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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10.18(수)

<은퇴칼럼>인생 경기와 축구 경기는 다르다

기사입력 : 2015-10-29 17:58

(최종수정 2015-10-31 10:34)

행복한 「인생2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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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새 8월이다. 앞으로는 지난봄과 여름과는 다른 시절이 우리 앞으로 펼쳐질 것이다. 그러니 봄과 여름 즉 상반기를 보낸 그 생활방식으로 가을과 겨울 즉 하반기를 보낼 수는 없다. 다른 준비와 계획이 필요하다.


인생 전반전과 후반전은 ‘종목’이 다르다


최근 모 기업에서 퇴직예정자를 대상으로 하는 교육 프로그램에 참석했다. 그 제목이 바로 ‘인생의 하프타임 준비하기’였다. 이 교육의 진행자는 교육 대상자들에게 교육 과정을 소개하면서, 왜 이 교육 과정의 제목을 이렇게 결정했는지, 또 어떻게 인생 후반전을 준비하는 것이 좋은지에 대해서 말했다. “축구 경기를 예로 들어 보자면 우리는 이제 전반전을 마무리하고 후반전을 뛰기 전에 잠깐의 하프타임을 갖는 것이다. 이 하프타임에서는 후반전을 어떻게 뛸지에 대해 계획하고 준비하는 시간을 갖게 될 것이다.” 그러면서 “퇴직 후에 일정 기간의 휴식을 거쳐 다시 후반전을 열심히 뛰자”고도 말했다. 참석자 대부분도 이 말에 동의하는 분위기였다.

이 주장처럼 인생을 큰 구간으로 나누면 퇴직 전의 직장생활 기간과 퇴직 후의 은퇴생활 기간으로 양분할 수 있다. 축구 경기처럼, 은퇴 전과 은퇴 후를 인생 전반전과 인생 후반전으로 구분할 수도 있겠다. 그런데 이런 방식으로 인생을 구분하는 것은 후반전 경기를 잘 뛰지 못하게 만들 수도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왜일까?

기간만으로 놓고 보면 인생을 전반전과 후반전으로 구분할 수는 있다. 하지만 우리가 생각하는 축구 경기의 전반전과 후반전과는 다른 의미이다. 인생의 전반전과 후반전은 축구 경기와는 너무나 다른 상황이 펼쳐진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다른 상황을 같은 것으로 봐서는 안 된다.
이를테면 축구 경기와 달리 인생 경기에서는 전반전과 후반전의 경기 종목이 다르다. 축구 경기에서는 전반전과 후반전을 똑같은 경기장에서 뛰고, 같은 방식과 규칙을 적용해 경기한다. 하지만 대부분 인생 경기에서 전반전과 후반전은 경기 종목 자체가 달라진다. 전반전에서는 축구 경기를 했지만, 후반전에서는 야구나 탁구 경기를 하는 예가 비일비재하다.

물론 같은 종목에 남아서 그 운동을 계속할 수도 있다. 그런데 사실 그런 예는 아주 극소수이고, 쉽지도 않다. 대부분이 전반전의 운동 종목과는 다른 종목에서 뛰어야 한다. 뭐, 축구나 야구나 똑같은 운동경기니까 그래도 적응이 쉽지 않겠느냐고도 생각할 수도 있다.

하지만 종목이 바뀌면 상황도 복잡해지는 법이다. 발로만 하는 축구와 손으로 하는 야구는 다르다. 공의 크기도 다르고, 점수를 내는 방식도 너무 다르다. 사실 운동경기라는 점만 제외하고는 축구와 야구는 완전히 다른 경기이다. 축구는 열한 명의 선수가 전·후반 45분씩 정해진 시간 안에 골키퍼를 제외하고 손을 사용하지 않고 상대방의 골대에 골을 넣는 경기이다. 야구는 아홉 명의 선수가 시간보다는 9회라는 이닝을 정해놓고 날아오는 공을 배트로 쳐서 점수를 내는 경기이다.


축구 선수가 야구 선수처럼 잘할 수 있을까?


아울러 여기서 또 한 가지 생각해 볼 문제가 있다. 과연 축구 선수가 야구를 축구만큼 잘할 수 있을까? 물론 운동신경이 뛰어난 사람이기에 쉽게 적응할 수는 있을 것이다. ‘역시 운동선수는 달라’라는 찬사를 받을 수도 있고, 또 뜻밖에 잠재됐던 재능을 발견할 수도 있다. 실제로 자기 주 종목에서 은퇴한 후에, 다른 종목의 운동선수로 전향해 활약하는 이들도 있다.

하지만 대부분은 그렇게 되기가 쉽지 않다. 야구를 아주 잘하는 선수보다 잘하기란 어렵다. 자기가 속해있던, 자기의 능력을 100% 발휘하던 분야가 아닌 전혀 다른 분야에서 성공하기가 얼마나 어려운가는 우리가 잘 알고 있지 않은가. 마찬가지로 은퇴 전과 달라지는 은퇴 후의 경기에서 우리가 잘해내기란 쉽지 않다.

