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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태민의 채권포커스] 채권시장 숏 심리를 강화시킨 요인들..'트렌드 좀 바뀐다' vs '일시적 숏재료 부각국면'

기사입력 : 2019-08-23 14:19

(최종수정 2019-08-25 18: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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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캔자스시티 연은 홈페이지, 잭슨홀 행사를 알리는 내용
[한국금융신문 장태민 기자]
최근까지 채권시장이 기준금리 1% 이하를 당연시하고 달려왔지만, 시장의 흐름에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는 목소리도 많아졌다.

21일 MBS 미매각 사태로 채권금리가 급등한 뒤 투자자들의 조심성이 강화됐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전날 개인투자자가 적극적인 국채선물 저가매수에 나서면서 분위기를 돌려놓는듯 했지만, 이날 장이 밀리면서 최근 트렌드에 금이 간 것 아니냐는 진단들이 많아졌다.

■ 지소미아 파기, 한미 관계 악화시 '색다른' 지정학적 위기 가능성

사실 지소미아(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 파기 가능성을 예상하는 시각이 적지 않았던 게 사실이다.

최근까지 한일 양국이 모두 강하게 대응하는 모습을 보인 데다 전일 국회 업무보고에서 홍남기 부총리는 "지금은 일본의 수출제한조치에 대해 단호한 대응이 필요한 시기"라고 발언하기도 했다.

한일 관계가 당장 풀리기는 쉽지 않다는 점을 모두가 생각하고 있었다. 일본의 유감 표명도 당연히 예상돼 왔다. 다만 지금은 한미 관계가 악화 가능성을 우려하는 시각도 적지 않다.

미국이 한국, 일본과 힘을 합쳐 아시아 태평양지역에서 중국, 북한, 러시아에 대항해야 하는 상황에서 한국의 지소미아 파기가 지정학적 리스크를 키울 가능성을 우려하는 시각도 보이는 것이다.

미국 언론에선 이번 지소미아 파기에 대해 한국이 미국에 충분히 설명했다고 하지만, 미국 인사들이 당혹해한다는 보도를 하기도 했다.

그러면서 미국의 한국에 대한 실망이 크다는 분위기를 전하기도 한다. 미국의 중국, 북한에 대한 정책에 한국이 흠집을 냈다는 식의 인식도 있다.

미국 워싱턴포스트는 "한국의 지소미아 종료는 어리석은 결정"이라며 "미국에 큰 대가를 치를 것"이란 선정적인(?) 보도를 하기도 했다.

한국이 미국의 세계전략에 흠집을 냈다는 식의 보도도 있었다. 한국의 일본에 대한 이번 대응이 미국의 이해관계에 반한다는 것이다.

월스트리트저널은 "미국 정부 관계자들은 두 동맹국 관계에 금이 가면서 아태지역의 안보 위기를 관리하는 게 더 힘들어졌다고 말했다"는 보도를 내놓았다.

그러면서 "미국이 두 동맹국(한국, 일본)과 함께 북한과 중국, 그리고 워싱턴에 대항하는 상황에서 한국이 흠집을 냈다"면서 "미국이 중국과 무역전쟁을 치르고 있고 인도와 파키스탄 사이에 긴장감이 높아지는 상황에서 한국이 이런 결정을 내렸다"고 했다.

금융시장에선 이런 점이 혹시나 한국의 크레딧 리스크로 비화되지 않을까 하는 인식이 있다.

A 증권사의 한 채권딜러는 "만약 한일 관계 악화가 한미 관계 악화로 발전한다는 지정학적 위험이 높아질 수 있다. 상황 전개를 봐야 할 듯하다"면서 "만약 미국이 한국을 의심하기 시작한다면 한국물 전체에 부담이 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날 달러/원 환율은 지소미아 종료에 따른 달러 롱 심리 확산으로 장중 1215원 근처로 오르기도 했다.

■ 정부의 확장 재정과 늘어나는 적자국채

이런 가운데 정부는 내년에 적자국채를 많이 발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홍남기 경제부총리는 세종청사 기자간담회에서 "내년 세입 여건이 올해보다 어렵다"면서 "적자국채 규모가 올해보다 더 크게 늘어날 것"이라고 밝혔다.

