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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3.29(금)

KEB하나은행, 항공기금융으로 CIB 공략

기사입력 : 2017-09-25 00:31

(최종수정 2017-09-25 06: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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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 14건 실적…대출·주선 성공 이어져
글로벌 네트워크 활용 대체투자처 부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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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금융신문 정선은 기자] KEB하나은행이 글로벌 네트워크 장점을 활용해 성장성이 기대되는 항공기 금융에 힘을 실으며 기업투자금융(CIB)을 확대하고 있다.

◇ 신흥국 항공수요 타고 동반 성장

24일 KEB하나은행에 따르면, KEB하나은행의 항공기 금융 취급실적은 총 14건으로 9월 현재 대출잔액은 2억7000만 달러(한화 약 3076억원)로 집계됐다. 항공기금융 주선 건수는 8건으로 금액으로 따지면 5억 달러(한화 약 5696억원)에 이른다. 항공기금융이란 항공기의 구매 또는 운용을 위해 필요한 자금을 조달하는 것을 말한다. 항공사는 잔존가치에 대한 리스크가 적고 재무 부담이 적은 운용리스를 선호하고 있어 항공기 구매에서 리스가 차지하는 비중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KEB하나은행의 대표 프로젝트를 살펴보면, 이달 항공기 임대시장 세계 3위 업체인 아발론(AVOLON)과 총 3억 달러 규모의 포트폴리오 항공기금융 주선에 성공한 것을 꼽을 수 있다.

아발론 딜(deal)은 국내 시중은행 최초로 7대의 항공기를 하나의 기초자산으로 묶는 운용리스 방식 포트폴리오 항공기금융 구조로 체결됐다. KEB하나은행이 주간사로 4500만 달러를 지원하기로 했다. KEB하나은행은 대출 이자 수취와 함께 자금조달 업무를 중개한 수수료 이익도 얻는다. 조달된 자금은 ‘보잉787-9’ 신형 여객기, ‘에어버스 320’ 여객기 등 7대의 항공기 구입에 사용된다. 구매된 항공기는 남미 최대 항공사인 라탐, 또 동남아 주요 저가 항공사에 리스될 예정이다.

KEB하나은행 투자금융부 관계자는 “KEB하나은행은 약 1년에 걸친 시장 연구와 아발론 현지 방문을 통한 협상, 경쟁력 있는 상품구조 제안 등 노력으로 당초 한국계 은행과 첫 거래에 소극적이던 아발론을 설득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KEB하나은행은 앞서 지난해 4월 국내 시중은행 최초로 항공기 임대시장 세계 1위 업체인 에어캡(AerCap)과 1억 달러 규모의 항공기금융을 단독 주선한 바 있는 만큼 대체투자처로 항공기금융 공략이 두드러지고 있는 모습이다. 에어캡 딜의 경우 신디케이션 주간사로 KEB하나은행이 4000만 달러를, IBK기업은행·NH투자증권·삼성생명이 각각 2000만 달러씩 자금을 맡았다.

KEB하나은행 투자금융부 관계자는 “항공기 금융은 해운업 시장악화에 따른 대체 투자처 발굴이 필요하고 항공기 담보 취급에 따라 여신 안정성 측면도 장점”이라며 “항공기 시장의 안정적 성장이 예상되며 담보 환가성을 감안할 때 항공기 금융은 다른 오브젝트 파이낸싱(Object Financing) 대비 유리하다”고 설명했다.

항공기 금융이 선박금융과 달리 제조사가 한정돼 공급과잉에 우려가 낮고 항공기 가격 변동성이 작아 담보가치가 안정적으로 유지된다는 뜻이다. 또 항공기는 중고시장이 발달돼 있어 항공사 부도(Default) 이슈가 발생해도 항공기 재임대로 대출계약을 정상화 하거나, 또 중고 항공기 시장에 항공기를 매각해 대출금을 회수할 수도 있다.

은행 중에서는 KEB하나은행이 국책은행인 KDB산업은행과 주로 항공기 금융을 주선하고 있는 가운데, 우리은행과 NH농협은행도 항공기 금융 실적을 내고 있다.

기업금융 강점이 있는 우리은행의 경우, 올해 3월 국내 최초로 사우디 국영항공사인 사우디 에어라인에 2500만 달러 규모 항공기 금융 대출을 성사시켰다. 이어 올 6월에는 항공기 리스사인 아발론 도입 항공기 7대 구매자금(2000만 달러) 대출에도 공동참여했다. 또 올 7월에는 500만 달러 규모 에어캡 항공기금융을 성공했다.

농협은행도 지난해 에미레이트항공 항공기금융 A380 1기 운용리스 사업에 8월(900만 달러)과 11월(2000만달러) 참여했다.