이렇게 전혀 다른 경기가 펼쳐지는 인생 후반전을 어떻게 바라보고 계획을 세워야 할지 소개하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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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호에서도 말했듯, 인생 전반전과 인생 후반전은 축구 경기의 전·후반과는 다르다. 은퇴하기 전에 축구 경기를 했다고 은퇴 후에도 축구 경기를 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야구를 해야 할 수도, 탁구 선수로 혹은 마라톤 선수로 뛰어야 하는 상황이 되기도 한다.


인생 후반전을 준비한다는 것은


이렇게 은퇴 전과 은퇴 후에 참가하는 운동 종목이 달라진다는 것은 우리의 상황이 매우 복잡해진다는 것을 의미한다. 예를 들어 종목이 달라지면 경기 규칙도 달라진다. 발로만 하는 축구와 손으로 하는 야구는 다르다. 야구를 잘하려면 야구방망이에 공을 맞히는 훈련과 날아오는 공을 잘 받아내는 실력이 뛰어나야 한다. 물론 투수는 정확한 곳에 공을 던져야 한다는 특별한 역할도 해내야 한다.

하지만 축구 경기에는 어디에도 이런 기능을 사용해 볼 수 있는 공통점이 없다. 결국, 축구 선수가 야구를 잘하려면 필요한 동작들을 모두 새로 익혀야 한다. 운동경기라는 점만 제외하고는 축구와 야구는 완전히 다른 경기이다. 또한, 과연 축구 선수인 나를 받아 줄 야구팀이 있을까에 대해서도 생각해 봐야 한다.

이런 사실을 알고 미리 준비한 사람들은 인생 후반전의 새로운 경기에 임해서 어느 정도 적응을 할 수 있지만, 준비 없이 시작한 사람들은 무엇을 해야 할지 정말 갈피를 잡지 못하고 우왕좌왕하며 민폐를 끼치게 될 수 있다. 아예 경기장에 입장을 못 할 가능성도 크다. 물론 같은 종목에 남아 있을 수도 있다. 그렇다고 해도 경쟁력이 없다면 후보 선수로 벤치에서 대기해야 하는 상황이 우리 앞에 펼쳐질 것이다.

하지만 은퇴를 앞두고 이런 현실적인 문제를 정확히 알고 준비하는 사람들은 극소수이다. 운동선수 중에는 은퇴 후 지도자의 길로 들어서서 더 유명해지기도 하고 완전히 다른 분야에서 멋진 활약을 하는 사람도 있지만, 사실은 그동안 운동밖에 모르던 생활에서 새롭게 맞이한 사회생활에 잘 적응하지 못하고 방황하는 예가 더 많다는 것이 무엇을 시사하는지를 잘 이해해야 한다.

야구방망이를 들고 축구장에 들어가지 않으려면


이러한 상황에 빠지지 않으려면, 우선 종목이 바뀐다는 사실을 정확히 알고 있어야 한다. 너무나 당연한 일인데도 혹자는 다시는 경기를 하지 않아도 될 것처럼 생각하기도 하고 혹자는 그냥 전반전과 비슷한 방식의 경기가 계속될 것이라는 막연한 기대를 하기도 한다. 왜 경기가 계속돼야 하는지, 경기를 한다면 어떤 종목을 선택해야 하는지 등에 관해 잘 알아야 한다.

아울러 이렇게 달라지는 종목에 대한 규칙, 기능 등을 익히기에 소홀히 하지 말아야 한다. 우리가 뛰어야 할 팀도 새로운 자원이 필요하므로 충분한 경쟁력을 갖추고 있고 그래서 팀에 도움이 되는 인재라면 기꺼이 채용할 것이다.

두 번째, 자기가 뛰어야 할 종목이나 팀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면 새로운 종목을 만들 수도 있다. 지금 우리가 하는 축구와 야구 경기들도 사실은 지금과 같은 방식으로 진행되기까지 채 200년도 안 됐고, 지금도 경기 규칙들은 계속 바뀌고 있다. 마찬가지로 지금까지의 인생 경험을 바탕으로 자신만의 경기 규칙과 기능을 만들어 보는 것이다.

완전히 새로운 분야를 만들 수도 있겠지만, 사실 이렇게 하는 것은 생각만큼 간단치 않다. 그래서 지금까지의 경험을 응용하는 것도 한 방법이다. 모방이 창조의 한 수단이 될 수 있고 특히 창조적인 모방은 준비된 자만이 할 수 있기에 지금까지의 인생 경험을 살려 혁신을 이루는 것이 효율적일 수 있다.

그런데 대부분이 이런 창조를 못하는 것은 지금까지의 고정관념 혹은 관성 때문에 기존의 틀을 벗어나지 못하고 그대로 따라야만 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스스로 만들어놓은 틀을 깨고 더 넓은 세상을 향해 자신의 능력을 발휘할 기회를 만들어 보자. 야구방망이를 들고 축구장에 들어서거나 야구장에서 날아오는 야구공을 헤딩하는 끔찍한 모습을 보이지는 말아야 한다.

글 ㅣ 전기보 행복한은퇴연구소 소장
제공 ㅣ 웰스매니지먼트(www.wealthm.co.kr) / 한국금융신문 자매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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