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ince 1992

대한민국 최고 금융경제지

닫기
한국금융신문 facebook 한국금융신문 naverblog

2024.04.16(화)

[신영자산운용 이상진 대표] “액티브펀드, 인덱스와 생존경쟁 불가피”

기사입력 : 2017-05-26 18:45

(최종수정 2017-06-06 01:39)

  • kakao share
  • facebook share
  • telegram share
  • twitter share
  • clipboard copy
ad
ad

30년 금융경력 “개미 손해 가장 안타까워”
코덱스200 추천·내년 코스피 3000 전망

[신영자산운용 이상진 대표] “액티브펀드, 인덱스와 생존경쟁 불가피”이미지 확대보기
[한국금융신문 고영훈 기자] “앞으로 수년 동안 액티브펀드는 인덱스펀드와 치열한 수익률 경쟁을 펼칠 겁니다. 그 경쟁에서 살아남지 못 하면 액티브펀드는 도태될 수도 있습니다.”

이달 임기만료를 앞두고 있는 이상진 신영자산운용 대표는 기자와의 인터뷰에서 현재 액티브펀드의 위기 상황을 이렇게 진단했다.

최근 코스피 상승장에 인덱스펀드의 수익률은 상승하고 있지만 액티브펀드의 인기는 식어가고 있어 대응책이 필요하다는 의견이다. 장이 좋아지다 보니 최근 헤지펀드도 분위기가 좋지 않다.

시장수익률을 넘어서야 하는데 그렇지 못 할 경우 인덱스펀드보다도 못 하기 때문이다. 수익률이 나쁘지 않음에도 최근 신영운용의 수탁고도 빠지는 모양새다.

고객들의 차익실현 매물이나 인덱스펀드로의 전환으로 볼 수 있다. 시장에 휘둘리는 것, 수익률에 휘둘리는 것이 문제라며 액티브펀드의 운명은 인덱스와의 경쟁에 달려있다고 강조했다.

가치투자의 대가로 불리는 이상진 대표는 임기가 만료된 후 고문으로 물러난다. 올해 이 대표는 만 62세로 자본시장계 대표 큰 형님 중 하나다. 그가 자본시장에 발을 들인지도 훌쩍 30년이 됐다. 그동안의 소회를 이렇게 밝혔다.

“일반 투자자들이 돈을 못 버니까 자꾸 깨지는게 가장 안타깝다. 개미는 기관 탓 외인 탓하는데 꼭지에 들어오니 당연히 돈을 벌 수가 없죠.”

그동안 증권업계에서 계속 지내면서 개미들의 주식투자 수익률이 좋지 않은 것이 마음에 걸린다는 얘기였다. 언론을 통해 개미 투자자에 대한 수익성 제고 방침에 대해 발언했던 그였지만 끝내 뜻한 바를 이루지 못했다는 느낌이다. 사장 퇴임 이후에도 이런 일반투자자들에 대한 고민은 계속해볼 요량이다.

현대중공업에서 영업을 담당했던 그는 제조업에서 금융업으로 업종을 바꾼 독특한 이력을 가지고 있다. “젊은 나이에 울산에서만 살기 답답한 것도 있고 금융업이 미래산업으로서 가치가 있다고 느꼈기 때문에 당시 결정은 어렵지 않았다”라고 말했다.

가치투자를 지향하는 신영자산운용의 펀드 라인업은 가치주 펀드, 배당주 펀드, 연금저축 펀드, 퇴직연금 펀드로 구성된다.

그 중에서도 신영마라톤펀드와 신영밸류고배당펀드가 유명하다. 신영마라톤펀드가 나온지도 15년이 흘렀다. 이 대표는 그동안의 견고한 수익률이 신영자산운용의 가치투자를 대변해준다고 전했다.

◇ 변동성 대비 보수적 투자 선호

신영마라톤펀드의 경우 저평가된 종목에 집중투자해 장기적으로 안정적인 수익을 추구하는 펀드로 A형의 경우 최근 1년 수익률 13.3%를 기록하며 좋은 성과를 내고 있다. 신영밸류고배당펀드 역시 최근 1년 수익률 9.2%, 연초 이후 수익률은 9.46%로 순항하고 있다.

