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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용진 신세계 부회장] “세상에 없던 것 만드는 게 이마트 DNA”

기사입력 : 2017-08-07 00:34

(최종수정 2017-08-07 07:11)

스타필드, 차세대 오프라인 유통 모델 부상
“1등 전략보다는 ‘게임체인저’로 승부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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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금융신문 신미진 기자] “이마트의 기업가정신은 새로운 가치를 창조하고 세상에 없던 무언가를 만들려고 노력하는 것. 항상 호기심을 가지고 왜(WHY)라고 질문하며 생각의 틀을 깨고 발상의 전환과 변화를 시도해야 한다”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은 지난 6월 서울 성수동 이마트 본사에서 열린 이마트 하반기 경영전략회의에서 임직원 300명에게 도전과 혁신을 주문했다. 이어 “이마트가 멋진 이유는 대한민국에서 시행착오를 가장 많이 겪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1등보다는 ‘온리원’의 가치를 지향하며 이를 위해서는 실수를 두려워하지 말라는 메시지다.

최근 정 부회장은 유통업계에서 가장 활발한 ‘유통실험’을 진행 중이다. 복합쇼핑몰에는 쇼핑지역보다 비(非)쇼핑지역을 더 늘리는가 하면, ‘여성’ 소비층이 주를 이루는 대형마트에 ‘남성’을 위한 가전양판점과 라이프스타일숍 등을 속속들이 도입하고 있다. 그의 실험은 2014년 본인이 발표한 ‘비전 2023’이 가동된 뒤부터 본격 시작됐다. ‘비전 2023’은 교외형 복합쇼핑몰과 온라인몰, 동대구복합환승센터 등을 통해 2023년까지 매출 88조원, 투자 31조 4000억원, 고용 17만명을 달성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그 결과 신세계그룹은 지난해 처음으로 10대 그룹(농협 제외)에 진입하는 성과를 거뒀다. 무려 1년 사이에 3단계나 오른 셈이다. 공정거래위원회에 따르면 신세계는 올해 자산 총액이 1년새 3조원 증가한 32조원을 기록하며 몸집을 크게 늘린 것으로 나타났다. 정 부회장이 직접 이끌고 있는 이마트는 창고형 매장 트레이더스와 온라인몰의 성장세에 힘입어 매출이 상승하고 있다.

올 상반기 기존점 매출은 전년대비 3.2% 성장에 그친 반면 트레이스더스와 온라인몰은 각각 31.7%와 25.3%로 크게 성장하며 전체 실적을 견인했다. 이 배경에는 타 경쟁업체를 쫓기 보다는 이마트몰과 일렉트로마트, 노브랜드, 트레이더스 등 신사업을 이끌어온 그의 인사이트가 주효했다는 평가다.

◇ ‘스타필드’…고객의 ‘시간’을 빼앗아라

“유통업의 경쟁상대는 테마파크나 야구장이다. 고객들은 더 이상 물건을 사는 데만 집중하지 않는다”

정 부회장은 지난해 3월 복합쇼핑몰 ‘스타필드’를 주력 사업으로 추진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명칭도 그가 직접 정하며 애정을 드러냈다. ‘스타’는 꿈과 희망을 뜻하면서 동시에 대중들에게 사랑받는 공간이라는 의미를 담았으며, ‘필드’는 사람들이 모여 놀 수 있는 마당을 뜻한다.

지난해 오픈한 1호점 ‘스타필드 하남’에는 총 1조원을 투입했다. 글로벌 쇼핑몰 개발기업 미국 터브먼의 자회사 터브먼 아시아가 49%의 지분을 투자했으며 이는 신세계그룹 내 역대 최대 외자유치 사례로 꼽힌다.

정 부회장은 고객의 ‘소비’보다 ‘시간’을 빼앗겠다는 것을 스타필드의 전략으로 내세었다. 제품으로 고객을 유인하는 것이 아닌, 문화로 유입해 제품 소비로 이어지게 한다는 역발상이다. 하남점에는 어린이 대규모 놀이터 ‘토이킹덤’과 암벽등반·대형 슬라이드 등 다양한 스포츠 활동을 즐길 수 있는 ‘스포츠몬스터’, 실내외 워터파크 ‘아쿠아필드’를 마련했다. 코엑스점에는 가장 중심 위치에 13m 서가가 있는 ‘별마당 도서관’을 세워 고객들에게 무료로 장소를 제공했다.