사실 올해 기업들의 실적이 크게 나빠진 점을 감안할 때 내년 법인세 세수가 줄어들 수 밖에 없었다. 경기가 좋지 않아 세입 여건이 좋지 않다는 것은 당연한 일이었다. 이런 상황에서 정부는 내년에도 예산을 확장적으로 편성하겠다는 입장을 공공연히 보여왔다.

홍 부총리는 "내년도 예산안은 올해보다 9% 초반 수준으로 늘어난 약 513조원대에서 편성을 준비 중"이라고 밝혔다.

내년 예산안이 513조원 대로 확정된다면 국내총생산 대비 국가채무 수준은 올해 37.2%에서 내년 39% 후반대로 올라갈 것으로 예상했다.

B 증권사의 한 채권딜러는 "사실 세수 여건이 좋지 않은 상황에서 내년 적자국채는 더 많이 나올 수 밖에 없는 여건이긴 했다"면서 "하지만 부총리에게 이런 얘기를 들으면 수급 부담을 생각할 수 밖에 없다"고 했다.

■ 트럼프에 고개 숙이지 않는 연준 관계자들

연준 쪽에선 금리인하 기대감을 떨어뜨리는 발언이 계속 나오고 있다. 트럼프가 연일 100bp 인하 등을 종용하는 상황에서 연준 인사들은 금리인하에 부정적인 발언을 내놓고 있다.

에스더 조지 캔자스시티 연은 총재는 "미국 경제에 더 낮은 금리는 필요하지 않다"고 주장했다.

조지 총재는 블룸버그TV 인터뷰에서 "경기를 진단해 보건데, 아직은 그럴(추가완화를 제공할) 시간이 안됐다"면서 "경기가 약해지고 있음을 시사하는 전망을 확인하지 않은 채 더 완화적인 정책을 제공할 준비가 돼 있지 않다"고 했다.

지금 미국 경제는 좋은 상태에 있으며 완화정책은 공짜 점심이 아니며 더 많은 리스크를 만들어낼 수도 있다고 주장했다.

패트릭 하커 필라델피아 연은 총재도 추가 금리인하에 대한 반대의견을 밝혔다.

하커 총재는 CNBC 인터뷰에서 "사안들이 어떻게 전개돼 나가는지 당분간 지켜보면서 우리는 현재 상태를 유지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면서 "현재 연준 정책기조는 중립적"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그대로 동결하자는 게 내 생각"이라며 지난 7월31일의 금리인하 결정에 대해선 "다소 주저하면서 동의했다"고 말했다.

보험성 금리인하 주장에 대해서는 공감하지 않는다는 입장까지 밝혔다.

연준 관계자들의 이 같은 발언은 트럼프 대통령의 심기를 거슬리는 것이었다. 트럼프는 최근 쉬지 않고 금리인하를 압박하는 중이다.

트럼프는 자신의 트윗에 "경제는 정말 잘 돌아가고 있다. 연준은 쉽게 신기록을 세울 수 있다"면서 "왜 우리는 독일 등 다른 특정 국가들보다 많은 이자를 물어야 하는가. 일찍 하라, 늦지 마라, 미국이 그냥 승리하기보다 큰 승리를 이루도록 허용하라"고 다그쳤다

이제 연준의 수장이 파월의 발언에 눈길이 모아질 수 밖에 없다. 파월이 과연 최근 매파적으로 나왔던 동료들의 발언에 힘을 실어줄지, 대통령의 요구에 굴복할지 관심이다.

C 증권사의 한 딜러는 "최근 9월 금리 50bp 인하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는 듯 했지만, 연준 인사들이 의외로 세게 나왔다"면서 "파월이 어떤 말을 하든 그것은 정치적 성격을 띄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 제2안심전환대출, 그 영향은 과연..

지난 21일 MBS 미매각이 발생하면서 금리가 크게 튄 가운데 MBS 관련 수급 부담도 있다.

여전히 MBS 영향이 제한적일 것이란 진단도 많지만, 일각에선 결과를 봐야 하지 않겠느냐는 지적도 하고 있다. 우선 분석가들 사이에선 이번 수급 변수가 시장을 흔들만한 변수가 아니라는 평가가 많았다.

이미선 하나금투 연구원은 "1인당 평균 대출금액이 2015년과 같이 1억원 내외라고 가정하면 이번에 실행될 제2안심전환대출 규모는 약 20조원 내외가 될 것으로 추정된다"면서 "여기에 제2금융권 대출자도 안심대출신청이 가능하다는 점이 변수"라고 지적했다.

