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갈등이 무역 부분 뿐 아니라 정치적 이슈로 확대되면서 당분간 서울환시 뿐 아니라 주식시장 등 금융 시장 전반이 리스크오프 상황에 놓일 수 있다는 점도 달러/원 상승을 자극할 수 있는 요인이다.
이날 국내뿐 아니라 아시아 금융시장도 미중 갈등 악재에서 벗어나긴 어려울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리스크 통화인 달러/원의 상승 압력은 더욱 짙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미중 갈등은 지난 주말 사이 더욱 악화되며 금융시장에 우려를 낳았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은 "홍콩 보안법 제정을 재고하라"며 "법안 통과는 홍콩 자치권에 종말을 고하는 일"이라고 경고했다.
케빈 하셋 미 대통령 선임고문도 여러 인터뷰에서 "이번 행보로 중국이 입을 타격은 대부분 자초한 것"이라며 "이번 조치가 외국자본 이탈을 초래해 홍콩이 더는 아시아의 금융 중심지가 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민주당의 유력한 대통령선거 후보인 조 바이든도 "미국이 전 세계에 중국 행동을 비난하도록 촉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여기에 더해 미 상무부는 중국 신장 위구르 자치구 인권탄압과 관련한 이유를 들어 중국 회사 및 기관 33곳을 수출거래 제한 목록인 블랙리스트에 올린다고 발표했다.
이처럼 미중 갈등이 해결의 실마리는 커녕 악화일로를 걷자 글로벌 금융시장은 달러와 금과 같은 안전자산에 수요가 몰리고 있다.
역외시장에서 중국 위안화도 달러 대비 약세를 나타냈다. 이 또한 미중 갈등에 따른 가격 움직임으로 역외시장에서 달러/위안 환율은 0.18% 오른 7.1453위안에 거래됐다. 전 거래일 서울외환시장 마감 무렵 역외환율은 7.1456위안 수준이었다. 금 선물 역시 0.8%상승하며 온스당 1735.50달러를 기록했다.
다만 백신 개발 낙관론이 제기된 점은 시장에 리스크오프를 다소 완화할 것으로 예상되고, 달러/원의 상승 압력도 일정 부분 상쇄할 것으로 전망된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개발과 관련해 앤소니 파우치 미 국립보건원 산하 알레르기·전염병 연구소(NIAID) 소장은 "바이오기업 모더나의 백신 데이터가 조짐이 좋다"고 평가했다.
이에 장중 하락세를 이어가던 미 주식시장이 반등 또는 낙폭을 줄이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A 은행의 한 딜러는 "미중 갈등으로 달러 수요가 몰리면 어김없이 외국인 투자자들은 한국물 매도를 통해 달러 자금을 조달하려는 특성을 보이곤 했다"며 "최근 미중 갈등에 달러/원이 상승 압력을 받는 것도 이러한 맥락에서 이해해야 한다"고 말했다.
B 은행의 한 딜러는 "달러/원 레인지는 1,235~1,242원선 사이에서 결정될 것으로 전망된다"면서 "백신 개발낙관론과 경제 재개, 외환 당국의 미세조정 가능성 등이 미중 갈등 악재를 얼마나 상쇄할 수 있느냐가 오늘 달러/원의 방향성과 폭을 결정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성규 기자 ksh@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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