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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이노·에쓰오일 악재 뚫고 ‘방긋’

기사입력 : 2017-09-25 0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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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외여건 나쁘지만 3분기 사상 최대 실적”
GS칼텍스 홀로 연이은 화재탓 수익성 악화

SK이노·에쓰오일 악재 뚫고 ‘방긋’이미지 확대보기
[한국금융신문 유명환 기자] 중국 정부가 잇따른 정유 공장 사고 등으로 환경 규제를 강화할 방침이다. 여기에 미국 텍사스 지역을 강타한 허리케인 하비(Harvey)의 영향으로 현지 석유·화학 공장의 생산이 멈추면서 국내 정유·화학업계가 반사이익을 얻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전문가들은 현지 공장 가동 중단이 글로벌 정유 수급에 영향을 주면서 정제마진이 가격이 큰 폭으로 상승할 경우 SK이노베이션과 에쓰오일, 금호석유화학, LG화학 등이 수혜를 받을 것으로 전망된 반면 GS칼텍스와 현대오일뱅크는 화재와 정기보수 등으로 인해 실적 상승세를 이어가지 못할 전망이다.

24일 정유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17일 중국 국영 석유기업인 페트로차이나(中國石油) 공장에서 대형 화재가 발생했다. 당시 중국 정부가 도심·주거지 화학 공장과 대형 화학 공장을 각각 오는 2020년과 2025년까지 도시 외곽으로 옮기겠다고 공언한 상태에서 화재가 발생해 당초 계획보다 앞당겨 대규모 설비 가동 중간이라는 카드를 꺼내들었다.

이 같은 조치로 국내 정유·화학업체가 반사이익을 거둘 것으로 전망된다. 이충재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중국 정부의 환경 규제로 국내 정유·화학사가 2008년 이득을 봤다”며 “당시 중국 정부는 세계 금융 위기에 대응하려 내수 부양과 인프라 투자 확대 정책을 펼쳤다”고 진단했다.

이어 “중국 가계의 수요가 늘어나 국내 정유·화학사도 수혜를 입었다”라면서 “중국 가계의 소득 증가로 삶의 질 개선 요구가 늘어나 중국 정부가 환경 규제를 늘릴 여지는 충분하다”고 덧붙였다. 그는 “환경 규제가 이어지면 중국 정유· 화학사들의 생산 원가가 오를 가능성이 크다”며 “공장 이전, 환경 기준 미달에 따른 설비 가동 중단·폐쇄 등이 늘어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 연구원은 “중국 정유·화학사 입장에서 생산 원가가 오르면 생산량 감소와 설비 증설 계획 연기·취소가 늘 가능성이 높다”며 “이미 연 250만톤 규모를 생산해 온 중국 석탄 활용 공정(CTO·Coal To Olefin) 설비의 경우 정상적으로 가동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분석했다.

◇ 각종 자연재해로 정유·화학제품 값 상승

글로벌 악재로 정유·화학 제품들이 잇따라 급등하고 있다. 8월들어 주요 정유화학 제품값이 뛰고 있다. 이에 따라 2분기 잠시 주춤했던 정유화학업계 실적이 3분기부터 회복세를 보일 전망이다. 정유업계에 따르면 싱가포르 복합정제마진을 살펴보면 올 상반기 배럴당 평균 6달러 선에서 머물렀지만 지난 7월 7달러로 증가했다.

8월에는 8.3달러로 올랐으며 9월 첫째주엔 평균 9.6달러를 기록했다. 지난주 들어선 10달러 선을 돌파, 10.2달러 수준으로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전통적으로 3분기는 석유제품 비수기로 꼽힌다. 이로 인해 정제마진도 연중 가장 낮지만 올해는 이례적으로 10달러 선을 돌파하며 연중 최고치를 기록하고 있다. 이는 미국에서 발생한 허리케인도 정제마진 상승에 영향을 미쳤다. 하비는 미국 정제설비 30%가 밀집한 텍사스 지역을 강타, 이로 인해 미국 설비가동률은 역사적 최고점에 달했던 96.6%보다 17%P 감소한 79.7%를 기록했다

정제마진은 정유사가 도입한 원유의 가격과 이를 정제해 생산한 석유제품의 가격 차로 정제마진 값이 상승할수록 석유·정유업체의 이익 역시 증가한다. 정유사의 실적 지표인 정제마진은 연중 최고점을 찍었다. 주요 화학제품 가격은 8월 초 대비 현재 20~30%씩 오른 것으로 추정된다.

정유·화학 업계는 때 아닌 성수기를 맞이하고 있다, 계절적으로 봤을 때 비수기임에도 불구하고 각종 재해로 공급량이 증가했기 때문이다. 특히 3분기는 국내 대형 정유·화학업체들이 생산시설 보수작업을 시기이지만 공급량 증기로 일부 생산라인에 대해서만 점검차원에 시설정비만 끝마치고 생산을 이어가고 있다.

