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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3.29(금)

[마음을 여는 인맥관리⑤] CEO모임에서 인맥을 만들려면

기사입력 : 2020-01-21 11:39

(최종수정 2020-03-15 21: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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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대 로마인에게 신은 윤리도덕을 바로잡는 역할이 아닌 수호신의 역할이었다. 그래서 수호신이 많으면 많을수록 좋으니까 타 민족의 신들도 배척하지 않고 적극적으로 받아들였다. 다만 아무 일도 않고 빈둥거리는 사람까지 지켜주는 너그러운 신을 의미하지는 않고 노력을 아끼지 않는 사람을 옆에서 돕는 것이야 말로 수호신이 마땅히 지녀야 할 모습으로 여겼는데 그 유쾌한 예가 바로 부부싸움의 수호신인 비리프라카 여신이다.

남편과 아내 사이에 말다툼이 시작되면 둘 다 자기가 옳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점점 언성이 높아지고, 상대도 잠자코 있으면 진다고 생각하니까 같이 목소리가 커지게 되고 그러다 보면은 폭력적 상황까지 갈 수가 있다.

이때 둘이서 꾹 참고 비리프라카 여신을 모시는 사당에 간다. 거기에는 여신상이 있을 뿐 신관도 없고 아무도 없지만 나름대로 지켜야 할 규칙이 있다. 신을 믿는 로마인은 감시자가 없어도 그 규칙을 지켰다.
그 규칙은 한번에 한 사람씩 여신에게 차례차례 호소해야 한다는 것으로 이렇게 되면 어느 한쪽이 여신에게 호소하는 동안 다른 한쪽은 잠자코 듣고 있을 수 밖에 없다. 잠자코 듣고 있노라면 상대의 주장에도 일리가 없지 않다는 것을 깨닫게 되고 이것을 양쪽이 되풀이 하는 동안 흥분했던 목청도 조금씩 가라앉으며 결국에는 둘이서 사이 좋게 사당을 나오게 될 지도 모른다. (출처: 시오노 나나미의 ‘로마인이야기’)

김정운 전 명지대 교수는 ‘나는 아내와 결혼한 것을 후회한다’라는 책에서 소통의 기본원칙을 ‘순서 바꾸기’와 ‘관점 바꾸기’의 두 가지로 정의했는데 이 중 하나라도 망가지면 소통은 불가능해진다고 했다.

순서 바꾸기는 내가 이야기하면 상대방에게 넘겨줘야 한다. 유머가 중요한 것도 반응할 순서, 즉 웃을 순서를 주기 때문이다. 정서적 상호작용이 서로 순서를 바꾸어가며 일어나야 하고 그렇지 않으면 곧 바로 지루해진다. 혼자만 하기 때문이다.

관점 바꾸기는 상대방의 관점에서 세상을 보는 것이다. 네 살이면 관점 바꾸기 능력이 가능한데 사회적 지위가 높아질 수록, 하는 일이 성공적일수록 사라진다. 과도한 자기 확신으로 인해 타인의 관점이 존재한다는 사실조차 인정하지 않게 되는 것이다. 이런 문제는 주로 자수성가한 사람들에게서 나타난다

순서 바꾸기가 제대로 되면 관점 바꾸기도 쉬워질 것이다.

CEO모임은 수없이 많고, 대학 등에서 운영하는 최고경영자과정도 경제 사회활동에 필요한 지식의 전달을 표방하지만, 과정에 참여하는 사람들의 내심은 좋은 인맥 만들기가 주 목적이며 실제로 자기 소개 시간에 당당하게 밝히기도 한다. 과정을 진행하는 주최측에서는 수업 후의 뒤풀이나 다양한 친교활동 등으로 교류를 지원하지만 인맥형성이 쉽지는 않아 보인다. 서로 자세히 모르고 대충 알기 때문이다.

필자도 CEO과정에서는 비즈니스 이야기를 꺼내기가 망설여진다. 자칫 공부가 목적이 아니라 영업하러 왔다는 따가운 눈총이 느껴지기 때문인데 대부분 비슷한 마음일 것이다. 원우수첩이 있지만 명함정보이상은 기대할 수가 없다.

특히 자기 소개시간에 많이 전달하려다 주어진 시간을 초과하는 일이 빈번해지면 뒤에서 발표하는 사람이 피해를 본다. 결국 서로 말할 준비만 되어 있고 들을 준비가 되어 있지 않으니 열심히 소개한 내용들이 허공으로 사라지는 것이다.

필자는 모임에 가면 다른 사람의 자기소개 내용을 적은 후 받은 명함과 메모내용으로 그 분이 근무하는 기업의 정보, 뉴스보도내용 등 다양한 정보를 종합하는 1차 프로파일링으로 좋은 질문을 준비한다.

다음에 만날 때 프로파일링 과정에서 궁금했던 사항을 물어보게 되면 본인이 열심히 소개한 내용에 관심을 가지는 사람을 만나니 반가운 마음에 더욱 더 자세하게 설명을 하게 되고 이런 과정이 몇 번 반복되면 그의 성공과 실패스토리도 알게 되고 공감하면서 그에 대한 지식이 풍부해지고 사람에 대한 이해의 폭이 넓어지게 된다. My-Story보다 Hi-Story를 챙기는 것이다.

이제는 상대방도 나의 이야기를 진심으로 들을 준비가 된다. 이렇게 순서 바꾸기와 관점 바꾸기가 여러 번 실행이 되면 자연스럽게 마음이 열리는 접점이 만들어지고 신뢰가 쌓이면서 좋은 소개로 연결될 수 가 있다.

인맥관리에 성공하는 CEO의 실행 3원칙은 프로파일링, 릴레이션십 유지와 열린 소개인데 이를 체계화해서 이해하고 실행하도록 도와준다면 뒤풀이의 교류시간이 좀더 의미 있는 결과를 낳을 것이며 CEO과정이나 모임 참여의 실질적인 목적이 달성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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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형돈 인맥관리 컨설턴트(기부링크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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