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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태민의 채권포커스] 외인의 국채선물 포지션 줄이기와 개인이 증폭시켜 놓은 채권시장의 불안

기사입력 : 2019-10-18 14: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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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코스콤 CHECK
[한국금융신문 장태민 기자]
이번주 금통위부터 국채선물 시장에서 외국인과 개인의 개입의 이어지고 있다.

외국인은 금통위 날부터 선물을 대거 매도한 반면 개인은 매수로 나서면서 의구심을 키웠다.

금통위날 예상대로 기준금리가 인하됐으나 두 명의 금통위원이 금리 동결을 주장하면서 추가인하에 대한 기대감이 줄었다.

■ 외국인 대규모 선물매도와 개인의 대규모 선물매수

외국인은 전날 3년 국채선물 1만 3309계약, 10년 선물 4989계약을 대거 순매도했다.

금통위가 열렸던 수요일부터 이틀간 3선은 2만 계약 이상, 10선은 8천계약 가까이 순매도한 것이다.

이날(18일)엔 장 초반 선물 매수로 나오는 듯하더니 결국 3년 선물 위주의 매도로 돌았다. 이날도 외국인 3년 선물 순매도 규모는 6천 계약을 넘어섰다.

외국인은 선물 뿐만 아니라 국채시장에서도 두드러진 매도세를 보였다. 외국인은 전날 장외시장에서 국고채를 4811억원 순매도했다.

외국인은 국고10-3호(만기 20년 6월) 1924억원, 국고11-3호(21년 06월) 1730억원, 국고15-9호(21년 3월) 1100억원, 국고16-7호(19년 12월) 270억원 순매도를 기록했다.

추가 금리인하 기대감 퇴조를 거론하는 목소리가 적지 않았던 가운데 외국인이 만기가 짧은 국고채 위주로 매도한 것이다.

외국인이 채권 팔자에 힘을 쏟고 있을 때 개인 투자자는 선물을 대거 샀다. 개인투자자는 전일 3년 선물을 7785계약, 10년 선물을 1144계약 순매수했다. 금통위 날을 포함해 이틀간 개인은 3선을 1만 5041계약, 10선을 4139계약 순매수했다.

개인은 18일에도 매수세를 이어갔다. 3년 선물을 5천계약, 10년 선물을 2천계약 넘게 순매수했다.

최근 외인이 선물을 팔고 개인이 사는 가운데 가격은 밀리고 있다. 이러다 보니 개인이 얼마나 버틸지도 관심이었다.

■ 금통위부터 강화된 외국인의 매도 강도

금통위부터 외국인의 매도가 두드러졌던 가운데 10월 금리 인하 실현과 추가 인하감 퇴조에 따른 것 아니냐는 진단도 많았다.

외인 매도와 관련해선 글로벌 위험선호 분위기나 금리인하 기대감 퇴조 등이 많이 거론됐다.

A 증권사의 한 딜러는 "금통위날부터 외국인 매도 공세가 강화됐다. 외국인들의 금리인하 기대감 둔화에 대한 의심도 컸다"고 말했다.

최근 외국인 매도세가 과해 이들의 매도강도가 누그러질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오지만, 일단 조심스러워 하는 모습이 많다.

B 증권사 딜러는 "외국인이 어제까지 8거래일 연속 10년선물 매도세를 기록한 가운데 오늘은 3년 위주 선물 매도세를 보이고 있다"며 "외국인 선물 매도세가 진정되지 않으면 약세 흐름을 벗어나긴 쉽지 않을 것 같다"고 진단했다.

그는 "어제까지 외인 누적 잔고가 3년선물은 19만9천, 10년물은 3만5천 정도로 추정된다. 포지션을 청산하려고 마음을 먹었으면 매도세가 좀 더 갈 수도 있을 것 같다"고 예상했다.

이어 "조심스럽게 외인 순매도세가 어느 적정 수준에서 멈출 수도 있겠다고 보지만, 속단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 외인 선물매도, 과거 금리동결 반영했을 때와 유사하다는 진단도

선도금리나 외국인 매도 규모 등을 감안할 때 최근 외국인의 대규모 국채선물 매도가 추가 금리인하에 대한 의심에서 기인한 것이란 추론도 보인다.

강승원 NH투자증권 연구원은 "10월 금통위 이후 선도금리(FRA 1Yx3M)에 반영된 12개월래 금리인하 폭은 0bp로 수렴한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외국인 미결제 약정 역시 올해 초 선도금리가 12개월 간 기준금리 동결을 반영했을 때 수준으로 수렴했다. 결국 금번 외국인의 국채선물 매도는 추가 금리인하에 대한 의구심이 가장 큰 배경으로 보인다"고 풀이했다.

올해 1분기 중 선도금리가 12개월 간 금리 동결을 반영했을 때 외국인 국채선물 미결제 약정은 3년물 기준 17만 계약, 10년물 기준 7.2만 계약이었다면서 최근 상황도 이와 비슷하다고 평가했다.

