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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재영 국제금융센터 원장] “글로벌 불확실성 직면 미-중 모니터링 집중”

기사입력 : 2019-11-04 00:00

내년 대선 미국·성장감속 위기 중국경제 예의 주시
초저금리 유효성 물음표…일본식 불황은 ‘반면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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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재영 국제금융센터 원장 / 사진제공= 국제금융센터
[한국금융신문 정선은 기자] “향후 세계경제에 대해 가장 큰 관심을 두는 부분은 크게 두 가지인데 바로 둔화 속도와 경기저점이 언제일 지입니다. 세계경제 향방에 큰 영향을 끼칠 미국, 중국, 유럽 국가들 경제상황 모니터링이 가장 중요한 시점입니다.”

최재영 국제금융센터 원장은 3일 한국금융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올해 국제통화기금(IMF) 세계경제전망에서 화두로 떠오른 ‘글로벌 성장 동반둔화(Synchronized Slowdown)’를 언급하며 센터의 감시 체제를 강화하겠다고 했다.

최재영 원장은 내년 11월 대통령 선거를 앞둔 미국, 연 6% 고성장 신화가 위협받고 있는 중국 등 주요국에 대한 적시 모니터링에 힘을 싣겠다고 했다.

◇ 글로벌 동반둔화 우려…‘재정숨통’ 목소리도

최재영 원장은 올해 6월 취임 이후 글로벌 오피니언 리더를 만나는 과정에서 “저금리, 미중 패권다툼, 글로벌 성장둔화, 포퓰리즘, 탈세계화” 등이 주요 글로벌 이슈로 꼽혔다고 소개했다.

특히 세계경제에 대한 리더들의 시각이 전체적으로 경기둔화 쪽으로 모아졌다는 점도 짚었다.

실제 IMF가 제시한 올해 세계 경제 성장률도 3.0%로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10년만에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주요국 모두가 동시에 하락하는 동반둔화 경향이 우려 요인으로 꼽혔다.

내년 세계경제 성장률로 IMF는 올해보다 나은 3.4%를 관측했다.

최재영 원장은 “경기반등이냐(upturn), 경기침체냐(recession)에 대한 방향성 자체도 누구하나 명확하게 제시하지는 못하는 상황”이라며 “미국, 중국, 유럽 경제상황에 대한 모니터링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미국의 경우 그동안 세계경제 성장을 뒷받침해 왔는데 향후에 얼마나 잘 버텨주는지가 관건이라고 했다. 전망은 좋고 나쁨이 뒤섞이고 의견과 생각이 엇갈리는(mix) 상황이라고 전했다.

최재영 원장은 “통화정책만 놓고 보면 어느 정도로 선제적으로 할 지 여부부터 또 시장에서 그것을 예방적(precautionary) 조치로 볼 지, 아니면 미국 경제의 경기후퇴(recession) 문제로 볼 지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며 “사실 더 큰 것은 대선(2020년 11월)과 맞물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행보인데 예측이 어려운 부분”이라고 설명했다.

중국에 대해서는 현재 진행되고 있는 완만한 성장둔화가 그대로 이어질 지, 단기간 내 예상보다 큰 폭 둔화될 지가 중요하다고 꼽았다.

중국 경제는 올해 8월 달러당 위안화 환율이 7위안을 돌파하는 퍼치(破七)가 실현된 데 이어, 내년에는 경제성장률 최후 보루였던 6%가 깨지는 퍼리우(破六) 우려를 더하고 있다.

한국 입장에서 중국 성장이 둔화되면 무역과 소비에서 의존도가 높은 만큼 실물경제 경로로 영향을 받을 수 있다. 또 해외투자자들이 한국과 중국을 동일경제권으로 인식하는 경로도 작용하게 된다고 했다.

최재영 원장은 “중국 경제의 둔화는 우리 경제가 가지고 있는 리스크 중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하고 있는데 시장에서 예상을 하면 그나마 덜 충격일 수는 있다”며 “어렵고 시간이 걸리기는 하지만 중국을 대체할 시장을 개척해 나가면서 중국 의존도를 줄여나갈 수밖에 없다”고 판단했다.

또 수요 측면에서는 수출시장 다변화를 위해 현재 추진 중인 신(新)남방 정책 실질효과 높이기에 힘쓸 필요가 있다고 봤다.

유럽의 경우 성장의 중심국인 독일이 현재의 부진세를 언제까지 이어갈 것인지를 주목했다. 또 브렉시트(Brexit·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 불확실성은 진행형이다.

최재영 원장은 “브렉시트는 오랜 시간을 끌면서 마치 큰 위험이 아닌 것처럼 여겨지고 있는 느낌도 있지만 한 번도 가보지 않은 길인 만큼 어떻게 진행되느냐에 따라 유럽경제에 영향이 불가피하다”며 “한국의 경우 유럽에서 곧바로 영향을 받지는 않고 미국을 통해 영향을 받게 되는데 그런 경로를 중심으로 계속 모니터링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내년 주요국 경제전망에 대한 기상도로는 중국과 일본은 ‘흐림’, 미국과 유럽은 ‘보통’으로 판단했다.

우선 미국 경제는 내년 대선과 맞물린 트럼프 대통령의 대내·외 행보, 연준(Fed)의 금리인하 속도와 인하폭 등이 주목할 포인트로 꼽혔다.

중국 경제는 내년 6% 성장률을 밑돌며 장기 고도성장 신화가 멈추는 첫 해가 될 가능성이 높다고 봤다. 부동산 경기, 위안화 환율과 자본유출, 미국의 관세철회 여부 등에 주목했다.