결과는 성공적이었다. 스타필드 하남은 오픈한 지 140일 만에 누적방문 고객 수가 1000만명을 돌파하며 ‘몰링(Malling)시대’의 정점을 찍었다. 일평균 방문객수는 약 7만명으로, 신세계 측은 연간 2600만명이 하남에 방문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는 테마파크 ‘도쿄 디즈니랜드(연간 1600만명)’보다도 1000만명 많은 수준이다.

정 부회장은 오는 24일 오픈하는 ‘스타필드 고양’으로 인기를 이어간다는 계획이다. 고양점은 ‘토이킹덤’ 면적을 하남대비 약 4배로 늘렸으며, 가족 엔터테인먼트 시설 ‘펀시티’를 새롭게 선보인다. 이로써 고양점의 비쇼핑공간은 하남보다 약 8% 비중이 높아졌다. 가족단위 인구가 많은 고양시에서 유아동 시장을 완전히 석권할 수 있는 새로운 콘텐츠를 개발하는 데 주력했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 자체 브랜드(PB) 제품·전문매장 ‘강점’

정 부회장은 자체 브랜드(PB) 형태의 식품·외식사업과 전문점의 외형확장에도 힘을 쏟고 있다. 식품부문에서는 피코크와 노브랜드, 외식부문에서는 신세계푸드를 필두로 가정간편식 올반과 데블스도어, 데블스다이너를 각각 론칭했다.

여기에도 정 부회장의 의지가 크게 작용했다. 정 부회장은 지난 2015년 “이마트에 와야 할 이유를 만들어야 한다”며 전사적으로 ‘52주 발명 프로젝트’를 전개했다. 이를 위해 이갑수 이마트 대표를 위원장으로 하는 ‘발명 위원회’를 출범시켰다. 이는 이마트 임직원이 제시한 아이디어를 검토해 상품화하기 위한 채널로 활용됐다. 같은 해 만들어진 ‘이마트 비밀 연구소’에서는 노브랜드와 피코크에 대한 연구가 끊임없이 이어지고 있다. 정 부회장은 개인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 비밀연구소에서 개발 중인 식음료 제품 사진을 수시로 업데이트하는 등 직접 연구에 참여하며 상품 개발에 몰두하고 있다.

그 결과 피코크는 1인 가구 증가에 따라 가정간편식 제품을 꾸준히 선보이며 연매출 2000억원의 독보적인 브랜드로 성장했다. 노브랜드도 지난해 말 기준 출시 상품을 1000여종으로 확대했으며 지난해 1900억원의 매출을 올리며 출시 약 2년 만에 87%의 신장률을 기록했다. 업계에서는 올해 노브랜드 매출은 전년대비 75% 증가한 3500억원으로 전망하고 있다.

식품뿐 만이 아니다. 정 부회장은 각 소비층에 특화된 전문 매장 ‘실험’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지난 2015년 선보인 ‘일렉트로마트’가 그 첫 번째다. 일렉트로마트는 체험형 가전매장으로 ‘남자들의 놀이터’라는 별명을 얻으며 남성 소비자들의 큰 호응을 얻고 있다.

기존 단순히 가전제품을 진열하는 매장 형태에서 드론과 RC카 시연 등 남성들의 취향을 저격하는 체험형 매장으로 업그레이드 한 게 주효했다. 이는 정 부회장의 고객 체류시간을 늘려 소비로 이어지게 한다는 전략과 일맥상통한다. 실제 이마트 죽전점의 경우 일렉트로마트로 리뉴얼한 후 가전 매출이 56.6% 신장했으며 전체 매장 매출도 1.4% 오르는데 성공했다.

스타필드 고양에는 ‘남성들의 놀이터’ 2탄인 라이프스타일 편집숍 ‘하우디’를 처음으로 선보인다. 하우디는 포마드·애프터쉐이빙 등 남성 생활용품부터 피규어, 공구함 등 취미용품까지 취향이 분명한 30~40대 남자들을 겨냥한 전문숍이다. 온라인 몰에서는 남성들의 관심사인 여행, 음식, 자동차 등에 대한 최신 뉴스를 제공하는 ‘매거진’도 함께 선보여 라이프스타일을다루는 종합 플랫폼으로 안착시킨다는 계획이다.

