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산과 풍요의 상징인 2019년 황금돼지의 해가 밝았지만, 보험업계 최고 경영자들의 표정은 위태로운 보험시장 상황과 불투명한 앞날로 인해 어둡기만 하다.
현재 보험업계는 급격한 고령화와 저출산 등 인구절벽 문제에서 비롯된 보험의 수요 저하와 성장정체는 물론, 경제 불황이 장기화되면서 장기보험 상품을 해약하는 고객이 늘어나는 등 기존 고객들의 이탈도 가속화되고 있다. 여기에 지난해 즉시연금·암보험금 약관 문제로 인해 소비자들 및 금융당국과의 갈등이 해를 넘기는 등, 보험업의 근간이라고 할 수 있는 ‘소비자 신뢰’ 면에서도 지난해 보험업계는 낙제점을 받았다.
생명보험협회 신용길닫기신용길기사 모아보기 협회장은 신년사에서 “2019년 새해 생보업계를 둘러싼 대내외 여건은 우호적이지 않다”며 “크고 작은 어려움과 극복해야 될 수많은 도전과제가 우리 앞에 놓여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국내외 주요 연구기관은 우리나라의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연이어 하향조정하고 있다”며 “갈수록 커지는 세계 경제의 불확실성은 우리 경제의 어려움을 가중시킬 것”이라고 언급했다.
두 협회장은 이러한 위기를 4차 산업혁명 시대 속 ‘인슈어테크’ 등 새로운 기술로 넘어야 한다며 한 목소리를 냈다. 신 협회장은 “4차 산업혁명 시대의 도래에 따른 데이터 분야와 핀테크 활성화를 위한 정부의 규제혁신 노력도 속도감 있게 전개될 것”이라고 제언했다. 김 협회장 역시 “인공지능(AI), 블록체인, 자율주행차 등으로 대표되는 4차 산업혁명의 진전은 이전에 경험해보지 못한 거대한 도전으로 다가오고 있다”며 “‘단순한 변화’(Change)가 아닌 ‘완전한 변신’(Transformation)을 추구해야 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신창재닫기신창재기사 모아보기 교보생명 회장 역시 신년사를 통해 “올해 회사 경영환경은 유난히 어려울 것”이라며 “올해 예정된 기업공개(IPO)가 ‘제2의 창사’라고 할 정도로 향후 회사 성장과 발전에서 획기적인 변곡점이 될 것”이라며 긴장을 감추지 못했다. 신 회장은 “그 어느 해보다 사업계획 목표와 비전을 달성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고객·현장 중심으로 상품·채널 경쟁력 강화’란 경영방침을 제시했다.
지난해 이미 실적 부진으로 골머리를 앓았던 허정수 KB생명 사장 역시 ‘고객중심의 CPC영업전략 추진’으로 위기 돌파에 나섰다. 허 사장은 신년 전략회의에서 “새로운 조직 구성은 마케팅, 상품, 영업으로 이어지는 CPC체계의 완성"이라며 "이를 통해 업무효율과 의사결정 속도를 높여 고객니즈에 기민하게 대응하는 변화를 맞이하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손해보험업계 1위를 지키고 있는 삼성화재의 최영무 사장 또한 “올해는 보험산업의 양적·질적 기반 약화가 예상된다”며 “지속적으로 악화되는 경영환경에서 새로운 비상을 위해 ‘담대한 도전, 과감한 실행, 새로운 미래’를 올 경영 모토로 정했다”고 밝혔다. 삼성화재는 올해 이를 위해 장기보험에서는 채널 및 상품구조 혁신을 통해 시장에서 최상의 경쟁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자동차보험은 적정 원가 확보 및 보상 효율을 높여 나가겠다는 계획이다.
햇수로 12년째 장수 CEO 자리를 지키고 있는 이철영 현대해상 부회장도 “경기침체에 따른 신계약 부진, 보유계약 해지율 증가, 회계 및 재무건전성 제도 변화 등으로 보험산업 전망이 밝지 않다”며 올해 전망을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 부회장은 미래 성장동력 확보를 위해서는 시장을 선도할 수 있는 혁신적인 상품과 서비스 개발에 역량을 집중하는 동시에, 성장 정체에 빠진 국내 시장의 틀을 벗어나 동남아시아 등 이머징마켓의 신규 진출에도 힘쓰겠다는 각오를 보였다.
장호성 기자 hs6776@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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