신영자산운용의 펀드 현황은 1000억원 규모의 공모펀드가 20여개, 사모펀드가 30여개다. 전체 펀드는 150여개 정도로 이 중 공모형은 50개 정도로 모두 액티브형 펀드다. 그는 최근 신영증권이 헤지펀드업에 진출했지만 우리는 가치투자를 중시하기에 사업중첩 문제는 거의 없다고 볼 수 있다고 밝혔다.

신영자산운용은 에셋플러스자산운용, 메리츠자산운용, 한국밸류투자운용 등과 함께 가치투자 전문 운용사로 꼽힌다. 그들과의 차별성에 대해 이 대표는 10년간의 수익률이라고 단호하게 대답했다. “고객들은 가치투자니 그런 거 관심 없다. 오직 수익률 좋은 펀드를 찾는다. 수수료 조금 싸다고 수익률 포기하는 고객은 한 명도 없다”라고 지적했다. 사실 그의 가치투자 이론은 단순명료하다. ‘좋은 주식을 싸게 사서 수익을 내는 것’ 일반적으로 고객들은 3년 정도 보고 들어오기에 못해도 3년안엔 일정 수익률을 뽑아야 한다고 봤다.

이런 가치투자가들에게 주가 하락은 오히려 주식을 싸게 살 수 있는 좋은 기회로 인식된다.

자본시장 현장을 느끼기 위해 미국에 자주 다녔던 이 대표는 그곳에도 많은 투자 방법론이 존재한다고 설명했다. 장기 투자자가 있는 반면 데이 트레이딩 투자자들도 많은 것이 미국이다. 단타 고객들은 당연히 수익률을 중요시한다. 신영은 수익을 추구하면서도 주가순자산비율(PBR)을 중요시하며 변동성 대비 안정성도 보수적으로 가져갔다. 다른회사는 공격적인 투자를 하더라도 신영자산운용은 보수적인 투자가 편하다는 입장이다.

◇ 심플한 가치철학 ‘미래보다 과거 중요’

미래만큼 과거의 실적과 재무 변동, 기업 리스크 등을 살펴본다. 과거 흐름을 확실히 알면 미래는 자연히 보이기 때문이다.

그가 바라본 가치주는 이회사가 갖고 있는 기업가치가 100인 반면 현재 거래가치가 50이라면 이건 사야 될 물건이다.

“우리는 현재 가치와 과거에 관심이 많다”며 “미래는 예측하기 어렵지만 살아온 궤적은 쉽게 평가가 가능하기 때문”이라고 했다. 재무재표만 따져봐도 가격이 얼마정도 된다는 것이 쉽게 나온다는 것이다.

“리스크가 왔을 때 덜 손해를 보는 보수적인게 좋다. 20년간 해보니 과거 실적이 견고한 회사들이 앞으로의 투자 가치도 좋았다”며 “신영이면 믿고 돈을 맡길 수 있다는 확신을 고객에게 준 것이 그동안의 가장 큰 수확”이라고 말했다.

이같은 종목에 대한 투자철학은 이 대표의 성향을 잘 드러낸다. 그는 대형주 중에선 SK이노베이션과 포스코를 추천한 것도 좋은 예라 볼 수 있다.

“가치주=자산주라는 인식이 강하지만 가치주와 자산주는 다르다”며 “장이 오르고 있기 때문에 산업 이슈와 상관없이 그 분야의 최고 수준에 도달한 기업이라면 투자 가치가 있다고 본다”라고 말했다. 주식시장의 대형주에 대한 쏠림 현상 역시 일희일비할 필요없다는 의견을 냈다. 장이 좋아지면 대형주는 당연히 오르고 중소형주 역시 따라오르는 것이 순리라는 것이다. 설정액이 많아지면 펀드 운용은 신중해진다. 시장 규모에 비해 시가총액은 어느정도가 적절한 규모인지와 종목 수, 설정액 등 펀드 매니저는 고민을 많이 해야된다.

그는 “신영은 적어도 종목 100개 이상은 들고 간다”며 “1조원 규모 펀드도 종목 100개, 100억 규모 펀드도 종목은 100개다”라고 설명했다. 설정액 2조원이 넘어가는 밸류고배당 펀드는 120개의 종목이 편입돼있다. 모 운용사의 1조원 펀드에는 종목이 20개 정도인 경우도 있다. 이는 회사 전략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업계 발전을 위해 운용사 대표들은 금융투자협회를 중심으로 1년에 6번 정도 사장단 회의를 진행한다.