유럽은 브렉시트 전개, 라가르드가 이끄는 ECB(유럽중앙은행)의 통화정책, 독일의 경기부양 조치 실행 여부가 포인트다. 내수 의존도가 높은 일본 경제는 올해 10월 소비세 인상 영향이 내년까지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봤는데 다만 하계 도쿄올림픽이 기회가 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세계 경제 의존도가 높은 한국 경제에 글로벌 수요 부진이 부정적 영향이 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다만 최재영 원장은 “우리나라의 주력산업인 반도체 경기가 내년 상반기부터 살아날 가능성이 있어서 숨통이 트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며 “해외수요 부족분은 재정 여력이 허용하는 범위 내 재정정책을 통해 완화할 수 있는 방향으로 나아가고 공급측면에서도 신산업, 벤처 등에 대한 지원을 확대해 잠재성장률을 제고할 필요가 있다”고 제시했다.

◇ 초저금리 효과성 의문…‘버블 주의보’ 촉각

최근 국제금융 시장은 물론 통화정책에서도 화두가 되고 있는 ‘초저금리(ultra low interest rate)’에 대해서는 유효성에 의구심을 나타내기도 했다.

최근 BIS(국제결제은행)에서 그동안 주요국 초완화적 통화정책이 투자와 소비 심리를 개선하고 시장기능 회복에 기여했다고 평가했지만, 한편으로는 초저금리 지속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주요국 중앙은행들이 막대한 유동성을 공급했음에도 누적된 문제가 해결되지 않고 있다는 증거라는 것이다.

최재영 원장은 “마이너스 정책금리는 시장에 경기를 부양할 의지가 있다는 신호 차원 정도이고 실질적인 효과성은 거의 없어진 게 아니냐는 게 다수 의견이며 추후 위기가 발생하면 금리인하 여력이 부족한 점은 한계점”이라며 “장기간 초저금리가 지속되면 경제주체들은 차입을 늘리고 수익을 쫓게 되는데 위험추구 성향이 커지면서 버블이 생성될 우려가 있다”고 우려했다.

특히 대규모 유동성 유입으로 그리스, 이탈리아 등 재정적자 국가군 채권 금리가 마이너스에 거래되는 현상은 “이례적”이라고 꼽았다. 투자위험이 큰 유로화 투기등급 회사채 금리가 마이너스에 거래되고 있는 것도 “비정상적” 투자 행태라고 설명했다.

최재영 원장은 “금리가 경제주체가 더 이상 내려가기 어렵다고 생각하는 실효하한금리(reversal rate)까지 떨어지거나 채권에 대한 디폴트(부도)가 늘게 되면 일시에 채권가격이 폭락하고 시장금리가 폭등하는 ‘플래시 크래쉬(flash crash)’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재정정책은 현재 재정여력이 있다면 어떻게 잘 쓰느냐가 중요한(key) 포인트라고 짚었다. 최재영 원장은 “재정정책은 통화정책과 달리 선별적(targeted) 지출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며 “중장기 재정 지속 가능성을 훼손하지 않는 범위에서 필요시 과감한 재정정책 필요성이 있다”고 제시했다.

◇ “한국, 일본과 달리 역동성 있어”

한국은 국가 건전성은 상대적으로 양호하기 때문에 현재 단기적인 경기상황에 대해 “우리가 잘 대응할 수 있다는 확신을 주는 것이 필요하다”고 했다.

안정적인 외환보유액, 높은 국가신용등급, 양호한 은행건전성, 재정흑자국 등이 뒷받침한다.

다만 현재 외국인이 주식에서는 일부 유출, 채권에서는 순유입을 보이는 점을 참고할 수 있다고 예시했다.

최재영 원장은 “글로벌 경기 둔화에 따른 해외수요(수출) 감소를 상쇄하기 위한 재정·통화정책의 정책조합(policy mix)이 필요하다”고 제시했다.

소위 ‘잃어버린 20년’으로 불리는 일본식 불황 우려에 대해서도 “자세히 살펴보면 경기부진의 원인과 경제구조 측면에서 일본과는 다른 측면이 크다”고 평가했다.

기본적으로 한국도 올해 2% 수준까지 성장률 하락 우려가 있고 물가상승률도 일시적이긴 하나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일본식 불황의 또다른 측면인 인구 노령화, 생산인구 감소 등도 일본과 비슷한 구조로 나타나고 있다.

그러나 일본은 1990년대 초 자산가격 거품붕괴라는 큰 사건을 겪고 나서 불황이 장기화됐지만, 한국은 자산거품과 붕괴를 경험하지 않았다는 점을 짚었다. 또 우리는 내수위주의 경제인 일본과 달리 수출의존도가 높아 세계경기가 개선될 시 반등할 수 있는 역동성이 있다는 점도 꼽았다.

다만 최재영 원장은 “정책적으로 잘못 대응하면 경제의 일본화(Japanification) 불안이 커질 수 있어서 일본의 경험을 반면교사로 삼을 필요가 있다”며 “일본 정부가 경기악화를 안이하게 판단하고 단기적 경기진작 위주 대응을 지속하면서 성장 잠재력 약화와 재정건전성 악화를 초래하고 경제주체들의 저물가 기대심리를 바꾸는 데도 실패한 사례를 새겨볼 만하다”고 말했다.

▶▶ He is…

△1965년 부산출생 / 1987년 서울대 경제학과 졸업 / 1998년 미국 미주리주립대학 경제학 박사 / 1987년 행정고시 재경직 (31회) / 2010년 세계은행(World Bank) 시니어 스페셜리스트 / 2015년 기획재정부 재정기획국장 / 2017년 국민경제자문회의 지원단장 / 2019년 6월~ 국제금융센터 원장

정선은 기자 bravebambi@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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