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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본적 해결 없는 보험료 인하 ‘임시변통책’

기사입력 : 2017-08-07 0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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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금융신문 김민경 기자] 문재인 정부가 보험료 인하 정책을 내세우면서 보험업계도 정부 기조에 발맞춰가는 분위기다.

올 상반기 손해보험사들은 사상 최대 실적을 거뒀다. 보험사들의 손해율을 견인해오던 자동차보험 손해율이 크게 완화된 덕분이다. 자동차보험이 흑자로 돌아서자 대부분 손보사들은 보험료 인하를 단행했다. 손해율을 반영해 보험료를 조정하면서 고객들에게 혜택을 더 주겠다는 공식적인 멘트도 뒤따랐다.

그러나 손해율 관리를 이유로 기준조차 불명확한 ‘깜깜이 공동인수’로 피해를 보는 계약자들도 급증하고 있어 보험사의 보험료 인하 액션은 정부 보여주기에 급급한 모양새라는 지적이다. 자동차보험은 통상적으로 손보사들의 손해율을 견인하는 주범이다. 손보사 자동차보험 손해율은 2015년 약 88% 수준이었으나 지난해 83%까지 떨어졌고 올해 1분기 기준 78.2%를 기록했다. 업계에서는 77~78% 가량을 자동차보험 손익분기점으로 보고 있다.

손보사들의 자동차보험 손해율 완화에는 지난해 경미 손상 수리비 지급기준 신설, 외제차량 렌트비 현실화 등 금융당국의 제도개선이 자리했다. 평년보다 온화한 기온으로 사고율이 감소한 효과도 있었다.

그러나 손해율 하락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친 것은 지난해부터 손해보험사들의 차량 공동인수가 많아진 요인이 컸다. 공동인수제도는 위험이 높은 계약자를 여러 보험사에서 나눠 가입을 받는 제도다. 보험사들은 경우에 따라 사고 위험률이 높다고 판단되는 경우 자사 보험상품의 가입(단독 인수)를 거절할 수 있다. 이 경우 계약물건은 공동인수물건으로 넘어가 보험사들이 위험률을 헷지하게 된다.

그러나 공동인수는 일반 가입(단독 인수)에 비해 기본보험료가 50% 이상 비싸게 할증되며 전체보험료 또한 정상적인 보험료와 비교할 때 약 2~3배 가량 높아 계약자들의 부담이 크다는 지적이 잇따랐다. 공동인수제도는 자동차보험을 판매하는 손보사들이 각 사의 영업 전략에 따라 가입 심사나 보험료 산정 등을 자율적으로 결정한다.

최근 3년간 공동인수 건수는 크게 급증했다. 보험개발원에 따르면 2014년 9만건에 불과하던 공동인수는 2015년 25만2750건으로 크게 늘었다. 이후 2016년 47만4741건, 올해 1분기 기준 47만5852건으로 급증해 이같은 추세가 계속된다고 가정할시 올 연말까지 190만3400여건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3년 전에 비해 무려 21배 이상 늘어나는 것이다.

금융감독원은 이같은 문제를 파악하고 공동인수보험료 산출방식 세분화, 공동인수 전 공개입찰(계약포스팅제) 등을 활성화하겠다고 나섰다. 당초 올 하반기까지 공동인수 기준을 통일하고 기준을 명확히 해 보험 계약자의 부담을 덜겠다는 계획이었지만 이조차도 보험사들과의 합의가 늦어져 불투명해진 상태다.

문재인 정부가 출범 당시 공약으로 내세운 실손보험료 인하도 현실성이 없다는 지적이다. 국민 의료비 경감책 중 하나로 민간보험사에서 판매하는 실손보험료를 내리겠다고 공언했지만 당초 보험료 인상이 비급여 문제에서 기인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단순히 가격을 내리는 것으로 해결되는 문제가 아니기 때문이다.

현재 최대 30배까지 차이가 나는 들쑥날쑥한 비급여 진료비를 표준화하고 과잉진료를 막는 등 의료업계의 환경 변화가 우선적으로 선행되지 않으면 반쪽짜리 해결책, 결국 공염불에 그칠 수밖에 없다. 근본적인 해결책 없이 소비자 체감도가 높은 보험료 인하에만 집착하는 것은 결국 근시안적인 임시변통에 불과하다. 정부와 보험업계는 보험의 참 의미인 ‘상부상조’를 되새기며 사각지대를 없애려는 근본적 노력을 지속해 나가야 한다.








김민경 기자 aromomo@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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