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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비상경영체제…동남아 공략 안간힘

기사입력 : 2018-02-1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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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각규 부회장 중심 돌파구 모색
롯데마트 인니·베트남 3배 확대
롯데면세점 동남아서 사업 승부수

롯데 비상경영체제…동남아 공략 안간힘이미지 확대보기
[한국금융신문 신미진 기자] ‘총수 부재’라는 사상 초유의 사태와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난타를 동시에 받고 있는 롯데그룹이 동남아시아 사업 확장에서 돌파구를 찾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그동안 해외 사업을 진두지휘 했던 신동빈닫기신동빈기사 모아보기 롯데그룹 회장은 결국 ‘국정농단 사건’ 재판에서 발목을 잡혔다. 롯데에 대한 중국의 사드 보복은 롯데마트 매각 답보로 여전히 진행 중이다.

다만 롯데는 “이대로 가만히 있을 순 없다”는 분위기다. 이에 황각규 롯데지주 부회장을 필두로 비상경영체제를 가동해 중국의 우회로인 동남아시아 공략 계획에 잰걸음을 낼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 13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김세윤 부장판사)는 ‘최순실 국정농단 사건’ 재판 1심 선고에서 신 회장에게 징역 2년6개월에 추징금 70억원을 선고했다. 실형을 면치 못한 신 회장은 법정구속돼 곧바로 구치소로 향했다.

앞서 신 회장은 2016년 롯데월드타워면세점 재승인 대가로 K스포츠재단에 70억원을 출연한 혐의로 징역 4년을 구형받았다. 재판부는 롯데가 2016년 3월 K스포츠재단에 추가로 출연한 70억원의 성격이 제3자 뇌물죄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그동안 롯데 측은 감사원 조사결과, 박근혜 전 대통령의 지시에 따라 기획재정부가 2016년 1월 31일 시내면세점 추가를 이행하겠다는 보고를 했다는 점을 들어 출연 재원의 뇌물 의혹을 부인해왔다.

신 회장과 박 전 대통령의 독대 시기는 그해 3월로, 시내면세점 추가 결정이 이미 이뤄진 뒤기 때문에 직접적인 연관이 없다는 주장이다. 그러나 재판부는 “피고인 신동빈은 대통령 단독 면담 시 면세점 재취득 문제가 현안이었고 이에 대한 지원을 요구했다”고 판단했다.

이로써 롯데는 창립 50여년 만에 ‘총수 부재’라는 최악의 상황을 맞게 됐다. 그 동안 신 회장이 한국-인도네시아동반자협의회 경재계 의장을 맡는 등 해외 사업 추진을 직접 이끌어왔다는 점에서 분명 악재다.

그러나 롯데는 황 부회장을 필두로 비상경영체제를 돌입해 악재를 돌파해내겠다는 방침이다. 롯데 관계자는 “투자 및 고용 확대 등 산적한 현안을 앞두고 (신 회장의 실형이) 큰 악재로 작용할까 우려된다”면서도 “비상경영체제를 가동해 임직원, 고객, 주주 등 이해관계자를 안심시키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 인니·베트남 네트워크 확대

롯데마트는 그룹 내 계열사 중에서도 사드 피해가 가장 컸다. 중국 당국이 소방점검과 세무조사 등의 이유로 사실상 영업을 방해하면서 지난해 롯데슈퍼 포함 현지 112개 점포 중 99개가 문을 닫은 상태다.

사드 영향에 따라 실적도 직격탄을 맞았다. 롯데마트는 지난해 중국에서 2630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이는 전년(1조1140억원) 대비 약 77% 급감한 수치다.

이에 롯데는 지난해 9월 중국 롯데마트 매각을 공식화하고 해외 유통 대기업들과 접촉을 시도해왔지만 아직 이렇다할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중국 현지법에 따라 현지 직원들에게 매달 정상임금의 70~80% 가량의 임금을 지불하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매각 기간이 길어지면 길어질수록 롯데의 부담감은 길어질 수밖에 없다.

반면 인도네시아와 베트남에서는 전년과 비슷한 성장세를 유지했다. 지난해 롯데마트의 인도네시아와 베트남의 매출액은 전년대비 0.1% 역신장하는 데 그쳤다. 사드 이슈가 붉어지기 전인 2016년 롯데마트 중국과 인도네시아·베트남의 해외 매출 구성비는 각각 45%, 55%로 비슷한 수준이다.

이에 따라 롯데마트는 중국 우회로로 향후 베트남과 인도네시아 등 동남아시아 시장에 화력을 집중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롯데쇼핑의 지난해 3분기 실적자료에 따르면 롯데마트는 2020년까지 인도네시아와 베트남 점포수를 총 169개(인도네시아 82개·베트남 87개)로 늘릴 계획이다. 현재 점포수(59개)와 비교하면 3년 만에 출점 규모를 약 3배가량 늘리는 셈이다.

인도네시아에서는 출점 도시를 현재 25개에서 35개로 확대해 전국 네트워크 구축을 통한 업계 1위를 달성한다.
베트남에서는 편의점 채널 성장이 지속되고 있는 점을 감안해 대형점과 함께 소형점의 출점을 병행한다는 계획이다.