◇ 후발주자 아닌 ‘게임체인저’…이마트24 ‘승부수’

“급변하는 환경에서 혁신하지 않으면 도태될 수밖에 없다는 절박함으로 이마트위드미를 emart24로 리브랜딩하게 됐다. 미래 신성장 동력의 핵심 축으로 편의점 사업을 성장시키기 위해 모든 역량을 집중할 것”

지난달 신세계그룹의 편의점 ‘위드미’를 ‘이마트24’로 사명을 변경할 것을 밝히며 그는 절박함을 드러냈다. 1인 가구가 증가함에 따라 유통모델을 바꿔야 한다는 전략으로 2014년 편의점 위드미를 출범했지만 선발주자들에게 밀리며 적자를 이어온 데 따른 결단이었다. 정 부회장은 위드미 출범 당시에도 24시간 의무영업 금지, 로열티와 위약금 제도가 없는 이른바 ‘3무(無)’ 영업 방식을 추진하며 타 브랜드와의 차별화 전략을 내세웠었다.

하지만 대부분의 편의점들이 24시간 운영체제를 택하고 있어 상대적으로 전체 브랜드 인지도는 낮을 수밖에 없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이에 위드미가 전략 변경을 예고하자 업계에서는 ‘24시간 운영체제 전환’을 점쳤다. 그러나 정 부회장은 ‘3무 정책’은 그대로 유지하되 기존 편의점 문화를 바꾸겠다는 ‘프리미엄’ 전략에 승부수를 띄웠다. 선발주자를 따라가는 형식이 아닌 업계 흐름을 바꿔 선도하는 ‘게임체인저’ 위치를 택한 것이다.

먼저 매장 구성부터 갈아엎었다. 기존 편의점들은 담배(약 40%)와 주류(약 10%)가 절대적인 매출 비중을 차지한다. 정 부회장은 담배·맥주 가게로 굳혀버린 편의점 이미지부터 바꾸기로 했다. 고객 전환율이 높은 기존 편의점 방식에서 고객들이 오래 머물 수 있는 문화공간으로 탈바꿈하겠다는 전략이다.

이를 위해 이마트의 피코크와 노브랜드 전용존을 도입해 상품 구성을 다양화하고 와인 셀러 등 차별화된 서비스를 도입했다. 또 음악이 흐르는 편의점, 매장 내 식당을 ‘숍인숍’ 형태로 구성하는 등 체험형 매장을 대폭 확대하기로 했다. 편의점업계 최초로 ‘오픈 검증 제도’도 시행한다. 이는 앞으로 신규 출점되는 점포들은 본사에서 6~12개월 동안 직접 운영해본 뒤 정보를 공개하는 사업자를 모집하는 제도다. 이를 위해 신세계그룹은 3년간 3000억원을 집중 투자해 현재 5위인 업계 점유율을 4위로 끌어 올리겠다는 목표도 세웠다.

◇ 거침없는 행보로 ‘3세 경영’ 속도

정 부회장은 이병철 삼성그룹 창업주의 외손자이며 이명희 신세계그룹 회장의 장남이다. 신세계그룹의 이마트는 정 부회장이, 신세계백화점은 동생인 정유경 총괄사장이 도맡으며 분리 경영 체제를 굳히고 있다. 정 부회장은 1995년 신세계그룹 전략기획실 전략팀 대우이사로 입사해 경영수업을 받았으며, 신세계백화점 등을 거쳐 2009년 신세계그룹 부회장으로 승진했다.

그는 이번 청와대에서 열린 ‘대통령-기업인간 만남’에 신세계그룹 대표로 참석하며 박정원 두산그룹 회장, 조원태 대한항공 사장과 함께 ‘3세 경영인’으로 다시 한 번 주목을 받았다. 특히 정 부회장은 유통업계 고민인 중국의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 문제와 관련 문 대통령에게 “호텔과 면세점에서 중국인 단체 관광객이 완전히 빠졌다”고 고충을 토로해 눈길을 끌었다. 정 부회장은 ‘소통경영’으로도 유명하다. 개인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사생활과 활동내역 등을 업데이트하며 소탈한 행보를 보이고 있다. 이 때문에 12만 명의 팔로워를 보유하고 있는 SNS 스타로 불리고 있다.

〈 학 력 〉

- 1968년생 미국 브라운대 경제학과 졸업

〈 이 력 〉

- 1995년 신세계 전략기획실 대우이사

- 1997년 신세계 기획조정실 상무

- 2000년 신세계 경영지원실 부사장

- 2009년 신세계그룹 부회장








신미진 기자 mjshin@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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