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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태민의 채권포커스] 연준의 도비시 서프라이즈와 한미 금리의 레벨부담

기사입력 : 2019-03-21 1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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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연준
[한국금융신문 장태민 기자]
연준이 시장 예상을 뛰어넘는 비둘기 면모를 과시했다.

미국 FOMC는 19~20일 회의를 끝낸 뒤 연방기금금리 목표범위를 2.25~2.50%로 유지하고 연내 금리 동결을 시사했다. 내년 인상 전망은 1차례로 축소됐다.

올해 금리인상을 전망한 멤버수는 지난해 12월 15명에서 6명으로 급감해 금리인상 전망이 대폭 후퇴했다.

연준은 지난 12월 회의에서 올해 금리인상 전망 횟수를 3차례에서 2차례로 줄인 뒤 이번엔 아예 동결로 돌아선 것이다.

점도표를 보면 올해 말 금리 중간값은 2.4%로 대폭 떨어졌다. 12월 회의 때의 2.9%에서 50bp 내려온 것이다. 2020년 말 금리 중간값은 2.6%로 제시했고 2022년에는 2.6%가 유지될 것으로 예상했다.

오는 9월말까지 대차대조표 축소를 끝내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5월부터 보유국채의 월간 상환 한도를 기존 300억 달러에서 150억 달러로 줄이고, 9월 말 공개시장계정(SOMA)의 보유자산 축소를 종료키로 했다. 10월 이후 MBS 만기도래분은 월간 최대 $200억까지 국채에 재투자할 수 있다.

연준은 현재 월 500억달러(국채 300억달러, MBS200억달러)의 자산재투자 축소를 이어 가고 있다. 대차대조표 축소 종결시점 연준 자산은 3.5조 달러 수준을 나타내게 된다.

■ 도비시해진 연준 스탠스..금리인하 묻는 질문엔 "지표에 명확한 시그널 없다"

시장에서 관심을 모았던 점도표가 '연내 동결'로 돌아 시장 예상(연내 1회 인상)을 하회한 데다 B/S 축소 시점 역시 연말 시점보다 빠르게 결정된 가운데 경기 전망도 후퇴했다.

연준은 시장에 '도비시 서프라이즈'(Dovish Surprise)를 선물하면서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종전 2.3%에서 2.1%로 하향 조정됐다. 연준 성명서는 경기 상황을 solid(견조한)에서 slowed from its solid rate(견조한 수준에서 둔화)로 수정했다.

실업률 예상치는 기존보다 약간 높은 3.7%로 제시했으며, 올해 인플레이션 예상치는 1.9%에서 1.8%로 낮췄다. 물가는 대칭적인 2% 목표 부근을 이어갈 것으로 전망했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임금상승에도 불구하고 인플레 우려는 미미하다"는 입장을 보이면서 정책금리는 patient(인내)한 기조를 유지하겠다고 했다.

파월은 최근 2년간 임금이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지만 현 수준이 인플레이션을 우려할 정도는 아니라는 평가를 내놨다.

물가상승률이 저조한 것은 인플레이션 기대치가 낮기 때문이라고 시사했다.

그는 고용과 인플레이션 전망이 정책변화를 필요로 하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예상했다.

기자회견에서 금리인하를 묻는 질문엔 "현재로서는 경제지표가 명확한 시그널을 주지 않고 있어서 인내를 갖고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 연준 연내 금리동결 전망 부각되는 가운데 인상 사이클 끝났다는 관점도 강화

간밤 미국채10년물 금리는 9.32bp 급락한 2.5245%를 기록했다. 금리 낙폭은 올해 들 어 가장 컸으며, 금리 수준은 15개월래 최저치 수준으로 내려갔다.

국채30년물 금리는 5.52bp 떨어진 2.9706%, 국채2년물 금리는 7.04bp 내린 2.3961%를 나타냈다. 국채5년물은 9.94bp 빠진 2.3311%에 자리했다.

2년, 5년 금리 등이 기준금리 상단 밑으로 내려온 것이며, 금리선물 시장은 올해 연준의 금리인하 가능성을 30%대에서 50%대로 높여 반영했다.

금융사들 사이엔 연준의 금리인상 사이클이 사실상 끝났다는 인식도 강화되고 있다.

씨티, UBS 등은 서둘러 연준의 금리인상 전망을 1회에서 '제로'로 수정했으며, 국내 기관들 사이에서 올해 '동결'로 전망을 바꾸는 모습이 나타났다.

다만 연준의 금리 인상사이클이 완전히 끝났다고 보기엔 찝찝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최근 미국 지표 하락 등에 셧다운 이슈 등이 반영된 데다 중국, 유로존 등이 경기 부양에 나선 가운데 미국의 2분기 지표 등을 더 볼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증권사의 한 채권딜러는 "도비시한 연준으로 미국채 금리와 달러가치가 많이 빠졌지만, 연준의 기본 입장은 데이터 디펜던트한 대응"이라며 "2분기 성장률이 예상보다 나아지면서 이후 금리인상 기대감이 다시 부각될 소지도 있다"고 밝혔다.

