식형 펀드(-12.23%) 수익률을 앞섰다.

국내 주요 ESG 펀드의 성과를 살펴보면 지난달 25일 기준 ‘마이다스책임투자증권투자신탁(주식)C-W’의 최근 1년 수익률은 34.19%로 가장 높았다.

‘우리G액티브SRI증권자투자신탁[주식]ClassA’(21.78%), ‘한국밸류10년투자주주행복증권투자신탁(주식)(A)’(21.32%)도 20%를 웃돌며 견조한 성과를 냈다.

이어 ‘KTB ESG1등주증권투자신탁[주식]종류CF’(19.30%), ‘코레이트주주성장타겟증권투자신탁[주식]_C-F’(18.70%), ‘한화코리아레전드책임투자증권자투자신탁(주식)종류C-f’(16.86%), ‘우리지속가능ESG증권자투자신탁 1(주식)ClassB’(16.47%), ‘신한BNPPTops아름다운SRI증권자투자신탁 1[주식](종류C-i)’(16.11%), ‘KB아메리칸센추리글로벌리더스증권자투자신탁(주식)(H)C-F’(15.96%) 순이었다.

업계에서는 ESG 펀드를 잇달아 출시하고 있다. 정부의 한국판 뉴딜 정책을 뒷받침하는 움직임도 활발해지면서 ESG 펀드 시장은 더 커질 전망이다.

NH-아문디자산운용은 지난달 3일 ‘NH-Amundi 100년 기업 그린 코리아 펀드’를 선보였다.

이 펀드는 ESG 중에서도 실적 개선과 성장성이 가시화하고 있는 환경 분야에 초점을 맞췄다. 탄소 배출 규제 강화로 성장이 가속할 것으로 기대되는 전기차 산업, 중장기 성장성이 높은 헬스케어 산업 등에 투자한다.

정부의 뉴딜 정책에 따른 수혜가 예상되는 5세대 이동통신(5G), 2차전지, 수소·전기차, 풍력 관련 기업도 펀드에 담기게 된다.

이를 위해 NH-아문디자산운용은 지난 1년여 동안 ESG 자체 평가 방법론을 개발했다. 글로벌 기준으로 평가된 벤치마크도 도입했다.

아울러 이 회사는 주식리서치본부에서 ESG 리서치를 총괄토록 해 예기치 못한 변수를 바로 반영하지 못하는 외부 ESG 평가의 한계를 보완했다.

우리자산운용은 기존 ‘우리하이플러스단기우량채권펀드’를 ‘우리하이플러스단기우량ESG채권펀드’로 변경하고 운용전략에 ESG 운용전략을 추가했다.

‘A-’ 이상의 우량 회사채에 주로 투자하는 기존 운용전략은 그대로 유지하되 투자의사 결정 단계에 ESG를 적용하면서 기업의 비재무적 리스크를 줄여 안정성과 지속가능성까지 함께 확보하는 전략을 구사하기로 했다. A-이상의 우량채권을 선정하고 ESG 투자 프로세스를 통해 ESG 관련 채권에 최종 투자하는 것을 목표로 운용된다.

앞서 우리자산운용은 ESG투자 전문가로 알려진 최영권 대표이사 부임 이후 책임투자리서치팀을 신설했다.

외부 ESG평가기관과 지속적인 협업을 통해 책임투자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등 역량 강화에 나서고 있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은 지난 4월 사회적 책임투자를 위한 자금조달을 목적으로 발행된 ESG 채권에 투자하는 ‘미래에셋지속가능ESG채권펀드’를 출시했다.

이 펀드는 신용등급 AA-이상 국내 상장사 중 한국기업지배구조원(KCGS)의 ESG 관련 평가 등급이 B+이상인 기업 채권과 ESG목적발행채권을 투자대상으로 삼는다. 섹터별 크레딧 리스크, 기업별 펀더멘털 등을 점검해 최종 ESG 채권 포트폴리오를 구성한다.

ESG펀드 몸집도 수익도 ‘고공행진’이미지 확대보기
미래에셋자산운용은 2004년 설정한 국내 주식형 ‘미래에셋좋은기업ESG펀드’를 시작으로 해외 주식혼합형 ‘미래에셋글로벌혁신기업ESG펀드’, 국내 주식 ETF ‘TIGER MSCI KOREA ESG 시리즈’ 등을 운용하며 ESG 관련 트렉 레코드를 쌓고 있다.

