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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 은성수 금융위원장 취임사

기사입력 : 2019-09-09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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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금융신문 김경목 기자]
Ⅰ. 인사말씀

금융위원회 직원 여러분 반갑습니다.

그동안 공직을 떠나 있으면서,

국민의 한 사람이자 금융인의 한 사람으로서

금융위원회를 항상 응원해 왔습니다.

이제 다시 공직으로 돌아와

여러분들과 함께 일하게 되어

감회가 새롭고, 막중한 책임감을 느낍니다.

무엇보다, 탁월한 리더십과 통찰력으로

금융위원회를 훌륭하게 이끌어 주신

최종구닫기최종구기사 모아보기 위원장님께

진심어린 존경과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최종구 위원장님께서는

가계부채 관리 등 금융시장 안정에 힘쓰셨을 뿐만 아니라

장기소액연체자 지원, 카드수수료 개편 등을 통해

서민‧취약계층의 금융부담 경감을 위해 노력하셨습니다.

또한, 인터넷전문은행법 및 금융혁신지원 특별법 제정 등

우리금융산업의 경쟁과 혁신을 촉진하는 데에도

크게 기여하셨습니다.

금융산업 발전과 금융시장 안정을 위해

함께 헌신해주신 직원 여러분들께

깊이 감사드립니다.

Ⅱ. 금융환경 변화와 인식


금융위원회 직원 여러분!

최근 우리 금융을 둘러싼 환경은 예측하기 어려울 정도의

빠른 속도로 변화하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당연하게 여겨왔던 시장여건을

모두 다시 생각해 보아야 하는 시점입니다.

글로벌 저성장·저물가·저금리의 삼저(三低) 현상이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입니다.

미-중 무역갈등을 둘러싼 글로벌 불확실성도

이제는 하나의 상수로 굳어지고 있습니다.

일본의 부당한 수출규제, 홍콩상황 등

우리 시장에 영향을 주는

새로운 변수들도 속속 등장하고 있습니다.

둘째로, ‘제4차 산업혁명’이라는

거대한 흐름이 우리를 둘러싸고 있습니다.

기술 변화와 혁신의 속도가 과거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빠르고,

이종(異種)산업 간의 융·복합이 일상화되고 있습니다.

혁신기업의 성장을 적극적으로 지원하는 금융,

즉, 혁신금융 없이는 경제성장이나 활력을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입니다.

금융산업 자체도 핀테크, 빅 블러(Big Blur) 등

금융산업을 통째로 뒤흔들 수 있는 구조적 변화에

직면하고 있습니다.

* Big Blur : 디지털 혁신에 따라 금융업과 ICT업의 경계가 허물어지는 현상

세 번째로, 포용금융에 대한 인식이 변화하고 있습니다.

전 세계 유수의 금융회사 CEO들은

'포용적 자본주의(Inclusive Capitalism)'라는 컨퍼런스를 통해

‘포용적 금융’과 ‘성장’의 선순환 관계에 주목하고 있습니다.

젊은 세대를 포함해서 경제적 약자에게

보다 넓은 기회를 제공하고,

더 나아가 새로운 고객을 창출하여 금융의 외연을 확장하는

‘성장의 디딤돌‘로서의 역할이 부각되고 있습니다.

Ⅲ. 향후 정책방향


금융위원회 직원 여러분!

금융이 이러한 변화와 기대에 부응하려면

‘안정, 균형, 혁신’이라는

세 바퀴가 조화롭게 굴러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이를 위해 네 가지 정책방향을 제시하고자 합니다.

(1) 확고한 금융안정


첫째, 대내외 불안요인에 대응하여

금융시장 안정을 굳건히 지켜나가겠습니다.

금융시장의 안정이 없이는

그 어떤 금융혁신이나 포용금융도

연목구어(緣木求魚)에 지나지 않습니다.

루즈벨트 대통령은,

“오직 우리가 두려워할 것은 두려움 그 자체다.”라고 말했습니다.

* Franklin D Roosevelt, "The only thing we have to fear is fear itself."

냉정하고 침착하게 시장상황을 예의주시하면서,

시장 변동성이 과도하게 확대되는 경우에는

필요한 조치를 적기에 시행해 나갈 계획입니다.

일본 수출규제 피해기업에 대한

대출 만기연장, 신규 자금지원 등

금융지원이 차질 없이 충분하게 집행되도록 하겠습니다.