그는 그러나 "2금융권 대출 대환을 위해 출시된 기존의 정책대출상품(더 나은 보금자리론)을 원금을 함께 상환해야 하는 부담 때문에 현재 신청이 저조한 점을 감안하면 이번 안심대출에 대한 수요도 크지 않을 것으로 추정된다"고 분석했다.

이어 "이번 제2안심전환대출 발행만기도 5~7년에 집중될 것으로 예상되고 은행이 주로 소화하게 될 것"이라며 "2015년 대비 MBS 발행규모가 줄어들 가능성이 높고, 이미 과거 사례를 통해 어느 정도 학습효과가 있다는 점, 수급 변수는 정보가 노출된 이후에는 영향력이 떨어지는 점 등을 고려하면 이번 이슈 역시 추세를 바꿀 변수는 아니다"라고 진단했다.

다만 최근 MBS 입찰을 통해 시장의 강세 무드에 흠집이 낫고 결과를 봐야 할 것이란 진단도 보인다.

E 증권사 관계자는 "주금공 MBS 미매각 사태 이후 일단 트렌드가 좀 바뀐 것으로 보인다"면서 "채권시장에서 이전엔 매수가 없으면 불안한 심리였다가, 지금은 매도가 편한 건 아니더라도 매수가 불안한 정도로 바뀌었다"고 평가했다.

■ 현재 거론되는 채권시장 부담의 근원은 기준금리 1% 이하 단정하고 달린 댓가

이런 가운데 최근 금리가 하락 일변도에서 탈피할 수 있다는 견해가 점차 늘어난 데엔 가격 부담이 증폭이 됐기 때문이라는 견해도 많다.

국고채 금리가 1%를 압박하는 모습을 보면서 기대감이 너무 반영되는 것 아닌가 하는 견해가 많았던 게 사실이다.

F 증권사 관계자는 "무엇보다 8월 금리 동결을 감안하면 가격 부담이 큰 상황이었다. 그 부분을 지금 보는 것 같다"면서 "FOMC 기대감도 살짝 꺾였다"고 말했다.

전날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국회 업무보고에서 "분기 성장률 0.8% 정도를 기록하면 하반기 2.2% 성장률 달성이 가능하며, 아직은 수치 조정을 말하기가 좀 그렇다"는 입장을 보였다.

이 총재는 "7월에 성장률 전망을 제시할 때는 일본 영향을 감안하진 않았다. 여건이 어려워진 건 사실이다. 안 좋은 일이 복합적으로 왔을 때 큰 폭의 변동성을 염두에 두고 대비해야 한다"면서도 상황을 더 지켜보고 싶은 마음도 드러냈다.

■ 큰 흐름 바뀐 것 없다..일시적 숏 재료 부각 국면으로 보는 시선들도

최근 채권 약세 전환 요인을 거론하는 사람들도 꽤 늘어났다.

다만 여전히 대내외 분위기가 채권에 유리해 금리 반등 시 매수를 유지하는 게 낫다는 관점도 많다.

G 증권사의 한 딜러는 "잭슨홀을 앞두고 글로벌하게 심리가 살짝 꺾여 있는 것은 사실"이라며 "이런 측면에서 숏재로에 색다른 감흥을 느끼고 있는 상태"라고 진단했다.

그는 "만연했던 롱재료에 어느새 둔감해졌다. 물론 금리가 급격히 하락한 점이 컸다"면서 "이런 상황에서 안심전환대출, 적자국채 등에 좀 긴장하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그는 그러나 "사실 냉정하게 보면 이런 재료들은 숏재료로서 생명력이 길기 어렵다. 다만 대형 하우스 중심으로 매도 공격을 하면서 변동성이 심화된 것은 사실"이라며 "하지만 사실 크게 바뀐 건 없다"고 말했다.

다만 향후 안심전환이나 적자국채와 관련해 확인해야 할 사안들은 많다. 안심전환의 대출 취급 규모나 유동화 일정, 세수 확인 과정 등을 거쳐야 한다.

아무튼 최근 MBS 미매각, 개인의 예상치 못한 대규모 선물매수 등으로 변동성이 커진 가운데 손절매 등이 시장의 긴장감을 키웠다.

장태민 기자 chang@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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