■ 미국 이자율 시장도 안고 있는 레벨 부담의 문제

미국채 10년 금리가 2.5% 아래로 계속 하락하기도 만만치 않을 것으로 봤다. 장기금리가 기준금리 상단과 밀착된 가운데 단기 쪽은 이를 밑돌고 있기 때문이다.

윤여삼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미국채10년 2.52%, 2년 2.40%는 연말까지 인하 기대를 40%를 반영한 것"이라며 "연내 인하 확신이 없다면 금리추가 하락 베팅은 쉽지 않은 구간에 들어온 것"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연준의 비둘기 색채가 강화된 것은 실물과 금융시장 동시에 안정시킬 목적"이라며 "연준이 '할 수 있는 것은 다했다'는 인식으로 금리는 바닥 탐색을 길게 이어갈 수 있으나 달러 약세까지 가세해 위험 선호를 지지할 수 있는 환경으로 볼 수 있다"고 해석했다.

금리 선물시장에서 연준의 금리인하 기대감을 상당히 적극적으로 반영하고 있지만, 시장금리가 더 내려가기 위해선 금리 인하 컨센서스가 강해져야 할 것이란 관측들도 적지 않다.

운용사의 한 매니저는 "미국 금리가 너무 빠르게 상황을 반영한 측면도 있다고 본다. 그 쪽 시장이 금리인하에 보다 자신감을 가져야 레벨을 더 낮출 수 있을 것"이라고 관측했다.

다만 최근까지 시장이 연준의 변화에 상당히 앞서 나간 측면이 있다는 점 등에서 레벨 부담을 극복할 가능성을 열어둬야 한다는 지적들도 보인다.

■ 한국의 레벨 부담 문제는

이날 이주열닫기이주열기사 모아보기 한국은행 총재는 9시 전 출근길에 기자들을 만나 한은이 완화기조를 유지하고 있으며, 아직 인하할 때는 아니라는 입장을 취했다.

이 총재는 올해 두 차례의 금리 결정회의에서 인하 기대에 대해 '지나치다'는 입장을 취해왔다.

그는 그러나 연준의 금리인하로 한은 운신의 폭이 커졌다는 점도 언급했다.

한은의 정책 결정에 있어서 연준의 스탠스 변화를 가볍게 볼 수 없는 만큼 추후 한은이 얼마나 변화를 꾀할지도 큰 관심이다. 최소 연준의 금리인상 사이클이 끝물에 와 있다는 인식이 강한 점을 감안할 때 한국과 미국의 정책금리, 그리고 시장금리의 역전 부담은 완화될 수 있다.

과거 경험치 등을 기준으로 할 때 국내 시장금리 역시 금리인하를 반영하고 있는 가운데 시장이 한은의 변화를 이끌어낼 수 있을지 관심이다. 다만 지금까지의 한은 스탠스를 감안하면 낙관하기도 만만치 않다.

신동수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한국과 미국의 기준금리 동결로 한·미 기준금리 역전폭 75bp가 유지될 것이나 미국채 금리의 하락으로 한·미 국채 금리 역전 폭의 축소가 예상된다"고 지적했다.

20일 기준 한국과 미국 10년 금리 역전 폭은 54bp 수준으로 지난 고점이었던 11월 8일 99bp 수준에서 45bp나 축소된 상태다.

다만 한은이 실제 인하에 나설 수 있을지는 만만치 않을 것으로 봤다.

신 연구원은 "연준의 비둘기 성향 강화로 한은의 통화정책 여력이 개선될 것으로 예상되나 금리인하를 논할 상황이 아니라는 한은 총재의 입장을 고려하면 국내 금리인하 기대로 연결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성장의 하방 리스크가 높아졌지만 잠재성장 수준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은데다 가계대출 등 금융불균형에 대한 경계감이 여전히 높기 때문"이라며 "한은의 금리인하 기대가 전제되지 않는 국고채 3년과 기준금리 격차의 역전을 기대하기도 쉽지 않다"고 밝혔다.

최근 국고3년 금리가 최근 다시 1.8%를 뚫고 내려왔지만, 기준금리와의 거리차가 5bp도 안되는 상황에서 계속 달리려면 숨이 찰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 많다.

증권사 한 딜러는 "FOMC 결과로 레벨 부담이 좀 극복되는 듯도 했지만, 한은이 아직 완강하게 버티기 때문에 한계가 있다"면서 "결국 시장이 일드 커브를 조금 더 눕히면서 우회적으로 압박하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장태민 기자 chang@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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