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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영양가 없이 피로감만 주는 정비사업 뉴스

기사입력 : 2019-11-0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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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조은비 기자
[한국금융신문 조은비 기자] 반포1·2·4주구, 반포3주구, 갈현1구역, 신반포3차·경남아파트, 둔촌주공아파트. 모두 도급 순위 상위권 건설사가 시공을 수주하거나 입찰에 뛰어든 서울 정비구역 단지들이다.

이 단지들은 조합 내분, 시공사 갈등, 정부 규제 정책에 대한 반발 등으로 연일 부동산면 [단독], 톱 기사에 오르내린다. 시공사 편에서는 사업비가 적게는 1조, 많게는 10조 가량 투입되는 대형 사업이고, 조합 편에서는 현재 결정 하나하나에 따라 미래가치와 수익성이 좌우될 수 있으므로 날이 서 있을 수밖에 없다. 언론 편에서는 나름대로 비중있는 업계 사안이기 때문에, 뭔가 일이 벌어질 때마다 촌각을 다퉈 쓸 수밖에 없다.

지난주 언론이 대대적으로 보도했던 정비사업장 현안이 있었다. 바로 신반포3차·경남아파트 조합이 총 2000여 건설세대 중 346세대에 이르는 일반분양 물량을 임대업체에 통째로 파는 안건이 조합원 95%의 찬성률로 총회 통과된 일이다. 정부의 분양가상한제 시행 공포 날로날짜는 상징적이지만, 조합원들이 충동적으로 이 충격적인 발상을 실행에 옮긴 건 아니다.

조합은 지난달 초부터 ‘기업형 임대사업자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공고’를 내고 이 사안을 추진해왔다.

‘래미안원베일리’로 탈바꿈할 이 강남권 서초구 아파트는 현재 철거 진행 중이다.

이미 관리처분인가 단계를 지난 정비사업장으로 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는 피할 수 있으므로, 실질적으로는 주택도시보증공사(HUG) 승인 예정인 일반분양가 3.3㎡ 당 5000만원에 대한 시장적 대응이라 할 수 있다.

먼저 조합 입장은 반포 주변 아파트 시세가 3.3㎡ 당 8000만~9000만원에 형성돼 있으므로 이보다 3000~4000만원 낮은 분양가는 받아들일 수 없고, 대신 3.3㎡ 당 6000만원을 받고 기업형 임대사업자에 해당 물량을 한 번에 통매각하겠다는 것이다. 총 전용면적까지 파악하기는 어렵지만, 1000만원이 발생시키는 차액은 상당할 것이라고 추측된다.

실제 임대사업자와의 계약이 어떻게 진행되는지는 대외비인지라 알 수 없지만, 표면상으로는 시세차익이라는 미래가치를 어느 정도 임대사업자에게 양도했다고 볼 수 있다.

국토교통부는 다음 날 사실상 ‘통매각 불허’ 입장을 내놓았다. 조합이 원하는 통매각을 하기 위해서는 조합 정관, 사업시행인가, 관리처분인가를 변경해야 하며, 그보다 앞서 재건축 정비계획부터 변경해야 한다는 유권 해석을 했다. 신반포3차·경남아파트 조합이 ‘반포아파트지구 개발기본계획 변경’을 고시한 건 2004년 12월로 15년 전이다. …. 할 말이 없다.

서울시 고시는 당연히 서울시장 승인이 필요한 사안이다. 서울시는 임대주택 관련 내용이 최초 정비계획에 포함되어 있지 않기 때문에, 정관 변경만으로는 통매각을 진행할 수 없다는 취지의 회신서를 서초구에 전달할 것으로 알려졌다. 고구마를 먹은 듯 답답한 입장이다. 삼성물산의 첫삽은 오리무중이다.

너무 피곤하다. 강남 집값이 재건축 위주로 반등하자 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를 동 단위로 핀셋 적용하는 것도 모자라, 수익성 악화에 따른 출구 전략도 불가능하도록 막는다고 한다.

이런 방식의 포지티브 규제는 집값을 내리는 데는 효과가 없고 오히려 핀셋 부작용만 낳는다는 걸 숱한 선례와 통계를 통해 배울 때도 되지 않았나 싶다.

국토부나, 서울시나 이런 데에 국력과 행정력을 낭비하기보다는 도시 계획 전반의 규제 혁신을 통해 우리나라 수도 의미에 걸맞은 글로벌 도시 건설을 했으면 한다. 민관이 합심하는 방향으로 정책을 전환할 필요가 있다.

‘[단독] 국토부, 한남3구역 불법 홍보 합동조사 실시’ 같은 제목은 솔직히 조합원과 시공사 아니면 크게 관심도 상관도 없다. 그래봤자 한남3구역에 대다수 사람들은 살 수 없기 때문이다.

기자를 포함해, 사람들은 조금 다른 기사제목을 보고 싶다는 걸 정부가 헤아려줬으면 한다. ‘공공주택 품질 상향 평준화 위해 뛰는 서울시장’, ‘서울시, 파리 에펠탑 버금갈 랜드마크 설계 위해 민간기업과 대승적 협력’과 같은 제목의 뉴스를 쓸 수 있게 정부가 조금만 방향성을 바꿔줬으면 한다.

조은비 기자 goodrain@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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