동남아시아 내 전문상품 수출업(B2B·기업간거래)와 온라인 사업도 확대한다. 현재 롯데마트는 한국과 베트남·인도네시아 등의 자체브랜드(PB) 상품을 역내 무관세를 이용해 타 국가로 수출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수출 대상국은 미얀마와 라오스 등이다.

이를 통해 현재 320억원 수준인 인도네시아와 베트남 PB상품 매출을 2020년까지 3배 이상인 1000억원으로 성장시킨다는 계획이다. 인도네시아와 베트남의 온라인 사업도 올해 65억원에서 내년에는 170억원, 2019년에는 300억원을 기록해 2020년에는 총 480억원을 달성한다는 포부다.

온라인사업 강화의 일환으로 지난해 롯데는 인도네시아 재계 2위 살림그룹과 합작법인 ‘인도롯데’를 설립하고 현지 온라인쇼핑몰 ‘아이롯데’를 공식 오픈했다. 이를 통해 롯데는 2021년 매출액 5000억원 달성과 흑자전환에 이어 2023년에는 매출 1조원을 돌파하겠다는 목표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중국 사업의 경우 하루빨리 정상화를 통해 수익을 안정적으로 돌려놓는 게 최우선”이라며 “동남아시아 시장에서는 적극적인 사업 운영을 통해 실적 개선 노력을 지속하겠다”고 말했다.

◇ ‘흔들’ 1위 롯데면세점, 해외서 승부

롯데면세점도 동남아시아 시장 확대에 나선다. 다만 사드 우회로로 신흥국을 택한 롯데마트와는 상황이 다르다. 롯데면세점의 해외 진출은 신규 면세점 추가에 따른 국내 면세업계 경쟁 심화와 임대료 갈등 등 제도적인 리스크를 탈피하기 위한 행보로 분석된다.

롯데면세점은 지난 13일 인천국제공항 제1터미널 면세점 사업권 중 일부 반납을 결정짓고 인천공항공사에 철수를 요청하는 공문을 접수했다. 이에 따라 롯데면세점은 4개 사업권 중 주류·담배 사업권(DF3)을 제외하고 탑승동 등 나머지 3개 사업권(DF1·DF5·DF8)을 반납할 예정이다.

롯데면세점 측은 “지난 2001년 인천공항 면세점 1기 사업자로서 운영을 그동안 꾸준히해오며 임대료를 성실하게 납부해왔다”며 “사드 배치 영향과 서울 시내면세 사업자 추가 등으로 인해 심각한 매출 타격을 입어 철수를 결정하게 됐다”고 말했다.

인천공항 철수를 통해 개선된 수익으로 베트남을 중심으로 한 해외사업 확대에 총력을 기울인다.

롯데면세점은 올해 상반기 중으로 베트남 나트랑 국제공항 신터미널에 베트남 2호점을 오픈한다. 지난해 단독 운영권을 획득하면서 롯데면세점은 2028년까지 10년간 나트랑 국제공항 면세점을 운영하게 됐다. 향후 10년간 목표 매출은 약 7000억원이다.

지난해 5월 다낭공항점을 열며 국내 업계 최초로 베트남에 진출한 롯데면세점은 그해 6월 태국 방콕에 시내면세점을 오픈하는 등 동남아시아 진출을 가속화했다. 다낭공항점의 경우 오픈 첫 해인 지난해 흑자를 기록하는 성과를 달성했다.

이에 따라 롯데면세점이 올해 해외에서 운영할 총 7개 점포 중 절반 이상인 4개(인도네시아 자카르타 시내점·베트남 다낭공항점·나트랑공항점·태국 방콕 시내점)가 동남아시아권 국가로 채워지게 됐다.

이처럼 롯데면세점이 해외 시장 공략에 나선 가장 큰 이유로는 국내 면세점 경쟁 심화가 꼽힌다.

2015년 정부의 면세 특허권 확대로 6개에 불과했던 서울 시내면세점은 올해 13개로 늘었다. 특히 신세계면세점이 면세사업 진출 2년 만에 점유율 약 12%를 차지한 3위로 급부상하면서 롯데면세점의 지위는 더욱 흔들리게 됐다.

경쟁사인 신라면세점이 해외 사업 확장에 나선 것도 영향을 미쳤다. 기존 국내 사업자 중 최대 해외 매출(5000억원)을 올리던 신라면세점은 올해 상반기 중으로 홍콩 쳅락콕 국제공항 면세점을 열면서 해외 연 매출 1조원 시대를 예고했다. 신라면세점이 싱가포르와 마카오, 홍콩 등 인근 국가에 매장을 선점한 점도 동남아시아 등 신흥시장 개척에 고삐를 당겼다.

롯데면세점 관계자는 “베트남 주요도시인 하노이, 호찌민, 다낭 등에 대대적 투자를 진행하고 시내면세점을 추가로 오픈해 베트남 면세 시장을 선점할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한편 국제통화기금(IMF)에 따르면 베트남과 인도네시아의 2020년 경제성장률 전망치는 각각 5.5%, 6.5%에 달한다. 이는 중국(6.5%)과 비슷한 수치이나 상대적으로 외교적 마찰이 적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신미진 기자 mjshin@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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