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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우성의 베트남 인사이트(1) 베트남 사업 제대로 알고 하자

기사입력 : 2019-06-04 16:39

(최종수정 2019-12-02 15: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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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의 적이 현재의 동지로

필자의 어린 시절, 왕년의 가수 김추자의 노래 “월남에서 돌아온~ 새까만 김 상사~”로 기억되는 베트남. 베트남 전 파병으로 우리와 베트남은 전쟁의 상대였다. 월남의 패망과 보트 피플. 중장년들의 기억이다. 그러나오늘날 베트남을 찾는 방문객의 수가 놀라울 정도로 늘어가고 있다. 격세지감을 느끼지 않을 수 없다. 베트남 VN익스프레스에 따르면 2018년한해 동안 베트남을 방문한 한국인 방문객은 340만명으로 2017년대비 44% 증가했다. 베트남 국가관광청은 지리적으로 가까운 중국의 베트남 방문객을 앞지르고 2019년 1월 한국이 최대방문객 국가가 되었다고 전한다. 2014년 그 수가 한 해 84만명수준이었음을 감안하면 엄청난 증가 폭이 아닐 수 없다.

단순한 관광 목적의 방문객 증가만이 아니라 최근 들어서는 베트남 정착 또는 현지사업을 목적으로 하는 방문이 부쩍 늘고 있는 추세이다. 외교부가 2017년 집계한 2016년 말 기준 베트남의 재외동포 등록자 수는 124,458명이다. 그러나 현지의 한인 사회에서는 등록되지 않은 거주자를 포함하여 그 동안의 증가 추세를 볼 때 현재 3~40만명 이상이 체류 중일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가지 많은 나무바람 잘 날 없다고, 거주 한국인과 방문객이 급속도로 증가하면서 부족한 정보와 무모한 도전으로 크고 작은 피해 사건들도 늘어나고 있다. 체제와 언어가 다른 나라에서는 모든 상황에 대처하기가 어려울 수밖에 없기에, 국내에서의 실패보다도 해외에서의 실패는 그 충격이 비교할 수 없을 만큼 크다.

무슨 일을 하든지 마찬가지겠지만, 베트남 사업을 하려면 그 나라의 역사와 문화를 이해하고, 경제 환경 분석과 실행방안을 검토하여 여러 가지 경우의 수까지 감안한 치밀한 사업계획을 수립한 후 진행 하여야 할 것이다. 결과를 알고 보는 야구 경기 하이라이트와 승부의 결과를 모르는 상태로 경기장에서 실제 게임을 관람하는 것은 엄청난 차이가 있다. 어찌 보면 컨설팅이란 지나간 게임들과 선수들의 데이터를 분석하여 실전의 게임을 중계 해설하는 것일 지도 모른다. 적어도 아무런 정보나 해설도 없이 보는 게임보다는 다양한 분석과 해설이 곁들인 경기를 보는 것이 보다 더 유용할 것이라 생각한다. 필자가 이번 칼럼을 쓰기로 한 이유이다. 우선 한-베 양국간의 관계의시작과 발전 상황을 요약 정리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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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우중, 베트남 경제 발전의아버지

인도차이나와 아세안 시장의 교두보이며, 낮은 임금과 양질의 노동력으로 중국을 대신하여 세계의 공장이 된 베트남. 베트남 GDP 중 외국기업의 비중이 절반 수준이고, 대외 수출 비중은 70%이다. 베트남 국유기업의 GDP 비중은 30% 초반 정도이니 베트남 경제 발전에서 외국인 투자가 차지하는 역할이 얼마나 큰 지를 보여주는 통계이다.

베트남 기획투자부(MPI)의 자료에 따르면, ‘88년부터 ‘17년까지의 베트남의 총 FDI(외국인직접투자)는 24,803건에3,196.1억 달러이며, 2017년 한 해 동안의 FDI는 9,000건에 371억달러이다. 이는 최근 들어서 투자 규모가 더욱 커지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누계 기준 국가별 순위는 한국이 투자건수 6,549건에 투자금액이 578.61억 달러로 2014년부터 1위를 유지해 왔다.