미국의 항공기 제조사인 보잉(Boeing)사 자료에 따르면, 세계 항공기 금융 시장 규모는 2015년 기준 1200억 달러 수준에서 5년간 연평균 7% 가량 성장을 통해 오는 2020년 1720억 달러(한화 194조원)까지 규모를 키울 것으로 보고있다. ‘항공기 리스의 구조와 시장 동향’ 리포트에서 이시은 산업은행 선임연구원은 “신흥국의 경제 급성장으로 중국, 인도, 중동지역을 중심으로 항공수요가 확대되고 있다”며 “중국, 인도를 중심으로 한 아시아 태평양 지역의 항공수요 증가가 글로벌 시장 성장을 견인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신흥국 중산층 확대가 해외여행 증가로 이어지면서 항공산업 시장 전망이 긍정적으로 나타나고 있는 만큼 은행권의 항공기 금융 공략도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금융업계 관계자는 “그동안 투자은행(IB)이 항공기 금융 시장을 주도해 왔지만 은행들이 수익성 향상을 위한 포트폴리오 다변화 차원에서 위험(risk) 대비 수익률이 상대적으로 높은 항공기금융 추진을 확대할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 은행+증권 CIB 강화에 사활

KEB하나은행은 그룹사인 하나금융을 축으로 글로벌 IB 시장을 개척하고 글로벌 네트워크를 활용해 CIB전략의 무대를 국제 금융시장까지 확대하고 있다.

CIB는 기존 상업은행의 기업금융 부문의 네트워크 채널을 활용해 IB업무와 연계영업을 추진하는 전략개념이다. 새 정부 들어 은행이 예대마진에만 의존한다는 비판과 가계부채 축소 기조가 이어지면서 지주사를 컨트롤타워로한 투자금융 부문이 강화되고 있다.

하나금융의 경우 지난해 말 KEB하나은행 IB본부가 IB사업단으로 승격돼 CIB 시너지를 꾀하고 있다. 올해 초 박승길 KEB하나은행 IB산업단장이 증권 부문 하나금융투자 IB부문장을 겸직하도록 했고, 5월 말 은행 IB사업단을 하나금융투자 본사로 이전하기도 했다. 또 더블카운팅 기반 성과평가제도를 도입해 은행 IB와 증권 IB간 협업에 대한 동기요인도 강화하고 있다.

하나금융그룹 IB사업단 관계자는 “KEB하나는 과거 인수금융 빅딜(big deal) 주선과 항공기금융 시장 개척 등으로 항상 답을 찾아왔고 지속적인 성장을 해왔다”며 “종합적으로 외부환경은 녹록하지 않으나 글로벌 IB시장 개척과 은행과 증권 시너지를 바탕으로 성과를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대체투자처 발굴과 시너지를 높이기 위한 노력은 다른 금융사도 비슷하게 나타나고 있다. 현대증권을 인수한 KB금융지주는 지난해 말 CIB부문에서 지주·은행·증권 3사 겸직체제를 도입했다.

신한금융지주도 올해 3월 조용병닫기조용병기사 모아보기 회장 취임 후 자본시장 부문을 GIB(그룹&글로벌 IB) 사업부문으로 확대 개편하고, GIB 사업부문장은 지주·은행·금융투자·생명보험·캐피탈 등 5개사 IB부문 임원을 겸직해서 통할하게 했다.

우리은행도 지주사로 전환되면 다른 금융지주처럼 IB 조직 통합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현재 지주사 체제가 아니라 그룹내 증권·보험 등이 부재하나, 과점주주사 중심 협업을 확대해 비은행 시너지를 강화하고 있다”며 “향후 지주체제로 전환하면 비은행 포트폴리오 확충을 통해 CIB체계 운영을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금융업계 관계자는 “항공기 금융 등 IB 딜은 장기 프로젝트로 안정적 수익을 확보할 수 있기 때문에 경쟁이 치열할 수 밖에 없다”고 설명하기도 했다.

다만 항공기 금융이 ‘만능’ 대체투자처가 아니라는 점도 꼽힌다. 하나금융경영연구소의 ‘항공산업 성장에 따른 금융권의 기회’ 리포트에 따르면, 국내 항공기 금융 투자규모는 2012년 이후 3조원 이상 형성됐고 투자수익률은 선순위 대출 3%, 중순위 5~6%, 후순위 10% 내외로 알려져 있다.

마지황 하나금융경영연구소 수석연구원은 “다만 항공사들의 수익 변동성이 크기 때문에 항공기 금융시장 참여자들은 유가, 여객수송률, 운임, 저비용항공사의 시장 확대 등을 지속적으로 관찰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된다”고 말했다.



정선은 기자 bravebambi@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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