최근 소규모 펀드 정리 이슈에 대해 그는 “공모펀드가 너무 많은 탓도 있고 50억원 미만의 펀드에 대해선 맞는 방향”이라며 “하지만 신생 운용사들의 경우 소규모 펀드로 시작할 수 있으니 일정 유예기간을 두는 것도 괜찮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펀드 성과보수제에 대해서도 합리적이라고 판단했다. 단기간에는 힘들겠지만 이와 관련한 전산화가 중요하다고 진단했다.

◇ 20년지기 허남권 내 영원한 동업자

이 대표는 현재 같은 상승장에는 삼성코덱스200이 괜찮다고 추천했다. “상승장에는 상위 대형주 10개 정도를 매수해도 사실 큰 무리가 없다”라며 “상장지수펀드(ETF)의 경우 좋은 종목을 잘 구성한 종합선물세트”라고 표현했다.

올해로 2회째를 맞는 신영 투자자포럼은 고객들을 위한 구상과 전략을 소개하는 자리였다. 회사 설립 20주년을 맞아 의미를 되새긴 신영 고객들을 대상으로 한 투자자포럼에는 작년 800여명, 올해 500여명의 많은 인원이 참석해 관심을 보였다.

당시 투자자포럼에서 그는 “공모주식형펀드에서 2004년 이래 40조가 깨진 것은 처음이며 거래량이나 환매 수준을 볼 때 거의 바닥 이라고 본다”며 “주식형 펀드에 들어가기 적절한 시점”이라고 분석했다.

가치주 전략은 저성장과 저금리 시기에 더욱 주목받는 투자 철학인데 작년 하반기부터 낮은 주가수익비율(PER) 등 가치주 영역에 있는 주식의 성과가 좋아졌다고도 진단했다. 그는 “장 상승세인데 주식형펀드가 빠지고 있는 것은 코미디”라며 “나중에 개미들은 꼭지점에서 들어올 확률이 많다”라고 말했다. ‘수익률 상위 10% 투자신탁회사, 특화된 상품 전문 회사’가 신영의 슬로건이다. 1996년 신영투자신탁운용주식회사로 시작한 신영자산운용은 이 대표의 자본시장 이력의 대부분이 녹아있는 회사다.

그는 가장 기억에 남는 일로 “100억원으로 시작해 운용자산 14조원의 회사로 성장시킨 것에 대해선 상당히 만족한다”라고 답했다. 펀드를 추천해달라는 요청에 그는 “펀드가 너무 많기에 회사와 트랙레코드를 봐야 한다”며 “30여개 내외의 제대로된 운용사의 대표 펀드를 고른다면 무리가 없을 것”이라고 했다.

올해 주식시장과 펀드 시장 전망에 대해선 “이런 추세라면 내년 쯤 코스피지수 3000까지 갈 것”이라며 “문재인 정부가 끝날 때 쯤이면 4000은 갈 것으로 전망되며 펀더멘탈을 봐도 이는 무리한 수치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후임 사장인 허남권 사장에 대해 “실력으로 승부하는 나의 영원한 파트너로 든든하다”라며 “내가 아이디어맨이라면 실무작업을 한 사람은 허 사장”이라며 최고의 적임자라고 밝혔다. 그들은 20년 동안 함께 한 사이다. 사장 퇴임 후의 계획에 대해서는 정확히 정하지 않았다. 다만 자본시장 공부를 열심히 해봤으니 조금은 다른 분야의 공부를 하고 싶다고 밝혔다.

〈 학 력 〉

- 1974년 경북고등학교

- 1978년 서울대학교 법학과 학사

〈 경 력 〉

- 1987년 ~ 1992년 신영증권

- 1992년 ~ 1995년 슈로더증권 최고투자책임자

- 1996년 신영투자신탁운용 주식운용총괄 담당자

- 2000년 신영투자신탁운용 상무

- 2009년 ~ 2010년 신영자산운용 부사장

- 2010년 05~ 신영자산운용 대표이사



고영훈 기자 gyh@fntimes.com

가장 핫한 경제 소식! 한국금융신문의 ‘추천뉴스’를 받아보세요~

데일리 금융경제뉴스 Copyright ⓒ 한국금융신문 & FNTIMES.com

저작권법에 의거 상업적 목적의 무단 전재, 복사, 배포 금지

issue

고영훈 기자기사 더보기

오피니언 BEST CLIC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