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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지용 상명대 경영학부 교수] 최근 중금리 대출시장 확대의 명암

기사입력 : 2018-12-10 00:00

(최종수정 2019-01-07 0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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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2분기부터 금융업권별로 중금리대출 차등화
중신용자 신용정보 부족 대출부실 위험성 높아져

▲사진: 서지용 상명대 경영학부 교수
▲사진: 서지용 상명대 경영학부 교수
[서지용 상명대 경영학부 교수] 금융당국의 가계대출 규제강화는 금융권 전반에 걸쳐 중·저신용자에 대한 소위 대출절벽을 초래한 것으로 보인다.

즉, 차주 신용도에 따라 대출시장 분할이 심화된 부작용이 나타난 셈이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 2014년 대비 2017년 3분기의 은행권 고신용자(신용등급 1~3등급) 대출비중은 확대(8.7%p)된 반면, 중신용자와 저신용자의 대출비중은 각각 -6.0%p, -2.7%p 감소한 것으로 확인된다. 물론, 비은행금융기관에도 중·저신용자의 대출비중 감소현상이 있었다.

해당 자료는 금리수준에 따른 국내 대출시장의 양극화 현상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그런데, 저신용 차주들이 금융취약계층으로 내몰릴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최근 정부도 중금리 대출 활성화 방안을 내놓았다.

이는 가계대출 총량제,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Debt Service Ratio) 등 잇따른 규제에서 돈빌리기 어려운 서민들을 배려한 정책이다.

금융위원회는 중금리 대출공급을 확대하고, 가계대출총량 규제에서 중금리 대출을 제외하기로 결정했다. 이른바 가계대출 규제에 몸살을 앓고 있는 금융회사들에게 일종의 인센티브가 제공된 셈이다.

특히, 여신전문금융사(이하 여전사)의 경우 전체자산의 30%이하로 제한된 대출자산 비중 계산과정에서 중금리 대출은 일반대출의 80% 수준으로 인정될 것으로 보인다.

이로써, 중금리 대출시장 확대가 예상되고 있으며, 이미, 금융업권별로 새로운 중금리 대출상품이 출시되며, 뜨거운 경쟁이 예고되고 있다.

무엇보다 여전사와 저축은행을 중심으로 대출공급이 본격적으로 확대될 전망이다. 실제로 2017년부터 전체 중금리 대출공급의 약 48%, 32%가 각각 여전사와 저축은행의 몫이었다.

또한 시중은행과 인터넷전문은행도 중금리 대출시장 진입을 서두르고 있다. 사실 그동안 은행권은 중금리 대출에 소홀한 면이 없지 않았다.

시중은행은 금리상승 가능성, 자본규제강화로 인한 위험회피성향이 강해지면서, 신용위험이 낮은 주택담보대출에 치우친 면이 있었다.

또한 중금리 대출시장을 타겟으로 표방한 인터넷전문은행도 은산분리 규제로 인해 위험자산 증가에 따른 자본금 확충이 쉽지 않아 우량차주 위주의 대출영업을 영위해왔다.

하지만 시중은행과 인터넷전문은행들은 신용평가시스템의 고도화를 토대로 중금리 대출시장에 본격적으로 뛰어들 전망이다.

특히 시중은행들은 정부보증으로 제공된 정책 중금리 상품(사잇돌, 새희망홀씨)의 취급을 토대로 충분한 신용분석 노하우가 축적된 것으로 보인다.

또한 인터넷전문은행도 비금융주력자 지분율이 34%까지 확대됨에 따라 위험가중자산 증가에 따른 자본금 확충 부담에서 상당부분 벗어난 상황이다.

금융권의 중금리 대출공급 확대로 금융취약계층의 돈 빌리기도 한층 쉬워질 전망이다.

그동안 DSR 70%를 초과하는 중·저신용자들은 사실상 돈 빌리기 어려운 규제여건 속에 놓여져 있었다. 시중은행 대출 취급액 중 DSR 70% 초과 대출은 15%, DSR 90% 초과대출은 10% 이내로 관리되도록 규제되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동안 은행 입장에서는 DSR 기준을 맞추기 위해 해당 대출규모를 줄일 수밖에 없는 여건이었다. 따라서, 중소서민의 금융지원을 위한 정부의 중금리 대출공급 확대정책은 시기적절한 것으로 판단된다.

한편, 금융위원회는 내년 2분기부터 금융업권별로 민간 중금리 대출의 금리범위를 차등화할 계획이다. 업권별 비용구조(조달금리, 부실율, 판매관리비 등)를 고려해 중금리 대출 요건을 차등 적용하겠다는 의미이다.

결국 중금리 대출로 인정받기 위한 업권별 평균금리, 최고금리가 달라질 것이다. 향후 평균금리(16.5%)와 최고금리(20.0%)가 인하될 예정인데, 저축은행, 카드사의 평균금리는 각각 0.5%p, 5.5%p, 최고금리의 경우에도 각각 0.5%p, 5.5%p 낮아지게 된다.

이로써, 금융업권 전반적으로 금리 10%대 대출비중이 점차 증가할 것으로 보여 대출절벽은 상당부분 해소될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 대출금리 하락이 가져올 부정적 영향들도 있어, 이에 대한 신중한 검토와 함께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

우선, 금융권의 연체위험 증가 가능성이 있다. 중신용자들의 경우 대체로 신용정보 부족자로 분류된 차주들인데, 대출 심사시 정확한 신용위험 산출이 어려워, 결국 대출의 부실화로 이어질 우려가 있다.

또한 여전사들의 수익성이 악화될 우려도 있다. 여신전문금융업감독규정(제11조 제2항)은 고위험 대출을 2개 이상 이용하는 차주를 다중채무자로 규정하고, 충당금 30%를 추가적립토록 규정한다.

하지만, 카드론 차주의 경우 3건 이상 대출이 있는 다중채무비중이 30%를 넘고 있으며, 대출금 상환만기도 짧아 복수 카드론을 이용한 ‘돌려막기’ 가능성이 있다. 더욱이, 중금리 대출금리 기준이 하향 조정되면서 카드사들이 대출 가능 차주에 상대적으로 높은 금리를 적용할 수 있어, 차주들의 연체율이 높아질 수 있다.

더욱이, 향후 시장금리도 상승될 것으로 보여, 중금리 대출의 연체 가능성은 높은 편이다. 결과적으로 추가충당금 적립이 늘어날 경우 카드사를 중심으로 여전사 수익성이 상당부분 악화될 수 있다.

결론적으로 중금리 대출시장 활성화를 위해서 금융당국은 다음의 사항을 고려하고, 관련방안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

첫째, 여전사에게 적용되는 고위험 대출 기준인 다중채무자의 정의를 변경하여, 높은 금리수준을 적용받는 차주에게 추가 충당금을 부과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둘째, 중금리 대출의 부실화를 예방하는 차원에서 차주에 대한 분할 상환금, 이자, 그리고, 연체시 납부액의 고지를 금융권으로 하여금 의무화하도록 해야 한다.

셋째, 중금리 대출공급 확대에 따라 나타날 수 있는 부정적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부채 조기상환시 이자감면혜택 등 차주에 대한 인센티브 제공 방안도 마련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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