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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해상, 작년 실적 부진... 새먹거리로 탈출 모색

기사입력 : 2019-02-18 00:00

(최종수정 2019-02-18 1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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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금융신문 장호성 기자] 현대해상 이철영 부회장과 박찬종 사장은 지난 2013년부터 손발을 맞추기 시작해, 햇수로 6년째 함께하고 있는 파트너 CEO다.

이 부회장과 박 사장은 각각 총괄 업무와 기획관리·인사총무지원 등을 나눠 맡으며 현대해상을 안정적으로 운영해왔다는 평을 받았다.

특히 두 사람은 현대하이카다이렉트 합병 등 굵직한 현안을 순조롭게 마무리하며 현대해상을 손보업계 ‘빅3’ 자리에 올려놓는 데 지대한 공헌을 해왔다.

2016년 재연임에 성공하며 ‘장수 CEO’ 반열에 오른 두 사람은 다가오는 3월 이사회 및 주주총회에서 재신임 여부를 평가받게 된다.

업계 안팎에선 ‘유임’ 가능성에 조금 더 무게를 두고 있긴 하지만, 다만 올해 자동차보험 손해율 증가 등으로 인한 최근의 실적 감소는 변수로 꼽힌다. 여기에 지난해 말 최고운영책임자였던 조용일닫기조용일기사 모아보기 부사장이 사장으로 승진하며 ‘2사장 1부사장’체제가 만들어진 것도 눈에 띠는 대목이다.

조용일 사장은 기업보험부문장을 거쳐 사장으로 승진했다. 현대해상 관계자는 “4차산업혁명 등 신성장동력 발굴이 현대해상의 최대 목표”라고 설명하는 한편, “현재로서는 차기 경영진 인선과 관련해서는 정해진 바가 전혀 없는 상태”라며 조심스러운 입장을 보였다.

◇ “자동차보험 손해율 문제는 일시적이지만 시장 포화는 장기적 문제”

매년 순조롭게 실적을 끌어올려오던 현대해상도 지난해 우리나라를 덮쳤던 ‘역대급 폭염’으로 인한 손해율 쇼크를 피하지는 못했다.

현대해상은 연결기준 지난해 영업이익이 5335억 원으로, 전년대비 15.4% 감소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공시했다. 같은 기간 매출액은 15조7466억 원으로 0.9% 줄었고 당기순이익은 3735억 원으로 19.6% 감소했다.

자동차보험 손해율 상승이 실적에 직격탄을 날렸다고 분석했다.

지난해 현대해상 자동차보험의 손해율은 98.5%로 100%에 육박한 것으로 나타났다. 손해율이 100%를 초과할 경우 자동차보험은 ‘팔아봤자 손해’인 상품으로 전락하게 된다.

통상적으로 자동차보험의 적정 손해율은 77~78% 선에서 형성된다. 보험업계에 따르면 손해율이 1%씩 오를 때마다 연간 약 600억 원의 비용이 더 드는 것으로 알려져있다. 여기에 손해율만이 아니라, 사업비까지 포함된 ‘합산비율’을 고려하면 손보사 측의 실적 하락은 더욱 불어난다.

이 같은 현상의 원인은 지난해 유난히 추웠던 겨울철 한파와 폭설 등에 이어 기상관측 이례 최악의 폭염이 겹친 결과였다.

지난 2017년에는 기상 안정과 다이렉트 채널 발전 등으로 보험료 인하 요인이 발생하면서, 손보사들은 자의 반 타의 반으로 보험료 인하 경쟁에 불을 붙여왔다. 그러나 이는 손해율이 악화되고 최저임금, 정비수가 인상 등의 복합적 요인이 겹친 2018년 들어 부메랑이 돼 손보사들을 덮친 것이다.

현대해상 측은 “손해율 및 사업비율 상승에 따라 전년 대비 이익이 감소했다”고 설명하는 한편, “1월 들어 자동차보험료를 소폭 올렸으므로 이 부분에서 장기적인 실적 누수가 있지는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지난해 겪은 실적 저하는 일시적인 현상일 뿐, CEO들의 운영 미스와는 큰 관련이 없다는 해명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실제로는 손해보험업계 전반의 실적 감소가 당초 업계 예상보다 큰 폭이라는 점을 들며 불황의 장기화를 염려하고 있다. 이미 중소형사들은 전년대비 30% 이상의 당기순이익 하락을 경험하며 역대급 ‘실적 쇼크’로 신음하고 있다. 대형사에 해당하는 현대해상은 그나마 선방했다는 평이 나오지만, 불황이 언제 대형사까지 번질지 안심할 수 없다는 의견이 중론이다.

손보업계의 수익성이 악화된 이유로는 우선 사실상 성장을 멈춰버린 시장 여건이 꼽힌다. 빠르게 진행되는 고령화와 출산율 저하로 고객이 점점 줄면서 이런 흐름은 더욱 빨라질 것으로 전망된다. 보험연구원은 “손보사도 2022년까지 수입보험료가 0%대 성장에 그칠 것”이라는 예측을 내놓기도 하는 등 전망은 여전히 어두운 상태다.

시장 포화로 성장이 한계에 봉착했음에도 여전히 20여개에 달하는 손보사들의 경쟁이 이어지면서 사업비가 덩달아 늘어나고 있는 점도 문제로 꼽힌다. 국내 손보사들이 신규 가입자 유치와 보유 계약 유지를 위해 쓴 사업비는 지난해 3분기 누적 12조4306억 원으로 전년 동기 11조3799억 원 대비 1조507억 원 증가한 바 있다.