이러한 베트남 경제 발전의 시작은 김우중 대우그룹 회장의 투자를 그 시초로 보는 것이 맞을 것이다. 이는 한-베 경제 교류의 시발점이기도 하다.

한국군의 베트남 전쟁 참전으로 얼룩진 과거사와 월남의 패망으로 단절되었던 통일 베트남과의 관계는 1992년 12월 22일 국교가 재 수립되면서 회복되었으나, 김우중 회장의 베트남 투자는 국교 수립 전인 1989년에 시작되었다. 오늘날 베트남 경제를 있게 한 그 시작이 바로 김우중 회장인 것이다. 아직도 베트남이 김 회장을 예우하는 것은 그때에 대한 고마움을 잊지 못하기 때문이다.

외부 세계와 단절된 사회주의 국가였던 베트남은 최악의 경기침체와 인플레를 극복하기 위하여 1987년 개혁 개방을 외치며 도이모이 (Doi Moi) 정책을 펼치지만, 폐쇄된 사회주의 국가 베트남에 대한 불신으로 모든 국가들은 투자에 부정적 판단을 하고 있어서 투자 유치가 전무한 상황이었다. 세상사가 그렇듯이 정책의 성공이라는 것은 자신들의 의지만으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고, 그것을 수행할 지지자와 행동하는 전사가 있어야 가능한 것이다. 베트남에게는 김 회장이 바로 그였다. 그들의 절박함과 김 회장의 추진력이 만난 것이다.

김우중 전 대우그룹 회장
김우중 전 대우그룹 회장
1992년 한-베 국교수립 이전인 1989년 김우중 대우그룹 회장은 15억 달러규모의 투자를 통해 베트남에 TV공장과 공단을 지었다. 이후 김회장의 투자에 자극을 받은 미국과 일본 기업들이 베트남의 개방정책에 대한 의심을 해소하고 투자를 시작하면서 오늘날 베트남 경제의 초석이 된 것이다.

현재 한국기업들이 베트남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매우 크다. 최근 들어 홍콩과 싱가폴의 투자가 급증하며 순위가 변동되기는 하지만 아직도 베트남에 대한 최대 투자국은 한국이다. 특히 삼성전자의 진출은 1차 산업 위주의 베트남 산업구조에 영향을 준 것뿐만 아니라, 고용과 교육 등 사회적으로도 매우 영향력이 큰 투자였다. 제1공장과 최근 설립된 제2공장의 고용 규모만 20만명 수준으로, 그 외에도 관련 부품업체 및 연관 산업들의 진출로 창출되는 고용 효과는 베트남의 고용과 교육환경까지 영향을 주고 있다. 삼성을 비롯한 한국기업 입사를 위한베트남 학생들의 치열한 경쟁만 보아도 그 영향력을 알 수 있다.

그 외에 롯데, LG, CJ, 두산, GS 등 국내의 주요 그룹들 역시 진출 범위와 규모의 차이는 있으나 상당한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신한은행, 한국투자증권, 한화생명 같은 금융기관들의 진출 또한 베트남 금융 경제의 변화를 선도하고 있으며, 노동력 기반 산업인 한국의 신발 및 봉제업체들은 베트남 인력시장의 거대 공룡이라 할 수 있다. 최근 들어서는 부동산, 교육, 육아, 문화, 외식 등등 거의 모든 산업에서 진출 러시가 이지면서 영향력이 확대되고 있다. 당연히 이에 따른 부가적 사업자 진출들도 뒤따르고 있다.

이런 베트남 진출 러시는 베트남의 모든 산업분야에서 급격한 변화가 일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고속도로 건설 같은 SOC 인프라 구축 사업, 호치민 지하철을 비롯한 교통망 개선 사업, 투티엠 스마트 시티 등 다수의 신도시 건설 사업, 베트남 증권 거래소 차세대 전산 구축으로 대표되는 시스템 사업 등 모든 산업부문에서 대규모 프로젝트가 동시에 진행되며 관련 산업 및 주변 산업을 견인하고 있다. 산업화가 진행되는 나라의 특징이라 하겠다.