가계부채 증가세를 점진적으로 하향 안정화시켜 나가고,

분할상환·고정금리 대출로의 전환 등

대출구조 개선노력을 일관성 있게

지속 추진해 나가겠습니다.

기업구조조정은,

당사자간 공평한 고통분담 원칙을 견지하면서,

시장중심 기업구조조정을 통해

신속하게 ‘옥석(玉石)’을 가려냄으로써

금융‧실물경제의 불안요인으로 누적되지 않도록 하겠습니다.

(2) 혁신성장 지원기능 강화


둘째, ‘혁신성장 지원’을 위한

금융의 역할을 확대해 나가겠습니다.

“금융은 부동산 담보와 같이 우리에게 없는 것을 요구하고,

지식재산권, 성장성 등 우리에게 있는 것을 봐주지 않는다.“는

기업인들의 뼈아픈 지적이 있습니다.

‘기술과 아이디어’로 자금조달이 가능하도록

미래성장성 위주로 여신심사체계를 개편하고,

부동산 자산이 아니더라도

지적재산권, 재고 등 기업이 가진 다양한 유‧무형 자산이

자금조달 수단으로 적극적으로 활용될 수 있도록

일괄담보제도의 도입과 안착을 위해 노력하겠습니다.

정책금융은 축적된 경험과 자본력을 바탕으로

민간금융이 선뜻 나서기 어려운 분야에 대한

선도적 역할을 해 나가면서,

사후적 평가와 피드백을 통해

정책자금이 효율적으로 집행될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모험・벤처자본을 공급하는 자본시장이

본연의 역할을 다 할 수 있도록

기업 자금조달 규제개선, 전문투자자의 육성,

금융투자업자 진입‧영업규제 합리화 등

자본시장 혁신과제도 신속히 이행하겠습니다.

전세계적으로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던

‘앵그리버드’라는 게임은

핀란드 모바일 게임회사 로비오가

51번 실패한 뒤 52번째 만들어 성공한 것으로

실패를 거름으로 성공이라는 결실을 얻은 것입니다.

청년들이 실패에 대한 두려움 없이 창업에 도전하고,

‘세상을 바꾸는’ 스타트업으로

성장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 나가겠습니다.

아시아 최대 규모의 종합 창업지원 공간(one-stop solution)인

마포혁신타운(Front1)을 차질 없이 조성하고,

창업초기의 자금조달애로를 극복할 수 있도록

정책금융기관을 통해 창업기업에

충분한 창업우대자금을 제공해 나가겠습니다.

기업은 물론이고 금융도

실패한 시도를 용인할 수 있어야 합니다.

금융회사 직원 등 현장 실무자들을

움츠러들게 만드는 제재가능성이

혁신금융, 모험자본 공급을 어렵게 만들고 있습니다.

앞으로 금융회사가 혁신기업을 지원하면서 손실이 발생하더라도

고의·중과실이 없으면

면책될 수 있도록 제도를 개선하겠습니다.

감사원의 「적극행정 면책제도」를 벤치마킹하여,

면책위원회 운영 등

금융회사의 우려를 덜어드리는 방안을

적극 검토하겠습니다.

(3) 성장의 디딤돌, 포용적 금융의 강화


셋째, 포용적 금융을 강화해 나가겠습니다.

포용적 금융은

금융소외계층에 대한 금융접근성 확대와

금융소비자 보호 강화라는 두 축으로 접근하겠습니다.

우선, 안정적 재원 확보를 토대로,

서민‧취약 계층에 대한 정책서민금융과 중금리대출 등

자금지원을 확대하겠습니다.

한편, 과다한 채무로 고통받고 있는 분들의 경우

자활의지 약화나 도덕적 해이를 확산시키지 않는 범위 내에서 채무조정을 활성화하겠습니다.

소비자 보호는 결코 소홀히 할 수 없는 과제입니다.

최종 수혜자인 고객의 신뢰를 잃으면

금융자체가 존재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금융상품 불완전판매, 불합리한 금융관행 등에 따른

피해 가능성을 최소화하도록

금융소비자 보호시스템을 선진화하고,

금융소비자보호법 제정을 위해서도 적극 지원하겠습니다.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DLS 등 파생금융상품과 관련해서는

관련제도를 꼼꼼히 살펴보고

소비자 보호에 미흡한 점이 있다면

판매규제 강화 등 필요한 제도개선을 해 나가겠습니다.

