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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한투·NH증권 빅3, 수익 뒷걸음 리스크 ‘꿈틀’

기사입력 : 2019-10-1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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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B 강화 부동산 딜 급증…관리역량 중요성 대두
DLF 파동 투자자 불안…파생상품 회피 먹구름

미래·한투·NH증권 빅3, 수익 뒷걸음 리스크 ‘꿈틀’이미지 확대보기
[한국금융신문 한아란 기자] 증권사 핵심 캐시카우로 자리 잡은 부동산 딜에 대한 리스크 우려가 커지고 있다. 최근 증권사들이 앞다퉈 사들인 해외 부동산이 셀다운에 난항을 겪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파생결합펀드(DLF) 손실사태로 파생결합상품 발행이 급감하면서 ‘레버리지비율 정체→이자부자산 성장 둔화’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이로 인한 조달비용 증가와 투자 여력 감소로 향후 증권사 자기자본이익률(ROE) 추가 상승 폭이 제한적일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ROE는 투입한 자기자본에서 얼마만큼의 이익을 어느 정도의 이익을 거뒀는지를 나타낸다. 증권사 평균 ROE는 2012년 2.5%에서 2018년 7.2%로 올랐다.

올해 상반기에는 9.8%까지 상승했다. 그러나 녹록지 않은 대내외 요인으로 하반기부터는 ROE 비율이 다시 떨어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13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미래에셋대우·한국금융지주·NH투자증권의 올해 하반기 당기순이익 추정치는 9073억원으로 집계됐다(10일 기준). 이는 올 상반기 당기순이익(1조1372억원) 대비 20.2% 감소한 수치다.

이들 대형 증권사는 포트폴리오 다각화 차원에서 자기자본을 활용해 공격적인 해외 부동산 투자를 벌여왔다.

그러나 올 하반기에는 해외 부동산 관련 대형 딜이 줄면서 증권사 이익의 상당 부분을 차지했던 투자은행(IB) 수수료 수익에도 타격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최근 증권업계에서는 셀다운에 실패한 미매각 물량이 늘고 있는 가운데 해외 부동산 투자에 대해 우려가 점증되고 있다. 이에 증권사들은 부동산 신규거래에 나서기보다는 기존 인수매물을 관리하는 데 무게를 두고 있다.

특히 해외 오피스 빌딩 신규 투자는 보수적으로 접근하고 이미 사들인 부동산을 재매각하는 데 집중하고 있는 모양새다.

한국신용평가에 따르면 국내 8개 증권사의 해외 대체투자 규모는 지난해 말 8조원에서 올 6월 말 13조9000억원으로 5조9000억원 증가했다.

이와 함께 미매각 물량도 쌓이고 있다. 8개 증권사의 6개월 이상 매각되지 않은 물량은 6월 말 기준 3조2000억원에 달했다.

증권사 간 해외 오피스 빌딩 인수 경쟁이 심화되면서 이에 따른 부작용도 우려되고 있는 상황이다. 미매각 물량이 늘면 유동성 위험이 부각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재우 한신평 선임연구원은 “자본 대비 미매각 익스포져 비중은 평균 23% 수준으로 부담이 크지 않으나 일부 증권사는 자본 대비 익스포져가 상당한 것으로 나타난다”며 “이러한 영업형태가 지속될 경우 증권사의 유동성 및 투자위험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대형 증권사의 투자수요가 몰렸던 프랑스 파리 오피스 빌딩이 문제가 되고 있다. 최근 국내 증권사는 파리 오피스 7곳의 셀다운을 진행 중이다.

이중 미래에셋대우가 투자한 라데팡스 1조1000억원을 들여 인수한 마중가 타워는 7월부터 셀다운을 진행하고 있다. 미래에셋대우는 마중가 타워를 인수 후 3개월 안에 셀다운할 계획이었으나 당초 일정과 달리 지연되고 있다.

