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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율 전쟁, 그 먹구름이 몰려온다 (1) 이제는 환율 전쟁…흔들리는 글로벌 증시

기사입력 : 2019-08-28 16: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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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증시 ‘출렁출렁’, 금융시장 불안 확대
미·중 전쟁이 ‘국제전’ 확산 우려…전 세계 중앙은행들도 금리 인하 시사

환율 전쟁, 그 먹구름이 몰려온다 (1) 이제는 환율 전쟁…흔들리는 글로벌 증시이미지 확대보기
[WM국 김민정 기자] 미·중 무역분쟁이 환율 전쟁으로 확전할 것이란 공포가 글로벌 시장을 뒤덮고 있다. 중국의 위안화가 심리적 마지노선으로 여겨졌던 달러당 7위안을 돌파하자 미국 정부가 중국을 ‘환율 조작국’으로 지정한 여파다.

여기에 주요 경제국의 중앙은행들이 올 들어 대거 금리인하에 나서면서 최근 미국과 중국 간 발발한 ‘환율 전쟁’이 ‘국제전’으로 번질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美, 中 환율조작국 지정으로 환율 전쟁 서막 열어

중국 위안화 가치는 미·중 무역마찰의 바로미터다. 마찰이 심화되면 절하, 진전되면 절상되기 때문이다.

지난 5월 10일 미국의 보복관세가 부과되기 직전 달러당 6.6위안대까지 절상되던 위안화 가치가 이후엔 추세적으로 절하되면서 마침내 포치(破七), 즉 ‘1달러=7위안’ 선이 뚫렸다.

당혹스러운 국가는 미국이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포치선이 뚫리자마자 중국을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했다. 1995년 역(逆)플라자 합의(서방 선진국 간 달러 강세를 유도하기 위한 협정) 이후 사라졌던 ‘환율 조작의 악몽’이 되살아나면서 한국 등 다른 나라들에도 충격을 주고 있다.

중국이 환율조작국이 된 것은 1994년 7월 이후 25년여 만의 일이다. 환율조작국으로 지정되면 미국의 교역촉진법에 따라 1년 간 환율 문제 개선을 위한 양자협의를 하게 된다.

기간 내 시정이 되지 않을 경우 ▲미국 기업의 중국 투자 및 진출 시 금융지원 금지 ▲해당국 제품·서비스의 미국 연방정부 조달시장 진입 금지 ▲국제통화기금(IMF)을 통한 환율 압박 ▲무역협정과 연계조치 시행 등의 제재 조치 시행이 가능해진다.

미국 재무부는 이전부터 중국이 오랜 시간 외환시장에 개입해 위안화 약세를 유도해 왔다고 지적했으며, 향후 IMF와 함께 이에 관여하겠다는 뜻을 전해 왔다.

최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트위터를 통해 중국이 사상 최저 수준으로 환율을 떨어트렸고, 환율조작을 활용해 미국의 사업과 일자리를 해쳤다고 비난하기도 했다.

하지만 중국 측은 위안화 환율이 11년 만에 달러당 7위안을 돌파한 것은 미국의 일방적인 보호무역주의와 관세부과 때문이라고 반발했다.

그럼에도 미국이 환율조작국 지정을 강행하자 농산물 수입 중단을 선언하며 맞불을 놓은 상태다. 이에 따라 장기화 국면으로 접어든 미·중 무역 분쟁은 환율을 둘러싸고 다시 불이 붙는 분위기다. 당분간 양국 사이의 갈등은 한층 증폭될 수밖에 없을 것이란 예상이다.

IBK경제연구소는 최근 발간한 ‘미국의 중국 환율조작국 지정에 따른 영향과 전망’ 보고서를 통해 과거 환율조작국 지정 직후 해당국의 통화는 강세를 보였지만, 다시 약세로 반전하는 경향을 보였다고 설명했다.

이에 중국 경제는 미국 기업의 대 중국 투자·진출 위축과 미·중 분쟁 장기전 돌입으로 인한 미국 대상 수출 감소 등의 여파로 둔화가 불가피하며, 나아가 글로벌 경제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란 관측이다.

환율 전쟁, 그 먹구름이 몰려온다 (1) 이제는 환율 전쟁…흔들리는 글로벌 증시이미지 확대보기
환율이 곧 국가경쟁력… 통화가치 하락 경쟁 촉발 직전

여기에 글로벌 경기둔화, 무역분쟁, 노딜 브렉시트에 대한 우려가 확산되면서 올해 들어 30개가 넘는 국가의 중앙은행들이 기준금리를 인하할 것으로 예상되는 것도 문제다.

과거 소비와 투자 진작을 위해 사용됐던 금리인하 카드가 이제는 통화가치 하락을 통한 경기 부양 수단으로 이용되고 있다는 분석에서다.

전문가들은 저금리 시대에 중앙은행이 택할 수 있는 옵션은 통화가치 절하가 유일하며, 향후 선제적으로 금리를 인하함으로써 ‘약한 통화’의 혜택을 얻고자 하는 중앙은행 간의 이른바 ‘완화 경쟁’이 가시화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지난 8월 15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글로벌 경기 둔화와 더불어 미중 무역전쟁,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를 둘러싼 불확실성이 높아지면서 올해 들어서만 30개가 넘는 중앙은행이 금리인하를 단행한 것으로 집계됐다.

멕시코 중앙은행인 방시코는 15일 통화정책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8.25%에서 8.00%로 낮췄다. 멕시코가 금리인하에 나선 것은 2014년 이후 처음이다. 불과 열흘여 전에는 뉴질랜드, 인도, 태국이 일제히 기준금리를 인하했다.

전문가들은 금리 인하가 경기 침체를 막는 데 효과적일 것이라 전망하면서도, 중앙은행들이 금리 인하에 나서는 ‘목적’이 달라졌다는 점에 주목했다.

과거 금리인하가 소비와 대출을 활성화시켜 내수 진작을 도모하는 목적으로 이용됐다면, 오늘날 중앙은행들은 무역수지를 개선하고 물가를 지탱하기 위해 통화가치를 조정하는 용도로 금리인하 카드를 사용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저금리 기조가 고착화된 상황에서 금리인하가 내수 소비와 대출을 이끌어낼 여지가 사실상 사라진 것이 가장 큰 원인이다.

한 외환 전문가는 “통화정책과 금리의 목표를 ‘환율’로 여기는 시각이 점차 늘어나고 있다”면서 “성장도 없고 인플레이션도 없는 상태에서 통화가치 절하는 ‘인플레이션을 수입’한다는 식으로 정당화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문제는 중앙은행들이 시행하는 통화정책과 외환과의 연계성이 더욱 짙어질 경우 자칫 국제적인 환율 전쟁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이다.

이와 관련 연방준비제도(Fed) 이사를 지낸 제러미 스타인은 “중앙은행들이 환율 전쟁을 벌일 경우 전면전까지는 이어지지 않을 수 있다”면서도 “선제적으로 금리를 인하함으로써 통화가치 하락의 혜택을 먼저 얻는 일종의 ’완화 경쟁’이 촉발될 가능성은 높다”고 경고하기도 했다.

※ 본 기사는 한국금융신문에서 발행하는 '재테크 전문 매거진<웰스매니지먼트 9월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김민정 기자 minj@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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