(4) 금융산업의 혁신 추진


‘금융산업 혁신’을 가속화하겠습니다.

그 동안 금융산업은 보수적이고 촘촘한 규제로 인해

법령에 없는 새로운 서비스는

시도조차 할 수 없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다행스럽게도, 금융혁신지원특별법 제정으로

기존 규제를 넘어서는 도전과 혁신이 가능하도록

제도적 기반이 마련되었습니다.

다양한 혁신서비스를 출현시키고,

새로운 시도가 안정적으로 정착될 수 있도록

금융규제 샌드박스 운영을 활성화함으로써

금융규제의 동태적 개선체계를 구축하겠습니다.

디지털 시대의 핵심자원인 빅 데이터 활용을 위해

신용정보법 개정을 적극 지원하고,

원활한 데이터 유통 등을 위한

인프라 구축도 병행해 나가겠습니다.

금융산업내 긴장을 불러일으키고 경쟁과 혁신을 촉진할

혁신도전자가 활발히 진입할 수 있도록

진입장벽을 지속적으로 낮추어 나가겠습니다.

지금까지 앞으로 챙겨야할 주요과제를 말씀드렸습니다.

그 외에도 일일이 언급하지 못한 많은 과제들이 있습니다.

국민들이 금융에 기대하는

더 많은 분야의 다양한 과제들에 대해서도

소홀함이 없도록 하겠습니다.

Ⅳ. 당부말씀


금융위원회 직원 여러분!

저는 오늘 금융위원장으로서의 출발선에 섰습니다.

저에게는 ‘새로운 시작’이지만

직원 여러분에게는 ‘또 한 번의 시작’일 것입니다.

저는 금융시장, 금융산업 발전을 위해

최선의 노력을 기울여 온

금융위원회의 전통을 계속 살릴 수 있도록

인내심과 끈기를 가지고

저에게 주어진 책임과 의무를 다하겠습니다.

여러분들께도 세 가지만 부탁드리고자 합니다.

첫째, 맡은 분야에 더 큰 애정을 가지시길 부탁드립니다.

직원 여러분들이 맡은 분야에서 더 큰 애정을 가진다면,

실력의 폭과 깊이 또한 더해질 것으로 믿습니다.

둘째, 겸손한 자세로 활발히 소통해 주시기 바랍니다.

현장이 필요로 하는 정책, 실효성 있는 정책을 만들되,

다양한 목표와 가치 사이에서 균형을 잡기 위해서는

금융시장 참여자, 이해관계자와의

활발하고 솔직한 소통이 출발점이 되어야 합니다.

소통은 경청(傾聽)이 우선입니다.

금융소비자, 금융회사 등 시장 구성원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 주시기 바라며, 함께 머리를 맞대고 고민해야 할

금융감독원과도 긴밀히 소통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셋째, 「머리」와 「가슴」, 그리고 「발」이라는

정책 3박자를 항상 염두에 두기를 바랍니다.

차가운 머릿속의 논리를 넘어서

따뜻한 가슴으로 공감하고,

이를 정책으로 구현하는 실천력을 말합니다.

머리에서 가슴으로 이어진 생각들이

우리가 발을 딛고 있는 현장에서

효과적으로 작동할 수 있도록

정책수립과 집행과정에 힘써 주시기 바랍니다.

금융위원회 직원 여러분!

가장 먼 여행은 “머리에서 가슴까지의 여행”,

그리고 또 하나의 먼 여행은

“가슴에서 발까지의 여행“이라고 합니다.

긴 여정의 과정이 순탄치만은 않을 것입니다.

예기치 못한 어려움에 봉착할 수도 있을 것입니다.

지금까지 고생해온 여러분들에게

다시 한 번 심기일전하자는 말을 하려니

마음이 무겁습니다.

저 자신부터 겸허한 자세로

시장의 목소리, 국민들의 요구를 경청하겠습니다.

그리고 금융위원회 직원 여러분들이 신명나게 일하고

각자의 역량을 충분히 발휘할 수 있도록

든든하게 지원하겠습니다.

여러분, 대한민국 금융의 힘찬 도약을 이끌어 갑시다.

2019. 9.

금 융 위 원 회 위 원 장

은 성 수

김경목 기자 kkm3416@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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