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외환시장에서 9일 달러/원 환율은 가격 변동 없이 전 거래일과 같은 1,195.50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 달러/원은 미 주식시장 반등과 경제 지표 개선에 따른 경기 회복 기대를 타고 장 초반 1,191원선까지 몸을 낮췄다.
여기에 달러/위안을 필두로 한 글로벌 달러 약세 흐름도 달러/원 하락을 자극했다.
미국 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일일 확진자가 6만 명을 넘어섰다는 소식이 환시 참가자들의 숏마인드를 억제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이후 중국 물가지표 호재에 상하이지수가 1% 넘게 오르자 아시아 금융시장 전반에 리스크온 분위기가 감돌았고, 달러/원도 낙폭을 늘리는가 했으나, 외국인 주식 순매도에 따른 역송금과 결제 수요가 몰리며 달러/원은 오후 들어 낙폭을 더욱 빠르게 줄였다.
서울환시 마감 무렵 역외시장에서 달러/위안 환율은 6.9888위안을 나타냈고, 달러인덱스는 전장보다 0.12% 내린 96.31을 기록했다.
■ 역외 숏포지션 구축 외면
표면적으로는 미국 내 코로나19 재확산에 따른 불안 심리가 작용했기 때문으로 보이나, 실제로는 미중 무역갈등시 예상되는 원화 약세에 대비하는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분석이다.
홍콩 문제가 정치적 갈등으로 그치지 않고 미중 무역협상 훼손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역외시장 참가자들에게 달러 숏포지션 구축을 어렵게 하고 있다는 것이다.
A 은행의 한 딜러는 "역외 시장참가자들이 달러/원 숏포지션 구축을 외면하는 가운데 역송금과 결제성 수요는 꾸준히 유입되고 있다"면서 "서울환시 달러/원이 여타 글로벌 가격 변수와 다른 흐름으로 전개되는 것은 다소 왜곡된 시장 수급과 심리 때문이다"고 진단했다.
■ 10일 전망…미 주식시장 랠리시 달러/원 하락 불가피
코로나19 확산과 미중 갈등에도 당사국인 미국과 중국의 주식시장은 비교적 강한 상승 흐름을 유지하고 있다. 오히려 악재에 민감한 것은 국내 금융시장이다. 특히 달러/원은 여러 호재성 재료 노출에도 1,195원선 주변에서 좀처럼 하락 동력을 얻지 못하고 있다. 이는 코스피시장도 마찬가지다.
하지만 미 주식시장이 랠리 흐름을 이어가고, 달러 약세 현상이 지속한다면 서울환시 참가자들의 숏마인드도 다시 살아날 가능성이 크다.
결국, 달러/원도 시장 흐름에 순응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분석이다.
B 은행의 한 딜러는 "중국과 미국 주식시장이 경제 지표 개선이라는 호재성 재료에 연일 상승 흐름을 이어가고 있지만, 코스피는 2,200원선 근접 이후 상승 동력을 잃었고, 달러/원은 1,195원선 주변에서 하락 동력을 상실했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나 미중 증시 랠리가 지속되고 경제 지표 개선과 함께 달러 약세가 이어지는 데 국내 주식시장과 환시만 탈동조화될 순 없다"고 덧붙였다.
이성규 기자 ksh@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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