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외환시장에서 21일 달러/원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2.30원 내린 1,158.00원에 거래를 마쳤다. 6거래일째 하락이자 달러/원 종가가 1,160원선 아래서 형성된 것은 지난 1월 20일(1,158.10원) 이후 처음이다.
그러나 달러/원의 상승 흐름은 그리 오래가지 못했다.
우선 국내 재료가 달러/원 상승을 가로막았다. 국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감소세를 이어가며 연이틀 100명 아래로 떨어졌다.
여기에 국내 9월 수출이 플러스 전환할 것이라는 기대도 달러/원 상승을 제한하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또 이날 관세청이 발표한 '9월 1~20일 수출입 현황'에 따르면 이 기간 우리 수출은 296억 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3.6%(10억2000만 달러) 증가했다. 6개월 만에 플러스 전환이다. 이 역시 달러/원 상승을 억제하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달러/위안 하락은 중국 인민은행이 여전히 낮은 기준환율을 고집하면서 촉발됐다.
이날 달러/위안 기준환율은 전 거래일 대비 0.01% 높아진 6.7595위안으로 고시됐다.
서울환시 마감 무렵 역외시장에서 달러/위안 환율은 6.7578위안을 나타냈고, 달러인덱스는 0.08% 떨어진 92.84를 나타냈다.
■ 달러/원, 달러/위안 동조화 심화
이날 서울환시 주변 대외 가격변수와 재료는 달러/원 상승을 지지했다.
미 추가 경기부양 협상 난항 소식에 이어 틱톡과 위챗과 관련한 미중 갈등 지속되는 가운데 중국이 사실상 미국 기업을 대상으로 한 '신뢰할 수 없는 기업' 명단 규정을 발표하는 등 자산시장 내에선 대외 악재가 넘쳐났다.
이에 코스피를 포함해 아시아 주요 주식시장이 하락세를 연출했고, 아시아 거래에서 미 주가지수 선물도 낙폭을 키웠다.
하지만 달러/원은 오로지 달러/위안 하락 재료에만 반응하며 1,150원대로 추락했다.
역내외 시장참가자들도 달러/위안 하락에 초점을 맞춰 롱물량을 빠르게 거둬들였다.
A 은행의 한 딜러는 "현재 서울환시 참가자들은 중국 인민은행의 기준환율 고시와 달러/위안 흐름만 좇으며 포지션을 설정에 주력하고 있다"면서 "중국 인민은행이 위안화 강세 속도를 조절한다거나 위안화 약세로 정책 방향을 바꾸게 될 경우 달러/원의 변동성이 매우 커질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 22일 전망…리스크오프 속 달러/위안 주목
오는 22일 달러/원 환율은 미 추가 경기부양 협상 난항과 미중 갈등 속에 글로벌 주식시장이 추가 하락할 경우 위쪽으로 방향을 틀 가능성이 크다.
그간 달러/위안의 계단식 추락에 따라 진행된 달러/원 하락 기조에도 제동이 걸릴 수 있다는 얘기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19일(현지시간) 틱톡의 매각 협상과 관련해 미국의 기업용 소프트웨어 업체 오라클 측과의 합의를 승인할 것이라고 밝힌 데 따라 틱톡의 미국 퇴출은 위기를 넘긴 모양새나, 중국이 미 기업 제재 등에 나설 경우 미 정부이 입장이 언제든 바뀔 수 있다는 점은 우려스러운 대목이다.
뉴욕 환시에서 달러/위안 환율 흐름도 관심이다.
시장전문가들은 미 주식시장이 하락할 경우 달러/위안 반등 가능성이 점쳐지는 건 사실이나, 최근 달러/위안 환율이 중국 인민은행 통제하에서 움직이다보니 아시아 거래에서 결정되는 레벨이 좀 더 시장참가자들의 유의미한 시사점을 주고 있다고 분석했다.
B 은행의 한 딜러는 "달러/원 환율은 달러/위안 하락 재료를 제외하고는 이렇다할 하락 요인을 찾기 어려운 레벨까지 근접했다"며 "국내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감소세가 추세로 확인될 경우 코스피지수 반등과 함께 달러/원은 추가 하락이 가능해보이긴 하나, 현 레벨에서는 달러/원이 크게 반응하지 않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성규 기자 ksh@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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