정태준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해외 부동산에 공격적으로 투자하던 중국 금융기관들이 한국 금융기관들에 물량을 넘기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는데 국내에서도 신규 투자수요가 감소해 셀다운에 난항을 겪고 있다”며 “프랑스 오피스 빌딩의 미매각이 산업 전반의 이슈가 되는 가운데 미래에셋대우가 투자한 해당 지역의 랜드마크도 셀다운이 마무리되지 않았다. 우려가 배가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증권사 우발채무가 늘고 있는 점도 부담이다.

지난 6월 말 기준 국내 45개 증권사 채무보증 잔액은 42조4367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1년 전인 2018년 6월 말(33조1319억원) 대비 28.1% 증가한 수치다.

증권사별로 보면 메리츠종금증권의 채무보증액은 7조6755억원으로 1위를 기록했다. 한국투자증권은 4조3228억원으로 뒤를 이었다.

이어 KB증권(3조9802억원), 하나금융투자(3조7414억원), NH투자증권(3조5143억원), 신한금융투자(3조4483억원), 미래에셋대우(3조2251억원), 삼성증권(2조4042억원) 순이었다.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채무보증은 부동산 경기 확장기에는 증권사 수익 확대 수단으로 작용해 긍정적이나 경기 침체기에는 부실위험을 확대하는 요인이 된다.

부동산 경기 하락으로 시행사가 PF 상환대금을 확보하지 못하게 되면 증권사는 관련 우발채무를 그대로 떠안게 되기 때문이다.

우발채무는 장래에 우발적인 사태가 발생할 경우 실제 채무로 전환할 가능성이 있는 성질의 채무다. 당장은 아니더라도 언제라도 빚으로 돌아올 수 있는 ‘잠재적인 빚’이기 때문에 리스크에 대비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에 미래에셋대우와 NH투자증권 등 일부 증권사는 채무보증을 줄이면서 부동산 경기 악화에 대비한 리스크 관리에 나서기도 했다.

강승건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증권사들의 IB 수수료 수익 증가의 속도는 향후 둔화될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된다”며 “순자본비율(신 NCR)은 아직 여유가 있지만 영업용순자본비율(구 NCR) 측면에서는 신용평가사들이 요구하는 수준인 150%와 그 차이가 축소되고 있어 대형 딜 수행을 위해서는 보완자본 발행 등이 동반되어야 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파생결합상품 발행액이 급감하고 있는 점도 증권사 수익성에 타격을 줄 전망이다. 증권사들이 새로운 자금조달 수단을 찾으면서 조달비용이 늘어나면 이는 투자 여력 감소로 이어져 수익성을 저하시킬 것이라는 관측이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지난달 파생결합사채(DLB)를 포함한 파생결합증권(DLS) 발행금액은 1조3695억원으로 8월(2조192억원)보다 32.2% 감소했다. 이는 올해 최대치를 기록한 6월(3조1465억원)의 절반도 못 미치는 수준이다.

DLS 발행액은 지난 8월에도 전월 대비 35.1% 급감했다.

주가연계증권(ELS) 발행금액은 9월 5조1796억원으로 8월(5조275억원)보다 3.0% 늘었으나 홍콩시위 사태 전인 4월과 비교하면 여전히 반토막 수준이다. ELS 발행금액은 4월 10조1119억원으로 올해 최대치를 찍은 후 감소세를 보이더니 8월에는 전월 대비 35.3% 감소했다.

DLS 발행 부진은 올해 하나은행과 우리은행 주도로 대거 판매된 해외금리 연계 DLF에서 대규모 손실이 발생하면서 파생결합상품 회피 현상이 나타나고 있는 영향이 크다.

ELS의 경우 홍콩시위 장기화로 홍콩H지수(HSCEI, 홍콩항셍중국기업지수)가 하락세를 보이자 투자심리가 위축됐다.

정태준 연구원은 “파생결합증권 발행 감소는 레버리지비율 정체로 이어지고 이는 곧 이자부자산(채권 포함) 성장 둔화를 의미한다”며 “이렇게 되면 채권평가익 및 해외 부동산 투자 감소가 심화될뿐더러 조달비용이 증가하고 투자 여력이 감소하게 된다”고 분석했다.

한아란 기자 aran@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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