그는 "전일 기준 3년과 10년 미결제 약정이 각각 17.1만계약, 4.9만 계약 수준까지 축소됐다"면서 추가적인 국채선물 매도 물량 출회는 다소 제한적일 수 있다고 내다봤다.

아무튼 외국인의 선물시장 스탠스 전환을 위해서는 추가 금리인하 기대감이 다시 형성될 수 있을지 여부를 봐야 한다고 풀이했다.

그는 "실제로 올해 5월부터 선도금리에 금리인하 가능성이 유의미하게 반영되며 본격적으로 외국인 미결제 약정이 확대됐던 전례가 존재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올해 12월 연준이 점도표를 통해 2020년 금리인하 여지를 열어둘 것으로 보이고, 이는 결국 금통위의 추가 금리인하 기대감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봤다.

■ 개인투자자 쳐다보는 시선들 '불안'

외국인의 선물 팔자보다 개인의 선물 사자를 불안하게 보는 시선들도 많다.

C 운용사의 한 매니저는 "외국인과 개인의 대립 구도가 형성됐다"면서 "장이 더 밀리면 개인이 손절할 수도 있겠지만, 현재 금리 레벨이 버틸만하다고 본다면 버텨볼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D 증권사의 한 딜러는 "개인이 더 버티면서 사는 모습을 보였다. 불안하다"고 평가했다.

그는 "최근 외국인 매도는 최근의 리스크 온 분위기와 관계가 깊은 것으로 본다. 브렉시트 합의가 되고 미중 스몰딜이라도 되면 아무래도 위험자산에 힘이 실릴 수 밖에 없다"고 진단했다.

최근 수년간의 과정을 보면 국채선물 시장에서 개인 큰 손이 움직일 때 이를 따라하는 매매자들도 적지 않았다.

하지만 지금은 개인의 선물 포지션이 너무 커져 이를 불안한 시선으로 쳐다보는 사람들이 많다.

특히 최근 개인이 지속적으로 선물을 사는 사이에 채권가격은 계속 빠졌다. 개인이 쌓아올린 거대한 포지션이 향후 어떤 폭발력을 나타낼지 모른다는 진단마저 나오고 있다. 또 현재까지만 하더라도 개인이 상당한 손실을 보고 있다는 추정들은 이런 불안을 가중시킨다.

아무튼 개인이 거대한 선물 매수 포지션으로 시장 불안을 가중시킨 가운데 외국인은 포지션을 줄이면서 시장을 압박하는 모양새다.

E 은행의 한 딜러는 "개인이 100억 정도는 터진 것으로 알려져 있다. 오늘도 3선, 10선을 많이 샀는데, 대략 3선 3만4천개, 10선 1만개 정도로 본다. 장이 10틱 밀린다 하면 30억, 40억씩 손익이 왔다갔다 하는 엄청난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는 "외인 누적 포지션은 3선이 17만 4천개 정도로 고점 대비 67% 정도다. 이는 더 줄일 수 있다. 10선은 50% 정도까지 줄인 것으로 분석된다"면서 "지금은 글로벌하게 금리가 오르고 각국이 재정정책에 포커스를 두고 있어 연말로 갈수록 금리가 안정되기보다 조금씩 오를 수 있는 환경"이라고 분석했다.

내년 금리 인하 기대감은 상존해 있다. 하지만 올해 기준금리를 2번 내린 가운데 두 번째 인하시엔 2명의 인하 반대자가 나왔다. 이런 점 때문에 추가 인하까지는 시간이 꽤 걸린다는 관측도 많다.

현재 수급이 다양하게 꼬여 있다는 점이 문제가 될 수 있으며, 손절매가 급하게 출회될 경우 가격 흐름을 장담하기 어렵다는 얘기들이 나온다.

기준금리 추가 인하에 대한 기대감이 유지되는 상황이라면 정책금리와 시장금리의 스프레드가 10bp 이상 크게 벌어지는 어려울 수 있다. 또 현재 기준금리 1.25%인 상황에서 국고3년 금리는 1.4%, 국고10년 금리는 1.6%에 육박해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시장 쏠림이 해소되거나 급한 스탑이 나올 경우 오버슈팅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위의 딜러는 "외국인 스탑이 출회될 경우 3년 기준 금리가 1.5% 전후까지 갈 수도 있다고 본다. 증권사도 외국인 매물을 받아주면서 포지션이 무겁다. 시장은 늘 이 정도면 족하다하고 얘기하지만, 그럴 때도 오버슈팅이 날 때는 예상보다 10bp는 더 튄다. 금리 1.35%가 너무 쉽게 뚫렸고 여기에 10bp를 더하면 3년 1.5%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이런 상황에서 개인이 포지션을 스탑하면 어떻게 되겠는가"라고 덧붙였다.

포지션들이 대립돼 있는 상황에서 개인이 대거 선물을 사면서 시장의 불안감도 상당히 키워놓은 형국이다.

장태민 기자 chang@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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