◇ 장수 CEO 이철영 부회장, 현대해상 전성기 이끌었지만 ‘고연령’ 변수

보험업계는 다른 업권에 비해 안정적이고 장기적인 호흡으로 돌아가는 것이 통상적인 모습이다. 따라서 은행이나 제2금융권에 비해 ‘장수 CEO’ 비율이 많은 업권이기도 했다.

그러나 지난해부터 보험업계에도 ‘쇄신’이 필요하다는 공감대가 형성되면서, 50년대생 CEO들이 대거 60년대생으로 교체되는 등 본격적인 ‘세대교체’ 시기가 도래했다.

삼성생명 현성철 사장(1960년생), 삼성화재 최영무닫기최영무기사 모아보기 사장(1963년생), KB생명 허정수 사장(1960년생) 등 수장을 교체한 주요 보험사 CEO들은 모두 60년대생이었다.

이 같은 쇄신 기조 아래에서 햇수로 13년여 째 현대해상의 수장 자리를 지키고 있는 1950년생 이철영 부회장은 보험업계에서도 상징적인 의미를 지닌다.

이 부회장은 1986년 현대건설에서 현대해상으로 이동한 이후 30년 넘게 함께 하며 현대해상의 전성기를 이끌어낸 인물이다. 이 부회장이 선임 CEO로 자리잡은 2013년 이후, 현대해상은 순이익 4000억 원을 돌파하는 등 사상 최대 실적을 연일 경신해왔다.

이처럼 가시적인 성과에도 불구하고 유일하게 변수로 작용할 수 있는 것이 업계 CEO 중에서도 가장 많은 이 부회장의 연령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그러나 보험업계가 오는 2022년 도입될 새 국제회계기준(IFRS17) 및 신지급여력제도(K-ICS) 등으로 격동의 시기를 앞두고 있는 데다, 이 부회장이 그간 보여준 훌륭한 위기관리 능력이나 경영 연속성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면 이번에도 이 부회장이 연임에 성공할 것이라는 시각이 많다.

6년간 손발을 맞춰온 파트너 박찬종 사장의 나이도 1953년생으로 적지 않지만, 이 부회장이 자리를 지킨다면 함께 조금 더 자리를 지킬 것으로 관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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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대해상, 개인용 사이버보험·해외시장 모색 등 새 먹거리 발굴 노력

이철영 부회장은 지난해 현대해상 63주년 기념식에서 “4차 산업혁명이라 불리는 새로운 경영 패러다임에 대비해 현대해상은 그동안 준비해 온 디지털 전략의 구체적인 실행 계획을 바탕으로 보험업계의 변화를 주도할 것”이라며, 이와 함께 “보험영역 이외 신규 시장에 대한 끊임 없는 도전과 신 성장동력 발굴 노력으로 새로운 산업 환경에 대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러한 기조 아래 현대해상이 올해 새로운 먹거리로 선보이는 ‘하이사이버안심보험’은 그 동안 기업이나 단체 등의 전유물로 여겨졌던 ‘사이버보험’을 업계 최초로 개인 가입자의 영역으로 끌어냈다는 점에서 커다란 의의를 지닌다.

‘하이사이버안심보험’은 개인 소비자들의 인터넷 쇼핑몰 사기 피해 외에도 인터넷 직거래 사기 피해, 사이버 금융범죄(피싱·스미싱·메모리해킹)로 인한 금전피해 등을 종합적으로 보장하는 보험이다.

이 상품은 출시되기도 전인 12월 중순에 이미 ‘인터넷 쇼핑몰 사기 피해’ 담보에서 독창성과 진보성 등을 인정받아 6개월간의 배타적사용권을 획득한 상태다.

보험료는 연간 1만 원대로 저렴하며, 상품 가입 시 1년 동안 인터넷 쇼핑몰 사기 피해, 인터넷 직거래 사기 피해, 사이버 금융범죄 피해를 각각 사고 당 1000만 원까지 모두 보장받을 수 있다.

현대해상 일반보험상품부 안종범 팀장은 “최근 급격하게 증가하고 있는 개인의 사이버위험에 대한 보험 사각지대를 해소하기 위해 이 상품을 개발했다”며, “현대해상은 앞으로도 차별화된 새로운 보장과 신상품 개발을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보험업계 한 관계자는 “2019년 현대해상이 개인용 사이버보험의 포문을 열면서, 부진했던 사이버 보험 시장이 뒤늦게나마 활력을 찾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평했다. 뿐만 아니라 현대해상은 시장 포화로 인해 성장정체에 빠진 국내 보험업계에서 눈을 돌려 성장 가능성이 높은 베트남 시장으로 눈을 돌리고 있기도 하다.

보험개발원에 따르면 베트남의 생명보험과 손해보험 시장 규모는 각각 우리나라의 2.0%, 2.4% 수준에 불과하다.

그러나 지난 2013~2016년 연평균 보험료 실질성장률이 생명보험 15.0%, 손해보험 7.3%에 이를 정도로 가파르게 성장하고 있다.

게다가 인구 중 70%가 15~64세의 젊은 인구인데다 보험 가입률도 우리나라만큼 높지 않아 국내 보험업계는 베트남 시장이야말로 ‘미래 먹거리’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현대해상은 지난해 말 최근 베트남 손해보험사 ‘비엣틴은행 보험사(VBI)’의 지분 25%를 인수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VBI는 베트남 2위 은행인 비엣틴은행의 자회사다. 설립된 지 10년 된 VBI는 현지 30개 손보사 중 시장점유율 13위다.

현대해상 이철영 부회장은 “VBI의 높은 성장 잠재력과 현대해상의 경험 및 노하우가 전략적 협력 관계를 통해 상승 효과를 낼 것”이라는 기대를 보였다.

장호성 기자 hs6776@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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