일각에서는 국내에서 ESG 펀드로 판매되고 있는 펀드들이 다른 일반 펀드와 차별화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박혜진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원은 “국내 주식형 ESG 펀드를 대상으로 분석한 결과 ESG 펀드 포트폴리오의 평균적인 ESG 수준은 일반 주식형 펀드와 유의한 차이를 보이지 않으며 ESG 펀드 간에도 실제 포트폴리오의 ESG 수준은 상당한 차이가 존재할 수 있음을 확인했다”며 “이는 중장기적으로 ESG 펀드에 대한 투자자 신뢰 저하와 ESG 펀드 시장 위축으로 연결될 수 있는 만큼 국내 금융투자업계는 차별화된 ESG 펀드상품 개발에 힘쓰는 동시에 ESG 펀드의 투명성 제고를 위해 노력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ESG 채권 발행도 늘고 있다. ESG 채권은 △기후변화·재생에너지 등 친환경 프로젝트 및 인프라 사업 자금조달을 위한 그린본드 △중소기업 지원·일자리 창출 등 사회문제 해결을 위한 소셜본드 △그린본드와 소셜본드의 목적이 결합된 지속가능본드 등 크게 세 가지로 나뉜다.

지난 2018년 산업은행(3000억원)과 신한은행(2000억원)이 그린본드를 발행하면서 국내에서도 ESG 채권 시장이 조성됐다.

국내에서는 주로 은행, 카드사, 캐피탈사 등 금융사의 ESG 채권 발행이 활발한 가운데 비금융사의 참여도 늘고 있다.

올해 TSK코퍼레이션이 그린본드를 1100억원 규모로, 롯데지주가 지주사 최초로 지속가능본드를 500억원어치 발행했다.

이태훈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전반적으로 무엇이 친환경인가에 대해서는 발행자와 투자자 간의 이견은 없을 듯 하나 얼마나 친환경인가에 대한 기준은 여전히 모호하다”며 “향후 국내 특수성을 반영한 당국의 명확한 체계가 제안돼 ESG 채권 시장이 본격적으로 조성된다면 금융이 주도적으로 경제, 사회, 환경 전반의 지속가능성에 기여하는 미래는 머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 국민연금 주도로 KIC·KB·신한금융·SK증권도 뛰어들어

국내에서는 국민연금이 2018년 7월 스튜어드십 코드 도입을 발표하면서 ESG 투자를 주도하고 있다. 이 외에 한국투자공사(KIC), KB금융, 신한금융, SK증권 등이 ESG 투자를 확대해나가고 있다.

한국투자공사는 투자운용본부 내 전통자산 및 대체자산 각 부서의 실무자들로 구성된 지속가능 실무그룹을 조직해 운영하고 있다.

지속가능 실무그룹은 투자운용본부장(CIO)의 감독 하에 ESG 특별기업 선정 및 해당 기업에 대한 투자 비중 관리, 그린·소셜 프로젝트 투자 발굴 및 검토, 중요 ESG 고려사항 논의 등의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

한국투자공사는 지난해 10월 책임투자를 수행하기 위해 책임투자 업무지침을 제정하고 3억달러(3500억원) 규모의 ESG 전략펀드를 운용하기 시작했다.

기업의 ESG 등급에 부정적 변화가 생기면 내부에 공표해 투자 정보를 공유하는 ‘ESG 경보(Alert) 프로세스’를 구축했고 ESG 모델 포트폴리오를 개발해 투자 전 영역에서 참고할 수 있는 ESG 지표로 활용할 계획이다.

또 내년 전면 도입을 목표로 하는 차세대 투자시스템에 ESG 등급, 스튜어드십(수탁자 책임 원칙) 활동 등의 정보를 모니터링할 수 있는 ESG 기능을 도입하기로 했다.

국내 공공 투자기관에게 책임투자에 대한 세계 트렌드와 우수 사례를 공유하는 ‘ESG 데이’도 정례화한다.

KB금융지주는 지난 3월 이사회 내에 ESG 위원회를 신설해 기업대출과 투자 심사 반영 시 ESG 요소를 고려하도록 했다.

KB증권의 경우 금융주선, 자문 등 신재생 에너지 분야 딜과 SK에너지(5000억원), GS칼텍스(1300억원) 등 그린본드 발행 대표 주관을 맡으며 투자은행(IB) 부문에서 ESG 사업을 강화하고 있다.

KB국민은행은 지난 4월 코로나19 피해기업 지원 등을 목적으로 하는 4000억원 규모의 소셜본드와 5억달러(6077억원) 규모의 지속가능본드를 발행했다.

KB국민카드는 지난달 중소가맹점 지원을 위해 1000억원 규모의 소셜본드를 발행했다.

신한은행은 지난 3월 코로나19 피해 지원을 목표로 지난 3월 5000만달러(608억원) 규모의 소셜본드를 발행했다.

신한카드도 같은 목적으로 5월 1000억원 규모의 소셜본드를 발행했다. KDB산업은행은 지난 5월 국내 주요 기관투자가를 대상으로 소셜본드를 1조원 규모로 발행했다.

한아란 기자 aran@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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