정유·화학업계 관계자는 “대보수(대규모 보수공사)를 진행하는 시기임에도 거래처로부터 할 당 받은 물량을 소화하기 위해 일부 시설에 대해 점검만 겨우 끝마쳤다”고 설명했다. 최대 정유공장의 로열 더치 셸 공장 화재도 발생했다. 하루에 40만 배럴의 원유를 처리하는 공장에서 불이나 가동이 중단되자 세계적으로 공급 차질이 일어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우리나라에선 GS칼텍스 여수 공장에서 화재가 발생해 아시아권 내 공급 차질이 우려가 빚어졌다. 이에 따라 제품 가격이 오르며 정제마진도 뛴 것이다. 정유업계 관계자는 “연말에는 그 동안 호황 때문에 정기보수를 미뤄뒀던 세계 주요 정유사들이 가동을 멈추고 보수에 들어가 공급이 여유롭지 못할 것”이라며 “정제마진 추가 상승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 잇따른 석유·화학제품 생산국 자연재해

태국에서 대규모 자연재해가 발생했다. 세계 고무 생산량 1위 국가인 태국에서 천연고무 수급에 차질이 빚어졌다. 대체제인 합성고무의 원료인 부타디엔 가격이 폭등했다. 지난 일주일 사이 톤당 910달러에서 1200달러까지 31.9% 올랐다. 부타디엔은 LG화학, SK이노베이션, 금호석유화학이 생산하고 있다.

이 역시 화학사들의 호실적로 작용한다. 올해 1월에 톤당 3000달러까지 치솟았다가 2분기에 3분의 1토막 났었다. 화학업계 관계자는 “유럽과 중국의 교체 타이어 수요는 늘어나고 있는데 중국의 합성고무 재고는 줄어들고 있어 당분간 부타디엔 가격도 계속 오를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로 인해 국내 석유·화학업체의 영업이익이 증가할 전망이다. 증권가는 국내 석유·화학업체가 3분기 영업이익이 2분기 보다 큰 폭으로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증권업계에 따르면 국내 증권사들은 올해 2·4분기 4,211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하며 실적이 악화됐던 국내 1위 정유사 SK이노베이션의 3·4분기 영업이익 예상치를 최대 1조원이 넘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으며 2·4분기 영업이익 1172억원을 기록한 에쓰오일 역시 5,000억원 안팎의 영업이익을 거둘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금호석유화학과 LG화학도 각각 505억원, 7105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 대규모 자금 투입해 생산시설 확충

한화토탈과 현대오일뱅크는 선택과 집중을 택했다. 한화토탈 대산공장은 지난 5월부터 약 50일간 실시한 방향족2공장과 CFU공장의 정기보수를 완료하고 최대생산 시험운전을 성공적으로 완료했다. 총 1330억원이 투입된 이번 정기보수를 통해 한화토탈은 방향족2공장과 CFU공장의 디보틀네킹(Debottlenecking) 프로젝트와 함께 안전운전을 위한 주요설비 점검, 에너지 효율성 개선 등을 진행했다.

또한 파라자일렌(PX)의 연간 생산량을 100만톤에서 20만톤 증가한 120만톤으로 확대했으며, 방향족1공장 생산량까지 합하면 한화토탈의 파라자일렌 연간 생산량은 190만톤에 달하게 된다.현대오일뱅크는 상사 이례 최대 정기보수에 들어갔다. 현대오일뱅크는 지난달 22일부터 일산 28만 배럴의 제2 공장과 제2 고도화 공정, 제1BTX 공정을 대상으로 한 달간 정기보수에 돌입했다.

◇ GS칼텍스, 연이은 화재로 발목 잡혀

반면 GS칼텍스는 지난달 2차례에 걸쳐 발생한 화재 사고로 인해 고도화 시설들이 아직 가동되지 못하는 상황이다. 지난달 2일 여수산단의 GS칼텍스 공장인 석유화학 2팀 BTX 변전실 패널에서 화재가 발생한데 이어 10일에는 GS칼텍스 2공장에서 화재가 발생했다.

GS칼텍스는 해당 사고로 인해 제2 아로마틱스 설비와 제3중질유분해시설(VRHCR) 가동을 중단한 상태다. 재가동 시기는 아직 미정이다. 업계에선 가동 중단으로 인한 손실이 적지 않을 것이라 분석했다. 한승재 동부증권 연구원은 “2건의 화재로 GS칼텍스의 고도화 설비와 BTX 설비의 정비 기간이 길어질 수 있다”라며 “이로 인해 타 정유사 대비 GS칼텍스의 3분기 개선폭이 둔화되는 것은 사실”이라고 설명했다.



유명환 기자 ymh7536@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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