경제의 뼈대를 구축하는 주요 산업의 활기는 베트남 국민들의 생활로 전이되면서 실생활과 관련된 산업의 발전을 견인하고 있어, 이에 따라 진출분야가 의료, 교육, 외식, 문화 서비스 산업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산업 부문으로 확산되고 있다.

현지 사업 라이선스 확보를 위한 현지 금융 회사 인수 같은 M&A 소식이 많아지고 있으며 법률 자문 수요가 늘어나니, 국내 유명 법무법인들은 현지에서 쉽게 찾을 수 있는 것은 당연한 현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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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지 많은 나무 바람 잘 날 없다.

김 회장의 투자가 시작되기 전, 베트남 체류 한국인 수는 선교사를 포함하여 극소수에 지나지 않았다. 베트남은 그러나 낮은 인건비와 높은 교육열을 바탕으로 한 우수한 노동력이 기반이 되어 세계의 생산기지로 떠오르면서 신발과 봉제산업 등의 제조업체가 증가하였고 체류자 수도 급격히 늘어났다. 이후 여러 진출 법인의 주재원으로 나갔던 이들이 임기 만료 후 귀국을 포기하고 정착을 결정하면서 현지 사업가들로 자리를 잡으며 교민사회의 중심이 된 것은 다른 나라에서의 이민사와 유사하다.

특히 최근의 특징은 한국 내 중소 상공인들의 악화된 환경으로 인해 생존의 기회를 모색하기 위해서 개인 단위 및소규모 사업 검토를 위한 방문이 늘어나고 있다. 이로 인한 사건 사고도 점증하고 있다. 물론 이는 자영업에만 국한된 것이 아니고, 소규모 사업장들까지 포함된 현상이다. 이러한 사건들의 발생 이유는 정보의 불균형 때문이라고 판단된다. 필자에게 베트남에 대한 문의를 하는 많은 이들의 공통된 이야기가, 막상 베트남에 대한 사전 조사를 하려고 보면 생각 외로 어렵다며 호소한다. 현재 각종 매체들을 통하여 전달되는 베트남 정보는 여행 및 맛 집 정보 같은 단편적 정보들만 넘쳐나고 있는 이유라 추측된다. 베트남은 외국인이 정착하기에는 아직도 어려운 나라다. 필자의 칼럼은 이러한 것들을 반영하여 각 산업별로 사업참여자의규모를 감안 구별하여 유용한 분석 정보를 제공하려 한다.

베트남 호찌민 도심 전경이미지 확대보기
베트남 호찌민 도심 전경

베트남을 비롯한 해외투자도 좋지만 모든 기업들이 해외로만 빠져나가며 글로벌화를 외치는 가운데, 더욱 극심해진 국내의 일자리 부족과 피부로 체감하는 경기불황이 오버랩 되어, 베트남 투자와 진출을 자문해 온 필자로서는 마음이 편치만은 않다. 김우중 회장의 사례에서 보듯이 한 기업가의 판단이 1억 인구의 삶을 바꾸고 한 나라의 미래를 바꿀 수도 있다. 국내 기업인들의 현명한 판단과 국내 기업 환경의 개선 및 해외투자에 대한 정부의 균형 있고 합리적인 정책이 이루어지길 간절히 바랄 뿐이다.

(향후 칼럼에서는 베트남의 금융, IT, 유통, 문화 등등 유망산업들의 진출을 주제로 기업단위 및 소규모 사업으로 구분하여 정보를 제공할 예정입니다. 그 시작으로 한국에서는 저 출산으로 사양산업이 되어가고 있는 교육 및 교재 산업 등의 베트남 현황과 진출방안에 대한 내용을 다룰 것입니다.)

김우성 비엔티컨설팅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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